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벽'… 건축업계 여성편견 문제 살펴2004년 자하 하디드가 '건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모든 건축가가 열망하는 권위 있는 건축상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에게 수여되는 순간이었다. 건축계의 가장 높은 곳에서 찬란하게 빛나던 유리천장이 드디어 깨진 것일까.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힘주어 말한다. "여자가 과연 건축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편견이 가득한 건축업계를 해부한다. 나날이 여성의 건축학과 졸업과 건축사 자격증이 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활동하는 여
뼈, 그리고 척추동물의 진화 매슈 F. 보넌 지음 / 황미영 옮김박진영 감수 / 뿌리와이파리832쪽 / 3만 8000원뼈는 척추동물에게 왜 그토록 중요해졌을까. 공룡, 거북과 뱀, 상어와 농어, 인간과 원숭이는 왜 그렇게 생겼으며, 어떤 원리와 무슨 이점이 그런 골격의 진화를 추동했을까. 생물학과 교수인 저자가 척추동물의 5억 년에 걸친 진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토킹 투 노스 코리아 글린 포드 지음 / 고현석 옮김생각의날개380쪽 / 1만 7800원북한은 어떻게 현재의 상황에 이르렀는가? 북한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바는 무
‘결코 그렇게 될 수 없던’ 개념 주목“변화 향한 정념, 언제든 볼 수 있게” 미래 한반도·국외 정세 시사점 커최근 한반도 정세는 대 반전 중이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비핵화 로드맵, 북·미대화 같은 이슈들은 '동아시아의 기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보여준다. 지금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같은 냉전 패러다임의 전환은 지나간 시간 속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을까. 이 책은 전후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는 양극 구조의 국제 질서를 거스르며 길 없는 곳에 길을 내고자 분투했던 일군의 사람들과 그
생명 유지하는 원동력… 놀랍고 정교한 일대기 인간의 신체는 60조(兆) 개의 세포로 이뤄져 있다. 이들 세포는 각각 80억 개의 단백질을 갖고 있다. 이 80억 개는 한번 만들어지면 끝이 아니라 분해와 생성을 되풀이하며 신진대사를 한다. 세포 하나하나의 안에서는 매초 엄청난 기세로 단백질이 계속 만들어진다. 하지만 인간은 그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단백질이 그토록 은밀하고 부지런하게 활약하기에 인간이란 존재가 있는 것이다.'단백질의 일생'은 놀랍고도 정교한 단백질의 일생을 다룬 책이다. 모든 생명체와
700년 된 터줏대감 '할배' 은행나무인근 댐 건설로 마을 수몰위기 처해경북 안동 용계리 실제 이야기 바탕 담장도 없고 대문도 없는 곳에 사는 할배. 할배는 바로 학교 운동장에 사는 커다란 은행나무이다. 마을 사람들은 700살의 이 은행나무를 친근하게 할배라고 부른다. 할배는 이 마을 터줏대감이다. 나무에서 아이가 떨어져 위험했을 때 할배의 수북한 낙엽들이 아이를 보호해주었다. 쨍쨍한 여름날이면 마을 사람들은 할배의 나무 그늘을 찾아온다. 할배는 임진왜란 때, 왜군의 눈을 피해 조선 군사 100명을 숨겨주었다. 한국전
눈길 가는 '고딕 소설'… 여성 소외감·공포심 초점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같은 고딕 소설에 매료된 적이 있다면, 손이 갈 만한 소설이다. 미국 고딕 소설의 대가 조이스 캐럴 오츠는 18세기 유행했던 장르 소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을 받는다.실제로 '흉가'에 실린 단편을 읽다 보면, 미국 드라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같은 시리즈물이나 호러 영화에서 본 적 있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들 정도다. 소설은 버려진 집, 인형과 같은 공간과 사물을 중심으로 인물
홍길동전의 작자는 허균이 아니다이윤석 지음 / 한뼘책방272쪽 / 1만 4000원조선시대의 대중소설 '홍길동전'은 어떻게 '불운의 개혁가' 허균의 작품으로 둔갑했는가. 저자는 일제시대 일본인 학자의 발표 이후 작자가 허균인 것처럼 기정사실화 됐다면서 진짜 작자가 누구인지 검토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조선시대 한글소설의 발생과 특징을 설명한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304쪽 / 1만 5000원퇴계가 평생 새벽마다 탐독했던 책이자 다산이 생의 마지막에 붙들었던 유교 경전인 '심경
