외출 때 주로 신는 운동화 사러 부원동으로생가가 있던 장유가도 모퉁이에 서니옛날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쫙예전 자갈길 신작로였던 가락로‘빨갱이’ 토벌 미군 탱크 눈에 선해징발된 농산물검사소에 특무대 진입무수히 죽어간 장정들 참상도 생생외출할 때에는 운동화를 주로 신습니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구두보다는 운동화가 편해서 좋습니다. 추운 겨울
마지못해 결정한 잡지 인터뷰 약속지인과 함께 먼길 찾아온 여기자틀에 박힌 질문에 엇박자 답변 이어져작품 도록 전달하고 “알아서 쓰세요”실망한 표정으로 돌아가려는 여기자에게할멈이 건네 준 매화꽃 유리병 작은 선물“앞당긴 입춘 호사에 감사” 메일 답변이작업장에 있으려니 할멈이 전화가 왔다며 수화기를 들고 왔습니다. 낮
지난 연말연시 이런저런 술자리로 피곤하루 푹 쉬겠다고 맘먹은 날 또 발길 자정 넘도록 정담 나누며 실컷 마셔집 도착해 몸 못 가누고 그만 “꽈당!”다음날 눈 뜨니 거실에서 송장 신세심사 틀어진 아내 “나이 생각 좀 하소”새해 다짐이라는 걸 한 번 하지만끊지는 못하더라도 절주해야 하는데…예전에 젊은 남자
부산 해수담수화 수돗물 계획 시끌김해도 강변여과수 공급 놓고 꼬여친구 귀촌한 서부경남 산골서도 골치마을 뒤편 작은 샘터 ‘좋은 물’ 소문물통 들고 오는 사람들 탓에 마을 몸살지하수 오염 대비 시에서 상수도 설치악취 내뿜는 공장, 마을 공기 다 죽여주먹 앞세워 바로 달려가고픈 맘 굴뚝코믹 갱스터영화 '위험한 패밀리'에서 연기파 배우
‘저무는 한 해’도 나이 들며 무덤덤해져갑작스런 코피 멈추지 않아 당분간 금주오랜만에 망년회서 만난 조각가의 한탄“마음에 안 드는 작품 모두 고철로 팔아”다들 침울한 기분에 마음껏 마시다 대취27년 전 시작 부산일보 연재 판화 1천매해마다 겨울이면 화로 불쏘시개로 전락자다 일어나 어제 만든 작품도 난롯불에한 해가
묵은 골칫거리 딸 치우느라고작업장에 발길 끊었더니 작업 감각 뚝무뎌진 청각·시각 탓에 서글프고 허탈드로잉 해 둔 ‘금시조’ 밑그림 그리고숫돌에 칼을 갈며 다시 마음 다잡아처녀가 시집 안 갈 거라고 말하는 것은 뻔 한 거짓말이라더니 그 말이 딱 맞았습니다. 나이 서른을 한참 넘기도록 입버릇처럼 결혼 안 할 거라고 말하던딸이
소용없는 일로 시간 허비한다는 생각에마을 사람들 집에 오가는 것 싫어해촐랑이도 주인 맘 아는지 연신 “컹컹”야멸차게 “오지마라” 말해보았지만 허사집 문앞엔 여전히 ‘푸성귀와 情’이 가득이웃 모르는 ‘모난 마음’ 되돌아 봐우리 집 강아지 촐랑이가 애타는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귀농한 이웃 대중없는 고구마 농사친지·이웃에게 “좀 캐가라”고 선심공기 좋은 시골·무농약 농사 옛말50여 년 넘게 농사 지어온 친구“황사·이웃 지역 농약 탓에 허사”살충제·제초제 과다 살포 영향 마을 상수도 곳곳 비소 오염돼 씁쓸도시에 사는 딸이 전화를 해서 '국
가슴 시원하게 하는 최고의 만장대 전망산에 올라 누런 벼 바라보며 낭만 젖기도도정 물량 전국으뜸 김해 들 '곡창 중의 곡창'문민정부 때 선암다리 너머 들판 부산 편입발전·개발 미명 이래저래 땅만 잠식 아쉬움동광초 이색운동회 흔적없이 사라진 추억오랜만에 만장대에 올랐습니다. 만장대는 전망이 좋습니다. 언제나 가슴이 탁 트이게 시원합니다. 한
