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물 흐르는 소리에 악기가 토해내는 선율이 섞여 흐른다. 한 곡의 아리아가 되어 귓속 언저리에 자리 잡고는 흥을 부른다. 사람들은 각자 음악을 흡수하는 저마다의 방법이 있다. 고개를 끄덕이는 이가 있는가 하면, 박자에 맞춰 발가락을 까닥이는 이도 있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이도 있다. 주촌면 양동리에서 자연의 소리에 선율을 흘려보내며 저마다의 소리를 각
벨리댄스는 이슬람 문화권 여성들이 추는 춤이다. 맨발인 채로 허리와 골반을 연속적으로 비틀거나 흔들면서 추는 춤이다. 배꼽을 드러내기 때문에 배꼽춤이라고도 한다. 여성의 성적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내는 춤, 여성의 존재감과 힘을 표현하는 춤이란 평도 있다. 심한 노출 탓에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다이어트와 몸매 관리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일단 대
그는 손가락으로 붓 모를 쓸어 모았다. 붓 모는 처녀의 기다란 머릿결 같았다. 붓 끝을 살며시 벼루 위로 내리자 칠흑 같은 먹물이 붓 모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설원 같은 하얀 한지 위로 붓을 옮겼다. 한 방울 검은 먹물이 떨어졌다. 먹물을 머금은 종이는 온몸으로 소리 없는 아우성을 내뿜었다. 정재 최현규(61)의 입가에 가벼운 미소가 떠올랐다. 서예
웃어도 탈, 울어도 탈이다. 김해오광대에는 어떤 탈들이 있나. 노름꾼, 어딩이, 큰이, 작은이, 영감, 할미, 영노. 이들이 김해오광대의 대표 탈이다. 탈 많은 공간 속으로 들어가 본다.지난해 경남무형문화재 지정 후 해반천 한 켠에 홍보관 문 열어익살스러운 표정의 복원 탈 가득도자기 탈·연 제작 체험도 할 수 있어이 회장 1990년 40세 때
우화(寓話) 하나. 호기심이 많았던 아이는 아무도 찾지 않는 마을 뒤 검은 숲 속의 동굴 안이 궁금했다. 마을 주민들은 떠도는 두려운 소문 때문에 동굴에 들어가는 걸 금기시했다. 그러나 아이는 호기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아이가 두려움을 억누르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보니 동굴은 아름다운 수정이 가득 피어 있는 보물창고였다. 아이는 마을로 돌아가지 않고 영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갈 정도의 고운 흙에 물을 섞어 반죽하면 흙은 형태를 얻는다. 시각화된 형태를 갖게 된 흙 반죽을 가마에 구우면 견고함이 생겨 시간을 영위하는 하나의 물질적 대상이 된다. 이런 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작가들이 모인 곳이 있다. 가마에서 구운 따끈한 흙을 맛보기 위해 클레이아크 입주작가들의 생활공간인 세라믹창작센터를 찾았다. 세라믹창
기원전 7세기에 활동한 그리스의 역사가 헤시오도스는 그의 저서 에서 인류의 역사를 다섯 시대로 구분하고 있다. 황금시대, 은시대, 청동시대, 영웅시대, 철의 시대. 그는 인간이 지배하는 현재를 철의 시대라고 했다. 그렇다면 다음 시대? 흔히들 '플라스틱시대'라 예견하지만, '탄소시대'를 강조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대개 화가들의 개인 작업실은 도시의 네모난 건물 속이나 도시 외곽의 컨테이너 속에 자리하는 경우가 많다. 서양화가 변수현 작가의 작업실은 특이하게 논밭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생소한 위치에서부터 호기심이 불끈 솟는다. 화목동 155-1번지 변 작가의 '품(Poom)' 아틀리에로 찾아갔다. 논밭 한가운데 선 특이한 작업실남편이 직접 지게차 동원해 지
'너는 씨앗이다. 작고 여린 네 존재는 언젠가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의미가 될 것이다.'(방정환의 '너는 모든 것이다' 중에서)봄을 알리는 개나리꽃도, 한여름 아름드리 느티나무의 그늘도, 누이 닮은 가을의 국화꽃도 모두 한 톨 씨앗에서 시작된다. 진례에 수많은 '야생초 씨앗 한 톨'을 키우는 곳이 있다. 수백 종 수만 개의 야생초가 자라고 있는 진
'영화 '은교'를 보자. 주인공 '이적요' 역을 맡은 박해일의 얼굴은 순식간에 청년에서 노인으로 변한다. 분장 덕이다. 이 분장은 영화만큼이나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분장예술은 얼굴을 곱게 꾸미는 화장의 의미를 넘어 아직은 오지 않은 세월을 앞서 만나게 하는 독특한 예술 장르이기도 하다. 김해에서 '분장예술가'로 활동 중인 '이즈 메이크업'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이거나, 아니면 나무 그늘이 그리운 여름 한 낮이거나, 또는 볕 좋은 가을날이거나…. 내동 연지공원으로 나들이를 해 본 사람이라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신명 나는 사물놀이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박시영 대표가 이끄는 우리소리예술단이다. 우리소리예술단은 스스로의
