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신청한 J양은 겉보기에는 아름다운 20대 후반의 아가씨였다. 그러나 그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 있지 않으면 마음이 텅 빈 것 같다고 했다. J양에게 자신의 삶에 대해 말해 보라고 했다. 그는 엄격한 아버지, 이기적인 어머니, 예민한 남동생 사이에서 항상 혼자였다고 했다. 그는 여러 남자친구를 만날 때마다 그 남자가 부모 역할을 해 주길 바랬다. J양의
매년 5월은 달력의 중간 부분에 숨어 있다가 한 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불쑥 찾아옵니다. 신록의 계절인 5월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비단 저 혼자만이 아닐 것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 날…. 게다가 기념일이나 생일이라도 들어 있다면 더욱 바쁘고 부담스러운 달이 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날들을 기억하고
어떤 사람에게 작은 것을 주었는데, 그것이 두 배쯤 커져서 돌아왔다면 흔히 '수지맞았다'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간관계에서도 수지맞는 장사를 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인간 관계에서도 행위나 감정을 교환하면서 수지맞는 인생 장사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K 씨는 항상 아내의 음식 솜씨에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결혼하고
"넌 왜 엄마 속을 이렇게 뒤집어 놓는 거니?" "네 앞에서 내가 죽는 걸 봐야 정신을 차리겠니?" 엄마와 자녀의 격렬한 싸움이 벌어진 뒤 정말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외출에서 돌아온 자녀는 엄마의 죽음을 눈앞에서 확인해야 했습니다. 저도 부모이기 때문에 그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최악의 방법을 선택한 그 엄마에게 왜
50대 중반의 기업체 간부인 K 씨가 상담실을 찾아 왔습니다. 그는 사랑하는 부인을 떠나 보낸 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마지 못해 밥을 먹고, 할 수 없이 일을 하고 지냅니다. 제가 왜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내가 투병 중일 때도 저는 회사 일이 바쁘다며 지방출장을 다니느라 곁에 있어 주지도 못했
좌절하고 슬퍼하고 분노하는 감정은 때론 삶을 버겁게 합니다. 행복한 일만 일어나면 좋을 텐데 슬프고 힘든 일을 겪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고, 세상과 주변사람들이 원망스럽습니다. 그러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A 씨는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나 강하고 남자다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청소년 시절 아버지가 갑자기 교통사
어느날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던 A 씨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마음 속에 누군가가 있는 것 같아요. 아침에 눈을 뜨고 거울을 보면 마음속의 누군가가 '야, 너 왜 인생을 이렇게 사냐. 참 한심하기는…'하는 목소리가 들려요. 제가 뭔가를 잘 해도 '그 정도로 되겠어? 더 잘 해야지'라
상담실에 찾아오는 내방자들은 모두 행복해지고 싶어합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간혹 돈이 많아지고 주변 환경이 변하면 행복해질까 묻기도 합니다. 하지만 곧 그것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진정으로 나누는 따뜻한 정서와 타인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신의 오염되지 않은 마음이 행복의 근원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
한 해가 지나고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눈으로 시간의 지나감을 볼 수는 없지만, 마음의 눈으로는 볼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가 그러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열심히 만납니다. 상대의 실체를 보지 못한 채 자신의 생각 속에서만 상대를 봅니다. 그러면서 속상해 하거나 아파합니다. 시간이 흐른 뒤 마음의 눈으로 다시 상대를 보면
