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계절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어온다. 가을이면 '전어'다.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라고 해서 생선을 뼈째 썰어서 된장에 찍어 먹는다. 연탄불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바삭 구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전어와 함께 제철인 대하도 한 접시 올라온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고등어 축제도 있고 꼬막 축제도 있다. 학교에 도시락을 챙겨가야 했던 시절에 꼬막은 단골 반찬 메뉴였다. 그날 저녁엔 냉장고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었다. 강물이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 되면 송어랑 빙어가 입맛을 유혹한다. 굴도 먹으러 가
명절이 지나면 남은 나물류에 탕국 등을 비벼먹는 비빔밥 맛이 일품이다. 냄비에 탕국 건더기와 고사리, 도라지, 무, 콩나물, 시금치 등등 여러 가지 나물과 함께 흰 밥을 넣고 데운 다음 고추장과 참기름을 곁들여 슥슥 비벼먹는 맛으로 차례를 지낸 노고가 위로되는 듯하다.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별미가 '헛제사밥' 아니던가. 밤늦게까지 글을 읽던 유생들은 속이 출출해지면 하인들에게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헛제삿상'을 차리게 했다. 제사는 지내지 않고 제삿밥만 나누어 먹는다는 것이다. 제사를 지내지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농경사회에서 가장 누릴 게 많은 명절은 추석이었다. 과거 명절 며칠 전이면 선생님이 항상 하던 말이 기억난다. "음식 너무 많이 먹어서 탈나지 말고 건강히 지내고 오너라"던 당부의 말이다. 지금과 비교하면 먹거리가 부족하던 시절이어서 갑자기 다양하고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명절에 발생할 수도 있는 소화불량과 복통을 염려한 이야기였다. 요즈음 학생들이 들으면 웃을 소리다.집 밖에 나가면 다양한 식당들이 많다. 외식할 길이 많은 셈이다. 각종 방송에는 맛집 소개와 요리 관련 프로
인체는 거대한 단백질의 조합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구성된다. 약 20여 개의 아미노산 중에 인체가 합성할 수 있는 것을 비필수 아미노산이라 하고,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것을 필수 아미노산이라 한다.오메가3과 같은 필수 지방산이라는 용어도 있다. 아미노산과 마찬가지로 비필수 지방산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있지만, 필수 지방산은 반드시 외부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주로 '동물성 식이'가 그것이다.건강한 몸매와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단백질은 반드시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아동
어릴 적 할아버지 집에서는 여느 시골 농가들처럼 닭을 키웠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 닭은 무서웠다. 날카로운 발톱과 딱딱하고 뾰족한 부리는 금방 나를 공격할 듯이 위협했고, 붉은 깃털과 달려들 것처럼 동그란 눈빛은 내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하지만 할아버지의 아침 밥공기에 들어가는 계란은 간장과 참기름 두어 방울과 비벼져서 환상적인 색깔과 맛을 만들었다.
포유류(哺乳類)란 인간을 포함해서 '젖먹이 짐승'을 말한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 처음 먹는 음식이 바로 '젖'이다. 어린 포유동물이 자라서 크고 무거워짐에 따라 어미의 젖은 이제 그 자식의 영양상의 필요를 만족시키 는데 불충분하게 된다. 게다가, 포유동물의 어미는 나이가 들어가는 새끼들에게 젖을 그만 먹이
인삼을 지극히 사랑했던 임금이 바로 영조다.영조 49년, 의 기록에 의하면 당시 80세의 영조는 '내가 병술년(1766년·영조 42년) 이후로 복용한 인삼이 100근(60㎏)이나 된다'고 했다. 7년간 하루에 건조된 인삼 한두 뿌리씩을 먹었다는 말이다. 더구나 지금처럼 인삼을 재배했던 시절이 아니라서 소위
가족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기능이 저하됐을 때, 또는 자녀들의 성장 촉진에 신경이 쓰일 때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삼'이다.인삼은 수천 년 동안 한반도와 만주 일대는 물론 중국과 일본을 포괄한 동북아시아에서 애용돼 왔다. 지금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인삼은 세계 여러 곳에서 자라지만, 우리 땅에서 나는 토종
'밥 먹었어요?' 사람을 만났을 때 안부를 물으며 편하게 던지는 말이다. '밥 한 번 먹읍시다' 다음 약속을 기약하면서 하는 말이다.한국인은 '밥'이란 단어를 여러 가지 의미로 친근하게 쓴다. 만날 때 밥으로 시작해서 헤어질 때 밥으로 끝난다. 상대의 건강 상태를 물을 때도 '밥'을 거론하고, 생활의
토마토는 과일일까요, 채소일까요, 하면서 토마토는 채소라고 배웠던 기억이 난다.토마토라는 단어가 한글에 없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한반도에 정착한 역사는 짧다. 토마토와 관련된 기록으로는 17세기 에 남만시(南蠻枾)라는 이름이 있다. 19세기 초반 관상용으로 키우기 위해 일본에서 들여왔다고 추정될 뿐이다. 우리말로는 '일년감
콩은 우리에게 참 친숙한 곡물이다.밥에 콩이 들어가면 맛과 영양이 풍부진다. 반찬으로서 콩은 콩자반, 콩나물, 두부 등의 모습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거의 모든 한식요리의 기본 소스는 콩으로 만든 간장, 된장이다. 국물요리, 찌개요리, 무침과 기본 소스에 이르기까지 콩이 음식에 활용되는 형태는 무궁무진하다.뿐만 아니라 기름콩은 기름을 짜기에 좋다. 기름을
우리나라 사람들의 돼지고기 사랑은 각별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작년에 발표한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51.3㎏이다. 그 중 돼지고기(24.4㎏)가 가장 많고, 닭고기(15.4㎏)와 쇠고기(11.6㎏) 순이었다. 국내 육류 소비의 절반을 돼지고기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삼겹살은 전 세계 생산량의 20~25%를 우리나라에서 소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