지구촌이 직면한 '붕괴' 위기금융·상업·정치·사회·문화 등신뢰 기반 둔 문화적 변화 추구지구촌이 직면한 경제위기와 폭압적인 패권 정치, 자원 고갈, 기후 변화와 같은 문명 붕괴의 조짐 앞에서 인간이 온전한 정신과 인간성을 지키며 살아남는 방법은 없을까? '붕괴의 다섯 단계'의 저자는 지구촌의 붕괴를 전제로 금융 위기에서 인간성 상실까지 우리 앞에 놓인 붕괴의 단계별 국면들과 새로운 삶의 가능성에 대해 얘기한다. 붕괴 이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위기를 돌파하는 새로운 삶의 시나리오를 제시
폭증하는 가족 간 송사(訟事)판례 900여 건 꼼꼼히 분석유류분(遺留分) 반환청구 소송이란 것이 있다. 유산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자녀들이 법정 상속분의 절반이라도 받기 위해 주로 형제자매를 상대로 내는 소송을 말한다.1979년 제도 도입 이후 수십 년간 한 해 10건 남짓이던 소송이 2000년대 들어 폭증하고 있다. 2002년 69건이던 것이 2016년에는 무려 1091건에 이를 정도다.가족 간 송사(訟事)가 해마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역사상 형제자매·부모·배우자와 원고나 피고로 만날 가장 높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도시의 얼굴들허정도 지음 / 지앤유370쪽 / 1만 7000원건축가인 저자가 근현대사 속의 마산이라는 공간을 살다간 인물 16명을 발굴해 그들의 삶을 통해 도시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시간을 거슬러 16인의 행적을 따라 걷다 보면 선연하게 드러나는 도시의 골목과 길, 건물들은 우리가 기억하는 인물들과 마산이라는 공간이 만나는 의미와 시간들을 재현해 낸다. 여행기의 인문학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 지음푸른길 / 420쪽 / 2만 2000원세계 여행기들 중 베스트셀러 여행기들을 지리학의 관점에서 풀어쓴 인문학서. 헤로도토스의 '역사
18세기 조선의 '호락 논쟁' 다뤄 발단·경과·역사적 의의 등 소개 회화자료 곁들여 '보는 재미' 더해 조선시대 '철학 논쟁'은 일반인들에게 낯선 주제이다. 중고교 시절 '국사(國史)' 시간에 퇴계 이황, 율곡 이이가 주역인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을 공부한 정도가 대부분일 것이다. 17세기 중후반 서인과 남인이 왕실의 복제(服制)를 놓고 두 차례에 걸쳐 벌였던 '예송(禮訟) 논쟁'까지 안다면 한국사에 상당한 '내공'을 가진 것으
1995년 1월 17일. 진도 7에 해당하는 이른바 '한신·아와지 대지진'이 일본 고베 일대를 덮치면서 643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전소된 가옥만 11만 채에 달할 만큼 피해 규모가 엄청났던 대지진은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깊은 상흔을 남겼다.'진도 7 무엇이 생사를 갈랐나?'는 지진 당일 숨진 5036명의 사체검안서 데이터 등을 토대로 이들의 죽음을 파헤친다.고베시 소방국 자료를 비롯해 히가시나다구 소방서 구조활동 전체 기록 등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묻힌 자료를 발굴한 책엔 흥미로운 분석이 많다
저자가 새롭게 정의한 탐식“왜 더 맛있을까” 끝없는 질문 일상 속 '맛의 인문학' 항연 인간은 뭔가에 탐닉한다. 그게 음식이 대상일 경우, 탐식(貪食)이 된다.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이 탐식이나 식탐을 부정적으로 봤다. 그레고리안 성가를 만든 교황, 성 그레고리(540~604년)는 식탐이 인간을 타락시키는 큰 죄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책 '탐식생활'은 탐식에 대한 이런 부정적 생각을 불허한다. 오히려 "탐식이 뭐 어때서"라고 얘기하는 듯하다. 실제 탐식을 새롭게 정의한다. 이 책에서는 음식의
