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유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며 합리화를 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그런데, 사흘 동안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이 있다. 조완선의 장편소설 이다. 아들의 중학생 권장도서라서 서점에서 구입을 했는데, 아들이 읽기도 전에 내가 먼저 1권과 2권을 후딱 읽어버렸으니 어지간히도 재미를 느꼈던 모양이다. 줄거리를 살펴보
그저 '만만'한 게 도서관일 뿐이라고? '만만하다'는 부담스럽거나 무서울 것이 없어 쉽게 다루거나 대할 만하다는 말이다. '만만한 도서관'은 아마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문턱이 낮은 도서관을 말하는 것일 게다. 큰맘 먹고 가는 곳이 아니라 지나가다 들르는 곳, 우리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책과 도서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제부턴가 우리의 학교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졌다. 특히,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를 이야기 할 때 더욱 그렇다. 교사와 학생 간의 수직적 서열을 중시했던 교사들은 '교권이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하고, 학생과 부모들은 소통 부족과 교사의 자질 문제를 거론한다. 어떻든 안타까운 교육 현실이다. (이타니 겐지로 글
재작년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는 청소년 자살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면서,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한 민족이 남북으로 갈려 아웅다웅하고, 사람들이 죽기살기로 경쟁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전쟁과 극한 경쟁은 우리의
에서 큰 감동을 받은 법정스님을 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기뻤다. 그동안 법정스님의 맑고 깨끗하고 향기로운 글들을 여러 책을 통하여 익히 알고 있었지만, 특히 를 읽으면서 나 자신의 일상을 찬찬히 되돌아 보았다. 교육자로서 갖추어야 할 품격을 생각했고, 반성하는 기회도 가졌다. 스님
'인형 사주겠다고 아이 꾀어' '열쇠공 불러 문 따고 들어가' '길 가던 여성 흉기로' '알고 보니 이웃사촌' '여고생… 시골마을이 발칵'…. 신문기사의 중간제목들이다. 문을 열고 나서기가 무섭고, 해 떨어진 길을 혼자서 걷는다는 건 오싹하다.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둔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
삶은 매순간이 항상 가슴 떨리는 처음이다. 첫 사랑, 첫 인상, 첫 직장…. '첫'이라고 소리 내어 읽어보면 그 말 속에는 설렘이 느껴진다. 그런데 불혹 중반의 나이에 '첫'이라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일까? 가능했다. 김용규의 는 나에게 '처음'의 의미와 기쁨을 다시 선물해준 책이다. 주부로, 직장
지금도 아련히 떠오르는 첫사랑의 추억처럼, 나의 대학시절은 타는 목마름의 시간들로 기억되곤 한다. 유신체제가 수명을 다해가던 그때, 정치사회적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던 청춘들은 상대적으로 문화적인 욕구 분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통기타로 새롭고 자유로운 음악적 정서를 표출하였고, 독서를 통하여 숨막히는 시대의 불만을 해소하였다. 그 무렵 나는 레마르크
바람이 불어오면 숲 전체가 흔들리듯이, 사랑이 찾아오면 그 흔들림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소설 에서는 첫사랑의 그림자가 주인공을 흔든다. 주인공은 가까운 사람들을 차례로 떠나보낸다. 다시는 사랑이 오지 않을 것 같은 절망감에 빠지지만 사랑은 또 온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 사랑이 이중 삼중으로 겹치고 얽히고 설키며 물결처
"어린이는 미래를 살 사람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사람입니다. 어린이를 대할 때는 진지하게, 부드러움과 존경을 담아야 합니다. 그들이 성장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건 간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모든 어린이의 내면에 있는 '미지의 사람'은 우리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언젠가는', '지금이 아닌', '내일'
나에게 있어 광장은 무엇인가? 광장은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곳이다. 어린이들이 모이고, 젊은이들이 모여서 춤추고 노래 부르고, 또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노인들, 이 모든 눈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곳이다. 시청 앞 광장은 한때 시위의 주요처가 되었고, 시위대가 흩어져도 더 무서운 침묵이 존재하는 곳이다. 나는 그때 광장 앞에서 무엇을 했던가? 텅 빈 광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은 보다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변신하고 또 변신하라고 주문한다. 일상이 고단하여 지칠 때마다 난 단숨에 책 한 권을 먹어 치운다. 책은 가장 손쉽게 나를 달래 줄뿐 아니라 낱장 갈피마다 고단백의 영양까지 듬뿍 들어 있어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그 어느 보약보다 효과가 빠르다. 또한 내가 가장 힘들
책 (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 지음) 속에서 루스티 베르쿠스라는 인물은 "우리의 인생에는 가끔 신비한 만남이 찾아와서 우리의 생각을 바꾸게 하고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가를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나는 그 신비한 만남의 대상으로 황대권의 를 들고
자신의 과거를 반추할 줄 아는 사람은 지혜롭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와 단절된 미래를 설계하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을 키워 갈 수 있게 하는 힘은 과거에 대한 의미있는 반추에서 시작된다. 는 이런 고민과 반추의 결과물이다. 이 책에는 문화사적으로 의미있는 사건이자 정치적·사회적 큰 이슈였던
어릴 때부터 나의 가장 큰 화두는 '행복'이었다. 예전의 나는 행복했을까? 지금 나는 행복한가? 먼 미래의 나는 행복할까? 10개월간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정신없이 보내고 난 뒤,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늦은 나이인 26살에 군대를 가게 되었다. 군 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앞에서 전전긍긍하던 시절, 운명처럼 다가온 파울로 코엘료의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를 본 많은 사람들이 남자 주인공 데니스가 카렌의 머리를 감겨주는 장면을 기억한다지만, 나는 데니스가 카렌에게 준 선물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그 세 가지 선물은 만년필, 축음기, 그리고 나침반! 추억을 잊지 말라고 만년필을 주었고, 모차르트 음악을 항상 들으라고 축음기를 주었다. 그리고 방향을 잃지
누군가 문학이 무어냐고 물어오면 할 말을 잃는다. 우스갯말로 '문학? 그거 먹는 거지요?'라고 되물을지 모르겠다. 어쩌다 글을 알게 되었고 글을 배우러 여기저기 기웃거릴 때도 문학이란 거창한 이름은 나 같은 가난하고 무식한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동경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시모임에서 앞으로 어떤 글을 쓸 계획이냐는 질문에 나는 내가 보아온
지난 2009년 어느 여름, 소도시의 한 서점에서 을 발견했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책을 뽑아들면서 흥분을 했던 적은 무척 드물다. 도대체 누가 을 엮어낼 생각을 했을까? 엮은이의 이름을 보니 남진우 시인이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언젠가는 꼭 나왔어야 할 책이었는데, 늦었지만 이제라도 나오
'2012 김해의 책' 주제를 '더불어 함께 사는 삶'으로 정하고 난 후, 큰 부담이 없으면서도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마음에 와 닿는 감동이 큰 책이 선정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선택할 때는 서가에 꽂힌 걸 우연히 발견해 읽는 경우와 어떤 목적을 갖고 책을 찾아 읽는 경우가 있다. 김애란 작가의
지금껏 살아온 반생을 돌아보면 행복했던 때도 있었지만, 어려운 때도 많았다. 지나고 보니 별 일 아니었지만, 그 당시엔 정말 괴롭고 힘들었다. 죽을 것 같은 갈등과 방황의 시절도 있었다. 그때 나의 혼돈된 마음을 평정시켜 주고, 내가 나를 들여다보며 일어설 수 있게 도와 준 책이 바로 틱낫한 스님의 '힘(Power)'이다. 스님은 이 책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