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게 얽힌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작동하는 현대사회를 살다 보면, 문제의 실마리를 찾는 데 가끔 무력감을 느끼곤 한다. 개인 차원에서 개입하기 어렵게 굴러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장 볼 때가 특히 그렇다. 손닿는 것마다 비닐 등 플라스틱 포장은 기본, 심지어 이중 삼중 포장도 적지 않다. 이쯤 되면, 알맹이보다 따라오는 껍데기를 산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당장 버려질, 그것도 우리 생존을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게 뻔한 쓰레기를 돈까지 지불하며 수북이 담는 미친 짓 혹은 우스꽝스러운 행렬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그곳
2019년 광복절은 우리 나라가 일제의 식민 통치에서 벗어나 국권을 되찾은지 74주년이 되는 날이다.일제의 무자비한 폭압에 맞서 국권 회복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신 수많은 애국 선열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광복을 맞이하였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였다.그동안 우리 민족은 국토의 분단과 한국전쟁의 아픔을 겪고 폐허 속에서도 굳건히 일어나 선진국으로 가는 발판을 만들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국민총생산(GDP) 세계 12번째 국가이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하는 경제 강국으로 발돋음하였다. 또한 남북한이 함께
뜨거운 여름 한낮, 후텁지근한 공기를 가르며 쏟아져 나오는 매미의 울음이 청아하다.우는 것일까, 노래하는 것일까, 수많은 개체가 어울려 한꺼번에 내는 저 소리는 분명 우렁찬 합창 소리가 틀림없다. 오래된 팽나무 군락지 옆에 있는 우리 집은 여름 한 철 매미의 노래로 귀가 호강을 하다못해 몸살이 날 지경이다. 텃밭의 채소들도 화단의 꽃들도 노래를 듣고 자라고 꽃피운다. 만물이 지쳐 늘어진 계절에 매미는 저 혼자 활기차고 즐겁다.17년 동안 땅속에서 살다가 번데기의 형태로 지상으로 올라온 후, 비로소 껍질을 벗고 성충이 된다는 매미,
60년대 세계적으로 지지리도 못살던 대한민국이 7,80년대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단시간에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여 이제는 선진국의 반열을 넘보는 나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일본 전범기업 배상 판결이후 아베 정권의 백색국가 제외 조처로 우리나라의 전자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되자, 우리 국민들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일으키는 등 양국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이 이렇게 일본의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의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거나 기초과학을 기본으로 한 산업화보다는 일본을 비롯한
'깔창 생리대' 기억하는가? 지난 2016년,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청소년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서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 사용했던 사연이 알려졌다. '깔창 생리대'로 기억되는 청소년들의 생리대 부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매달 생리대 사용문제로 힘들어하는 청소년이 있다면 마땅히 보호되어야 함에 뜻이 모아지기도 했다. 그 후 생리관련 이슈가 끊임없이 뉴스와 신문을 장식하고 공론화되어 정부에서 지원을 해 주는 결과를 낳았다. 2017년 청소년복지지원법 제3장 청소년의 건강보장 제5조 건강한 성장지원
비 오는 날 먹는 구수한 수제비는 별미 중 별미다. 잘 우려 낸 육수에 제철감자와 애호박을 넣어 끓여내면 진수성찬 이 부럽지 않을 맛을 낸다.내가 여덟 살 쯤 되었을 무렵 여름이었다. 저녁을 먹고 나면 호롱불 아래 아이들은 앉아 일기를 쓰고 엄마는 다음날 아침 반찬거리를 준비하곤 했었다. 엄마가 감자를 닳은 숟가락으로 긁는걸 보니 내일아침 반찬이 감자볶음 인가보다 생각하며 까무룩 잠이 들었다. 닭장에서아침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여 밥상 앞에 앉았는데 뽀얀 이밥대신 수제비가 밥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낯설은 느낌에