전쟁 참상, 여성의 시선으로공백 강요받은 역사의 이면종전 100년을 맞아 최근 다시 사죄의 마음을 표현하며 뉴스에 오르내린 독일. 홀로코스트 등 잔혹한 살상을 저지른 전범국 독일에 독일인 피해자가 있다는 생각은 언뜻 하기 어렵다.여기 피해자들이 있다. 독일 베를린을 쳐들어온 러시아 병사들의 무차별적 성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된 독일인 여성들이다. 이들 중 한 여성이 2차 세계대전 막바지 러시아군이 베를린을 점령한 데 이어 연합군이 승리해 독일을 분할통치하기 시작한 1945년 4월 20일~6월 22일 베를린의 참혹한 하루하루를 가감 없이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안광복 지음 / 사계절출판사344쪽 / 1만 7800원사상이라고 하면 뭔가 심오하고 거창한 이념이라 생각하기 싶다. 실제는 보통 사람들의 내면에 자리 잡은 욕구와 욕망을 표현한 것일 뿐이다. 공화주의에서 사회민주주의, 낭만주의와 신자유주의, 관료주의에 이르기까지 32가지 대표 사상들의 흐름을 따라가며 인류가 꿈꿔 온 희망을 성찰하는 책이다. 남도정자기행 1 주재술 지음 / 빈빈책방288쪽 / 1만 8000원3500㎞ 낙동강을 따라 걸으며 저자가 곳곳에서 마주한 정차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 남명(南冥) 조식 선
뇌과학자·신경과학자 공동집필"행복한 삶 위해 춤을 춥시다" 모두를 춤추게 할 신나는 제안 콜롬비아의 심리학자 신시아 키로가 무르시아는 22쌍의 부부를 상대로 탱고를 추기 전후의 침(타액)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호르몬 농도를 확인하고 설문 조사를 했다. 결과는 많은 사람이 탱고를 추고 나서 느끼는 기분이 '긍정적'이었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춤을 출 때 스트레스 호르몬은 줄어든 대신 양쪽 파트너에게서 성호르몬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뇌는 춤추고 싶다'는 춤이 우리를 더 건강하게 하고 똑똑하게 하며,
깊디깊은 노(老)시인의 고뇌… "아직 쓰고 싶은 것 많다"생전에 작품 전집은 물론 작품 연구집 발간에 이어 문학관까지 조성된 문인은 그리 흔치 않다. 45년 시조 외길을 걸으며 시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린 이우걸 시조시인이 주인공이다.그가 신작 시집을 냈다. 3년 만에 내놓은 12번째 시집 '모자'다.반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시조 외길을 걸어왔건만 '아직도 나를 대변할 어울리는 작품이 없다'(이우걸 전집을 다시 읽으며)는 노시인의 고뇌는 깊디깊다. 한 권의 시집이 주는 무게감이 남다른 것은
전국동시인대회 기념 동시집 2권108인의 한국 동시인이 쓴 현재 아이들 세계 공감할 수 있게 그려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어린이다운 심리와 정서로 쓴 시가 동시이다. 현학적이지 않고 직관적이며 재미난 말들로 구성돼 한 두번만 읽어도 뜻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동시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겨 읽을 수 있다. 어린이의 시간을 지나지 않은 어른은 없기 때문이다. 그 시간을 지나왔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어른은 어린이가 다 자란 시간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어린이의 시간이 이어지며 변주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잃고 싶지
'그날그날 버티고 살아남는 것' 식당 창업 각종 노하우 담겨연예인이 해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유명 창업가가 골목 식당의 문제점을 진단해주는 등 각종 매체에서 식당에 주목하고 있지만, 창업은 여전히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음식점 10곳이 문을 여는 동안 9곳이 문을 닫는 게 현실인 탓이다.여기, '그날그날 잘 버텨내고 살아남는 것'에 주목한 이들이 있다. 편집자와 요리사 부부인 저자들이 10년간 경험한 노하우를 모아낸 식당 창업 입문서 '5500만원으로 작은 식당 시작했습니다'다.2011년
땅의 문명남영우 지음문학사상768쪽 / 2만 8000원모두 엇비슷해 보이는 땅인데 어떤 땅에는 문명이 꽃피었고, 또 어떤 땅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에 얽매이지 않는 문명과 기술의 전파가 미래 문명의 근간이 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과는 반대로 '땅'이 바로 문명을 이루는 원동력이 된다는 저자의 주장은 흥미롭다. 싸우는 식물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김선숙 옮김 / 더숲236쪽 / 1만 4000원동물과는 달리 정적이고 수동적으로 보이는 식물의 세계는 과연 보이는 것처럼 평화로울까? 저자는 "식물도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