능력 있는 직장여성인 영아 씨는 옷을 잘 차려입은 날에는 어쩐지 좀 더 자신감 있게 행동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경을 써서 옷을 입곤 합니다. 영아 씨는 출근을 하는 길에 같은 회사 동료를 만났습니다. "어머 영아 씨, 아주 멋있네요. 근데 아무나 소화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라고 말합니다. 영아 씨는 왠지 불쾌함을 떨쳐 버릴
지금 우리 사회는 상대를 탓하기 이전에 자신을 돌아보는 진심어린 사과, 소통, 배려, 화합에 대한 갈증이 유난히 큰 것 같습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소통과 화합이었다고 강조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경제와 생활복지 측면에서 간격이 갈수록 벌어지고 중산층이 점점 아래로 내려앉는 양극화는 이미 사회에 고착한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
언젠가 신문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의 평균을 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82세라는군요. 이제는 예전보다 더 길어진,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구조화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1년에 두 번씩 자신만의 소박한
김 부장은 아내와 군에 입대한 아들, 대학교 2학년 딸을 둔 모범가장입니다. 그의 성격은 그야말로 대쪽 같고, 천 원짜리 한 장도 허투루 쓰지 않는 절약을 미덕으로 아는 사람입니다. 가족이 전화를 걸어도 첫마디가 '빨리 말하고 끊어라'입니다.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용건만 간단히 하고 끊고 일해라, 는 의미가 함축된 말이지요. 아울러 지금까지 살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두 형제는 같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너무도 다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형은 노숙자 신세를 면하지 못한 반면 동생은 박사 학위를 따서 인정받는 대학에서 교수가 되었습니다. 한 기자가 이들의 사정을 듣고 어떻게 똑같은 환경에서 이렇게 다른 인물이 나오게 되었는지 추적을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형제의 어린 시절 집에서 특이한 액자 하나
'열등감'은 사전에 다음과 같이 정의돼 있습니다. '과거에 되풀이된 불유쾌한 경험으로 정신적, 정서적 문제를 가지게 된 것.' 열등감 없이 산다는 것은 아마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다가, 혹은 위의 정의처럼 과거의 어떤 경험 때문에 열등감을 가지게 됩니다. 열등감을 많이 느낄수록 현실의 삶은
"싫어" 미운 네 살, 좋은 성장의 증거 처벌·명령으로 통제 말고 자율권을"싫어, 안 해"를 입에 달고 사는 내 아이를 보다가 말 잘 듣는 옆집 아이를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옆집 아이 엄마는 어떻게 교육을 시켰을까, 어떤 복을 타고 났기에 저런 아이를 자식으로 두었을까, 궁금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순종적인
안전부절 못해 손발 땀나고 배도 아파힘 들어간 어깨·움켜쥔 손 풀어줘야보통 우리가 느끼는 감정 상태 중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불안이 아닐까요? 분노, 슬픔, 우울 등의 감정 상태도 힘이 들지만 불안에 빠지게 되면 순식간에 이성이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불안은 가족의 안위와 관련된 것입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집
진솔하지 못한 대화 나눌 때의 찌꺼기편안하고 친밀감 있게 상대를 대해야"야, 김진! 너 빨리 안 일어나?" 아침이 시끄럽습니다. 엄마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오늘도 역시 진이는 일어날 기미가 없습니다. 그간 단단히 별러 왔던 엄마는 방문을 벌컥 열어 제치고 소리를 지르면서 아들의 다리와 엉덩이를 찰싹 때립니다. "너 그간 엄마가 두
흔히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것을 '눈이 맞았다'라고 표현합니다. 왜 하필 눈일까요. 손일 수도 있고 입술일 수도 있는데 그저 쳐다보기만 하는 눈에 어떤 마력이 있어서 사랑의 첫 순간을 감지하는 것일까요. 미국의 정신과 의사 어빈 얄롬의 소설 (2006년 이해성 역)을 보면 '남자를 유혹하기란 너무 쉽다. 명석한 두뇌도 필요
아침마다 전쟁입니다. 제시간에 깨우려는 엄마와 조금이라도 더 자려는 아이들 사이의 시끄러운 힘 겨루기가 아침의 일상입니다. "어서 일어나라. 엄마가 며칠 가만히 두고 봤는데 네가 그럼 그렇지…. 빨리 일어나지 못해! " 이건 엄마들의 주된 잔소리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게 있습니다. "두고 봤다"라니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