삶은 조각이다. 모난 성격이 세월의 '정'을 맞아 움푹 패여 들어가 주름이라는 골짜기를 만들어 내고, 경험이라는 옷을 덧입고 나서야 삶은 완성되는 것이다. 울고 웃었던 세월의 파편들이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야 '나의 삶'이라는 한 조각은 우두커니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버티고 서 있는 것이다. 쉽게 변하지 않는 돌조각에 끌려고 2때 돌과 인연&helli
음악의 기원은 언제일까.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음악을 신의 발명이라 믿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인류 최초의 음악은 기록되지 않고 사라졌다. 그러나 음악은 인류의 가장 친숙한 예술 형태로 남았다. 음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힘들다. 음악 없이 드라마, 영화, 광고, 각종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을까. 음악이 흐르지 않는 카페에 가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음악
학교운동장에 그림 그리던 코흘리개부모 반대 무릅쓰고 미술대학 진학컴퓨터 디자인 속에 묻혀가던 일상건축조감도에 눈길 주며 새로운 변신헬리캠기술 개발로 활동 자유 얻어편리성 진일보 '인클루시브'로 전환"산속 사찰 건축 언젠가 꼭 할 일""연필을 씹어 먹던 코흘리개 아이는 이제는 마이크를 잡고 내가 랩을 해." 병역기피 문
제26회 김해예술제가 지난 6~11일 김해문화의전당과 김해예총 등에서 공연, 전시·체험, 시민참여 등으로 나뉘어 다채롭게 펼쳐졌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행사를 준비한 무대 뒤의 장면과 실제 김해시민들의 눈에 비친 무대 앞의 모습으로 나눠 김해예술제를 소개한다.개막 앞서 밤새 "뚝딱뚝딱 쓰읍쓰읍"보이거나 가릴 부분
지난 6일 김해문화의전당서 화려하게 개막식전 '와일드크루' '정글러' 청소년 무대 큰북 연주 '기원 굿' 모두의 안녕 기원북소리 마루홀·김해 밤하늘 수놓아한국무용가 강옥영 '태평무' 첫 무대 장식시대를 이끌고 나가는 현실적인 힘은 정치와 경제다. 그러나 시대의 수준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문화와 예술이다. 긴 시간의 흐름에서 보면
"김해의 도예가들 중에서도 '강씨 집안'은 유명하다. 장남 강효진(두산도예), 차남 강호용(선아도예)를 비롯해 그들의 형제인 강유신(용원도예), 강임선(영시흥), 강석순(영선도예), 모두 도예가로 활동하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그 자녀들인 강상석(예다움도예), 강수석(수민도예)도 도예공방을 냈고, 강찬석 씨는 부친의 두산도예에서 수업 중이다.
철공소를 하는 아버지 옆에서 작은 도끼와 칼을 직접 만들던 소년이 있었다. 불에 달군 쇠를 다루느라 데기도 하고, 망치에 손가락을 찧어 멍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쇠로 뭔가 만들기를 좋아했던 소년은 훗날 나무를 다루는 서각인이 됐다. 김해에서 농사를 지었던 사람들이 농기구를 구하고 수리하느라 제집처럼 드나들었다는 '동상동 동광철공소집 아들'이었던 서각인
"김해상공회의소가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최근 들어 김해상공회의소를 찾은 회원업체 직원들과 각종 자격시험을 치르기 위해 김해상의를 찾은 시민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고 한다. 김해상의 건물이 이른바 괄목상대(刮目相對·눈을 비비고 다시 본다는 뜻)를 해야 할 정도로 좋아졌기 때문이다. 는 새롭게 태어난 김해의
선비마을에서 태어나 글 읽는 선비들을 보고 자란 서예가 김미정(54) 씨. 그가 붓을 들고 글씨를 쓴 것은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이었다. 자라서 서예가가 돼야지, 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나도 어른들처럼 살아야지, 라는 생각만 했을 뿐이다. 대청마루에 발을 내리고, 모시적삼을 입고, 붓글씨를 쓰고 공부하면서 살아야지, 라고만 원했다. 모자람을 채우기 위해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