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20대 남성이 자신의 척추가 이상하다며 진료실을 찾았다.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외관상 특징이 두드러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환자 본인은 앞으로 보면 반듯하지만 옆으로 보면 척추가 휘어 보인다며 "꼭 치료를 해 달라"고 말했다. 몇몇 의원에서 그대로 두면 디스크가 올 확률이 높다며 교정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것이다. 그런데 자라목이나 어깨가 앞으로 심각하게 굽어서 통증을 유발하는 정도의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의사로서 판단하기에 그저 정상인 몸이었다. 흔히 우리는 '정상'을 '완벽한 것
치과에는 의외로 입이 말라서 불편하다는 분들이 꽤 많이 내원한다. 역으로 입안이 건조하기 때문에 치과적인 문제가 생긴 사람들이 많다는 뜻일 게다. '구강건조증후군'이라는 이 증세로 노인의 30% 정도가 고통 받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입가에 거품을 머금고 입술이 바짝 말라 튼 분은 그나마 좀은 나은 편이다. 혀가 쩍 갈라지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분들을 볼 때는 참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치과의사로서는 치과치료 만으로 해결할 수 없어서 무력감을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내과, 이비인후과 등으로 의뢰해 버리는
"○○ 통증클리닉, △△ 재활의학과, 아무개 한의원… 또 어디더라?"진료실을 찾은 중년의 환자가 좀처럼 낫지 않는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여러 병원을 다닌 이력을 소개했다. 거쳐 온 병원 이름이나 증상을 설명할 땐 막힘이 없었지만 정확히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되묻는 질문엔 아리송한 표정만 지어보였다."주사를 맞긴 했는데 이게 시술인가요? 비수술이라고 하는 게 주사를 말하는 거예요?"그도 그럴 것이 척추 치료법의 용어가 일반 환자들에겐 생소하여 어렵고, 같은 치료법이지만 병원마다 지칭하는 게 다르고, 또 혼용되기도 한
"치아교정은 몇 살에 해야 하나요?" 치과의사가 받는 질문 중에 임플란트에 관한 것만큼 많은 것은 단연 이것일 것이다. 자녀의 치아교정에 관심이 있어서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볼 만큼 알아보고, 그래서 어느 정도는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청소년기를 훨씬 지난 나이임에도 입이 튀어나왔다거나 앞니가 벌어져 보기 싫으니 교정치료를 해서 고쳐달라고 오시는 분도 상당히 많다. 망가진 치아를 치료하러 오신 분 중에도 입안의 전체적인 정리를 위해 도저히 교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대해 설
"저 여기 이 아무개씨 소개받고 왔습니다. 그 분이 시술받고 나았다는데, 같은 시술로 나도 좀 고쳐주세요."진료실에 있다보면 간혹 듣는 얘기다. 오래된 허리나 다리 통증은 간단한 일상생활조차 고단하게 만든다. 통증뿐 아니라 우울증까지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심신이 지친 환자에게, 누군가의 완치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아가서 똑같은 희망을 품는 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척추 치료에 있어 "어떤 치료가 가장 좋습니까?" 라고 물었을 때 가장 정확한 대답은 "환자분마다 다릅니다"이다. '1 대 1 맞춤치료'
"씹을 때 어금니에서 어쩌다 번쩍 엄청난 전기가 와요!" 치아 균열(치아 크랙)에 관한 이야기이다.치아는 쉬지 않고 기능하는, 심지어 잠을 잘 때도 활동하는 에너지 넘치는 기관이다. 보기엔 딱딱하고 무섭게 생겼지만 손이나 혀만큼 섬세해서 어지간한 물질들은 살짝 깨물어보고도 그 품성(?)을 알아내 대응할 수 있다.치아는 소모품이다. 서서히든 빨리든, 계속 망가져만 간다는 뜻이다. 인체의 다른 장기들은 손상되면 어느정도 재생되고 회복되는데 비해 치아는 무조건 악화되기만 한다. 아마도 이렇게 계속 나빠져 이가 다 빠지면 죽으라는 신호
흔히 '삶의 무게를 등에 짊어진다'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 수많은 스트레스를 버티며 바쁘게 살아가다보니 '등이 뻐근하다'거나 '담이 들었다'는 말로 등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보통 등이 아프면 뻐근하고 뭉친 것 같은 근육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생각보다 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질환은 다양한 편이다. 진료실을 찾은 한 중년의 남성은 한 눈에 봐도 지친 모습이었다. 어깨와 등 쪽이 뭉친 듯 저릿저릿한 통증이 6개월 째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왜 이렇게 병원에 늦게 오셨
임플란트와 골다공증 약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골다공증 약을 먹거나 주사 맞고 있으니 뼈가 튼튼해져서 임플란트에는 더 좋을 것이라고 언뜻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으니 골치가 아프다.골다공증 약 중 80% 이상의 처방률을 차지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이하 BPs)라는 약이 문제다. 이 약은 약 25년 전부터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치과에서는 약 15년 전에 처음으로 부작용이 보고됐다. 치과 임플란트가 의료보험이 되는 우리나라(전 세계에서 유일하다)에서는 임플란트 시술이 일상화되다시피 하면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끔 연세가 있는 환자 중에서 "선생님은 수술을 하지 않고도 허리 병을 싹 낫게 해주신다고 해서 찾아왔습니다"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다양한 비수술 치료가 보급되면서 수술에 대한 환자의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척추 질환이 비수술 치료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몇 해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척추 비수술 치료법 중 하나인 신경성형술을 다뤄 화제가 된 바 있다. 일부 병원이 척추질환 환자 중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도 신경성형술을 무리하게 권해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신경성형술은 척추질환의 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