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싫어!" 지난해 봄, 초등학교에 입학 한지 겨우 한 달 된 아들 입에서 폭탄선언이 터져 나왔다.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하는 아들의 모습은 단호했다. "아버지가 학교 선생인데, 그런 말을 하면 아버지가 뭐가 되겠니?"라는 말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고 아이를 달래 학교를 보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이는 '학교
어린 시절, 1년 중 최고의 날은 뭐니 뭐니 해도 설날이었다. '일 년 내내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지만, 아이들은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세뱃돈도 받을 수 있는 설날이 더 신났다. 섣달 하순께가 되면, 한 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집안의 일손이 분주했다. 아버지는 온 집안의 문을 떼어 냈다. 한 해 동안 묵은 창호지는 입 안 가득 머금은 물로 푸푸 뿜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특별사면을 단행했습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란 이가 "'새 임금이 나오면 옥문을 열어준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바람을 잡더니, 엄청난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비리부패 인사들을 특사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임기 5년 내내 '도덕적으로 완벽하게 타락한 정권' 소리를 들었는데, 마침내 후안무치의 '화
현주>> 지난해에 가야문화축제를 취재했을 때, 축제 관계자로부터 "볼 것 없다 지적만 하지 말고, 좋은 아이템 있으면 어디 한 번 말을 해보라"는 반박을 받은 적이 있다. 어쨌든 40년 세월동안 고정된 틀 안에서 진행돼 온 가야문화축제가 비로소 거듭나려 하고 있다. 이윤택 총 감독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어찌 고통이나 불편이
나는 경운산 정상에서 산불감시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 경운산 정상은 평일에는 50여 명, 주말에는 100명의 등산객들이찾는 곳이다. 기도, 힘찬 함성, 음식섭취, 대화 나누기 등 등산객들이 산 정상에 올라 하는 행동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산에서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산불감시원으로 일하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등산객들에게
나의 외조부께서는 역리에 밝으셨다. 설을 앞둔 이즈음이면 외가 사랑방은 신수를 보러오는 근동 사람들로 붐볐다. 우리 가족이 살림을 났던 부산 매축지 집으로 다니러 오시면 집에 계실 틈이 없었다. 사람들 왕래가 잦은 신작로 근처로 나가 자리를 펴고 앉으면 두둑한 용돈벌이가 되었다. 그런 외조부께서 내가 태어나자 사주를 짚어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몇 년 전, 중국 상하이에서 한 안내원을 만났습니다. '교통대학'을 나왔다고 하기에, 호기심이 일어 대학에 대해 이런 저런 질문을 했습니다. 교통대학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최 상위 명문 대학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는 자꾸 대답을 회피했습니다. 중국의 지인에게 그 말을 했더니, 껄껄 웃었습니다. "그 친군 대학 근처에도
현주>> '사진으로 보는 옛 김해' 시리즈에 실린 김해의 옛 사진을 보고 있으면, "김해, 참 많이 발전했구나"하는 생각이 퍼뜩 든다. 어린시절의 기억, 할아버지 할머니한테서 들었던 이야기들도 떠오른다. 사진 한 장이 불러 일으키는 추억의 힘이 참 세다. 이번 호에서는 학교 운동장 같은 곳에 사람들이 모여 앉아 영화를 보는
얼마 전 나는 내동에 있는 한 초등학교 앞 도로를 무심코 건너다 부끄러운 경험을 했다. 별생각 없이 도로를 가로질러 가는데 저 멀리서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불러 세우는 게 아닌가. 무슨 일인가 싶어 인사를 하면서 이유를 물어봤더니 어르신은 "그렇게 질서의식이 없으면 되겠나. 여기는 초등학교 앞인데 어른들부터 질서를 지켜야지 안 그러면 어린 학생들이
그림은 종이 위에만 그려져야 하는 걸까요? 종이 위에 그린 그림은 파손되기도 쉽고 기온 변화나 습기에 약하여 전시나 보관하는 데 제약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내구성 좋은 도자 타일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어떨까요?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2013년 소장품전으로 도자와 그림의 만남을 보여주는 을 마련하였습니다.
문학에는 '낯설게 하기' 혹은 '생소화'란 게 있습니다. 일상 언어를 변형시키거나 뒤틀어 놓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하면, 익숙한 것들이 낯설어지면서 오히려 그 특징이 선명하게 부각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유치환의 시 '깃발'에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란 시구가 있는데, 흔한 깃발을 낯설게 만듦으로써 무언가 생각을 하게 하
대식>>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 12·19 보선 당시 '서민의, 정의로운, 깨끗한 도지사'가 되겠다고 외쳤다. 그는 한나라당 대표 시절 직설적인 발언으로 뉴스에 자주 올랐다. 도백이 된 그에게 이제 경남 도민들은 '트러블 메이커'나 '뉴스 메이커'가 아닌 '당당한 경남시대'를 여는 '게임 메이커'가 되길 바라고 있
요즘 아이들은 예전 아이들이 상상치도 못할 많은 공부를 한다. 영어, 한자, 음악, 미술, 컴퓨터 등 어른보다 빈틈없는 하루 일과를 보낸다. 이렇게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의 유년시절이 행복했었다고 기억할까? 초등학교 교직생활을 한지 10년째이다. 10년 동안 아이들에게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선생님! 놀아도 돼요?&q
모든 동물은 소리로 자신의 뜻을 나타내지만, 소리는 그 순간이 지나면 소멸되어 버린다.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사람만이 문자를 개발하여 자기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게 되었다.문자를 이용한 글쓰기는 어릴 때부터 꾸준히 연습을 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자기의 생각을 간단하게 줄여서 나타낼 수 있는 능력도 길러야 한다. 요즈음 대학 진학을 위하여 논술 공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褸 : 낡고 헤져서 너절한 옷)에 지나지 않는다.' 서정수 시인의 시 '무등을 보며'에 나오는 시구입니다. 저는 '한낱'이란 부사가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하염없이 그래 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럴 것으로 보이는, 원치 않는 가난 속에서 매일매일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과연 이 '한낱'의 의연하고 초탈한 분위기를 감당해 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