가을엔 언제나 겨울 장작 마련 궁리무거운 고사목 끌어오느라 몸살까지소나무 뒤에 참나무, 불때기도 요령보일러 난방 길든 세대엔 불편해도혈액순환 좋은 온돌방 건강에 최고어릴 적 저녁 무렵 굴뚝 보고 부엌행모정 담긴 보리쌀 한 움큼에 "헤헤헤"가을 날씨는 낮에는 셔츠만 입어도 되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겉옷을 걸쳐야 할 만큼 밤낮의 일교차가 심합
부산 나가면 발걸음 저절로 '부산포'행아는 사람 없어도 술잔 나누며 이야기우연히 만난 유현목 감독 "술값은 내가"지역마다 문화·예술인 안식처 한두 곳정보 교환, 동시대 예술담론 생산 요람산골에 사는 처지여서 도시에 나갈 용무가 생겨도 그때마다 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볼일이 있을 때마다 일일이 나가자면 외출이 너무 잦아집니
'아주 작은 집' 오두막보다 더 작은 집 차 마시고 술 마시고 책 읽고 잠자고 한 몸 건사할 수 있는 '너와지붕 휴식처' 이오 선생 빈 묘비 생각에 이름 안 지어 비어 있어도 텅 빈 것이 아닌 나무판 제멋'안금다실'·'시 읊는 주막'으로 부르기도幽篁園裏數叢花(유황원리수총화)깊은 대밭 속 대여섯 떨기 꽃이潤色山村寂寞家(윤색산촌적막가
산골의 달빛에 이끌려 마당으로 나가니 시근없는 장난기 발동술잔 각도 이리저리 바꿔보다마침내 성공 '앗싸!'술 취해 구름 부르고 산비둘기 불러꿈속의 신어동천 밤바다 유영또 한밤에 잠이 깨었습니다. 어둠 속으로 회색의 천장이 드러나고 서까래가 나란히 보입니다. 다시 잠을 청하며 눈을 붙여봅니다. 암막은 깜깜하지만 정신은 멀뚱합니다. 아마도 도로 잠자기는 틀
60여 가구 밖에 안 되는 산골마을대부분 지하수 이용하며 식수 해결구제역 파동 이후 수도시설 들어와3년 전 통수식했으나 아직 사용 안해지하수 '물 적합' 판정, 선택 고민 없어수도 기본료 부담에 주민들 '요지부동'아래마당에서 오토바이가 소리가 들렸다가 멀어진다. 우편집배원이 다녀가는 소리다. 계단을 내려가 우체통에서 우편물을 꺼내보니 수도요금 고지서
일상 벗어나 문화의전당 전시 관람전혁림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전 예술의 세계 빠져 볼 행복한 외출50여 년 전 부산 '대한도기'서 조우한국화단 실력파 인정 뒤 취재로 재회여인숙 골방에서 불태운 고난의 예술혼10대에 고향을 떠나 근 40년을 객지에서 살다가 귀향한 지 10년이 조금 지났다. 고향을 떠나 있던 그 기간에 김해는 인구 50만 명을 훌쩍 넘
김해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인인 주정이(72) 판화가가 에 '귀향일기'를 연재합니다. 김해가 고향인 그는 김해중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17세 때부터 30여 년간 타향에서 예술 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그러다 10여 년 전 생림면 안금마을의 숲 속에 자신의 손으로 직접 집을 지어 정착했습니다. 주 판화가는 문화예술은 물론 정치, 사회,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