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튼튼합니다." 지난 1997년 10월. 우리나라가 IMF 사태라 불리는 외환위기에 빠지기 불과 1개월 앞둔 시점에 강경식 당시 경제 부총리가 했던 말이다. KDI(한국개발연구원)를 비롯한 각종 경제 연구소들이 잇달아 경제 위기론을 제기한 데 대해 반박하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수많은 알짜 기업들이 도산하면서 수백만 명의 가장들이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리는 국가 부도 사태를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로부터 22년이 지난 요즘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어떨까. 지난달 한국은행은
1991년 7월 31일.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핵무기 감축을 위해 만난 자리였다. 그날 당시 두 사람은 향후 7년간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함한 장거리 미사일을 각각 30%와 38%씩 줄이기로 합의했다. 전 세계를 핵전쟁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냉전체제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때 그 두 사람이 '전략무기감축협정서'에 사인할 때 사용했던 펜이 '중거리 미사일 탄두'를 녹여서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국 국민들의 감동은
"남의 곳간 털어서 지져 먹고 볶아 먹고 하나당, 두나당, 너거당, 우리당 패거리로 짝짜꿍 궁합 맞춰 똥 싸는 양반님들에게 똥침이나 찔러 줄까나…"1980년대 민주화 투쟁이 한창이던 시절. 민중문화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마당놀이, 고성오광대의 한 대목이다. 주인공 말뚝이가 기득권층이었던 양반을 조롱하는 대사를 걸쭉하게 늘어놓던 풍물패들은 당시 대학 축제뿐만 아니라 반정부 시위 대열에서도 맨앞줄을 차지했었다. 그런 대학 문화가 6월 항쟁으로 이어져서 "이 땅에 민주화를 앞당겼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어떻게 한낱
호주 북부의 항구 도시 다윈은 '호주판 진주만'으로 불린다. 일본은 태평양전쟁 때인 1942년 2월 19일 전투기와 폭격기 242대를 동원해 다윈을 공습했다. 호주군을 포함한 연합군은 300여 명이 숨지고 군함 25척이 격침, 파손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이곳을 찾았다. 아베 총리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함께 전몰자 추모비를 참배하고 "희생자들을 추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6년 12월에는 태평양전쟁의 시발점이 된 하와이 진주만을 찾기도 했다. 아베 총
우리나라 프로 야구 선수 중 시즌 타율 4할대를 기록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정답은 백인천. 이십 대 초반에 일본으로 건너가 20여 년간 활동하다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에 MBC청룡(현 LG트윈스) 초대 감독 겸 선수로 뛰면서 시즌 타율 4할 1푼 2리를 기록한 백인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그런 백인천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할 당시 병역 기피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일이 있었다. 고교졸업 후 현역 입영 통지서가 나오면 즉시 돌아와서 병역의무를 마친다는 조건으로 일본행 비행기를 탔던 백인천이 약속을 지키지 않자, 병역기피
지난 9일은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한글날이었다. 훈민정음 반포 572돌을 맞는 이번 한글날을 맞아 국내외에서 한글의 과학성, 편리성을 강조하는 기사와 논문이 쏟아졌다.그러나 해방 73돌을 맞는 올해까지도 여전히 일상생활에 일제와 일본말의 잔재가 얼마나 남아있는 지 살펴보면 머리가 아득할 지경이다.위안부와 생체실험 등 온갖 만행을 자행한 일제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정신을 말살하려는 문화정책을 펼쳤는데 그 중에서도 압권은 우리의 이름을 없애는 것이었다. 창씨개명(創氏改名)은
들판에 바람이 부는 가을.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여백을 즐기고 싶을 때는 문학관을 찾아가자. 그곳에 가면 텅 빈 가슴을 채워주는 시인과 작가의 목소리가 있다. 솔내음보다 진한 문학의 향기를 따라서 걷는 오솔길. 그 길을 따라 걷다보면 시인의 마을이 있다. 작가가 꿈을 키우던 마음의 고향이 반겨준다. 한때 문학청년을 꿈꾸던 보통사람의 안식처. 영혼이 살찌는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바다가 그리울 때는 쪽빛 한려수도가 펼쳐지는 통영으로 가자. 그곳에는 "저 푸른 해원을 향하며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을 노래했던 시인
'평당 1억 원'.서울의 어느 아파트가 3.3㎡ 당 1억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는 뉴스가 최근 이슈가 되었다. 소박한 크기의 주거공간인 전용 59㎡짜리가 24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는 것이다. 내 집 마련이 꿈인 봉급생활자라면 생활비를 아껴 매달 1백만 원씩을 모으더라도 200년 후에야 이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 20년이 아니라 200년이다.다른쪽에서는 '주택 이외 거처', 즉 주택이 아닌 곳에 사는 가구가 점점 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 50만 6000가구
이산(離散)은 '헤어져 흩어짐'이란 뜻이다. 영어로는 디아스포라(diaspora)라고 부른다. 본래 이산(離散)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이자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이산 유대인과 그 공동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오늘날 디아스포라라는 말은 유대인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인, 아르메니아인 등 다양한 '이산의 백성'을 지칭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일제시대 강제징용, 옛 소련 시절 한민족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한국전쟁 후 수많은 이산가족 등 한민족의 디아스포라가 있다. "상철아!" 20일 북한 금강
휴가철이다. 일 년 중 자신을 내려놓고 훌쩍 떠날 수 있는 유일한 기간이다. 삭막한 도시의 아스팔트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톱니바퀴처럼 여유를 잃고 살아가는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일상. 미치도록 가만히 있고 싶을 때는 서둘러 짐을 싸서 떠나자.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여행길.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연다는 수평선 너머엔 작은 섬이 있다. 마음속 깊은 곳에 산과 바다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 하지만 휴가철에는 산과 바다가 사람을 품는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소나무 숲. 그 속에서
난민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제주에 예멘 난민 500여 명이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근거 없는 주장과 가짜뉴스까지 확산되면서 난민 문제는 '외국인 혐오', '이슬람 공포증'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여성과 경제, 남북문제 등에 관해 나름 진보적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예멘 난민에 대해서는 혐오에 가까운 부정적 의견이 압도한다. 지난달 13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난민법, 무비자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에는 10일 현재 무려 68만여 명의 국민이 참여
최근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자들의 대체복무제도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않는 병역법 5조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병역 거부가 논란의 초점이 된 것은 오늘 일이 아니다. 1967년 4월 28일. 프로권투 헤비급 통합챔피언이었던 무하마드 알리가 징병을 거부한 것이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올랐었던 것이 아마도 그 첫 번째 사례이지 싶다. "베트콩들은 나를 깜둥이라고 무시하지 않습니다. 그런 베트남 사람들을 내가 왜 죽여야 한다는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