2017년부터 김해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과 그로인한 거래량 감소 현상이 지속되어오다 최근 거래량이 상당폭 증가하는 현상들이 아파트 단지마다 나타나고 있다.내집 마련을 위한 아파트 매수 대기자들이 지금의 가격이 바닥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도 같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주변의 공인중개사들 모임에서도 내집 마련을 위한 선택이 전세보다는 매매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고, 이런 현상이 실제 매매로 이루어 지는 비율이 더 높아 졌다고 한다.국토교통부 실거래 신고 현황상에도 아파
8월 14일이면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의해 강제로 성노예로 끌려간 피해자들을 기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기도 하다. 김해에서도 100여개의 단체가 모인 김해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가 2천여명의 평화나비 회원과 함께 지난해 8월 14일 평화의소녀상 제막식을 가졌고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기념사업을 지원하고 평화의소녀상을 보호관리하는 조례까지 제정 되었다. 이러한 운동은 전범국가로서의 최소한의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는 세계 유일 국가인 일본에 대해 가지는 올바른 역사인식운동이며 미래지향적인 평화운동이다.지난 7월 1일
창호지 격자문으로 인테리어를 한 고급 한식당에서 창호지문의 아름다움을 본다. 창호지가 주는 아우라에 식당의 품격을 한 등급 올려본다. 음식 또한 과격하지 않고 정갈할 것 같다. 한식당의 격과 잘 어우러진다. 우리 것의 아름다움이 자꾸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지금은 유리나 나무로 된 문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내 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집집마다 대부분 창호지로 방문을 발랐다. 창호지문에서 새어나오는 정감어린 불빛의 은근한 멋이 그립다.소녀시절, 창호지문에서 받았던 작은 홀림이 지금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밤이 되어 하나
문화도시조성사업의 한 부분으로 진행하는 가 이제 마지막 한번의 토론회를 남기고 5개 권역 시민들과 열번의 만남을 마무리해가고 있다. 지난 3월 첫번째 권역별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방식의 토론문화의 확산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청취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의 결과들은 조금씩 시민의 마음을 움직여가는 듯하다.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일은 아직 멀었지만 관이나 중간조직을 바라보는 시각은 확실하게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것은 주관기관의 관점과 태도의 변화에서 시작되었고,
이른바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될 시간강사법(정확히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 법률)을 둘러싸고, 직접 영향을 받게 될 당사자인 시간강사와 대학뿐만 아니라 온 사회가 한바탕 난리를 겪고 있다.법률의 개정 목적은 시간강사와 겸임교수 등 대학교육 현장에서 비정규직 교원에 대해 고용의 안정성과 교원으로서 지위를 보장함으로써 처우를 개선하려는 것이다.개정법률의 주요 내용은 시간강사 등에 대해 1년 이상 고용계약과 3년까지 재임용 절차를 보장하고(제14조의2 제3항), 방학 기간에도 강사에게 임금을 지급하도록 명시하였으며(제14
간 밤, 내린 여름비에 신록의 나뭇잎들이 떨어진 아침 길은 유난히 쓸쓸한 노래를 부르는 듯하다. 총총 바쁘게 걸음을 옮기지만 오늘따라 문득 주변의 사물들에 눈이 간다. 내게 말을 걸어주는 듯 부는 바람 한 끝에 떨어지는 나뭇잎을 조심스레 손으로 받아보며 '떨어지다'를 중얼거려본다.떨어지다는 결코 좋은 느낌, 좋은 어감은 아니다. 시험에 떨어지면 결과에 대한 아쉬움에 후회가 몰려든다. 면접에 떨어지면 나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경연에 떨어지면 쉽게 수긍하지 못하고 '왜?'라는 의문을 던지게 된다. 인생을
출근길에 교차로에 선다. 무수한 사물이 끌려왔다 끌려간다. 붉고 푸른 눈들이 서로를 보고 있다. 낯선 얼굴이지만 어디서 본 듯도 하다. 초초하게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린다. 신호등에는 시끄러운 침묵이 걸려있다. 출근길에 몇 년을 보아도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변하는 것은 어디로든 흘러간다. 흘러가지 않는 바닥에 박힌 살대뿐이다.붉은 비명과 푸른 소음이 뒤섞이는 교차로에는 나를 당기는 화살이 걸려있다. 그곳은 나의 사선이었다. 사선에서는 어디론가 날아가서 과녁에 박혀야 한다. 그 많던 과녁은 어디로 갔는가? 나는 너무
친구야 서울은 지낼만하니? 지방은 연일 아우성이다. 지방청년의 유출이 심하다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저출산 문제 때문에 갈수록 고령화된다고, 이러다 우리 지역 망하는 것 아니냐고. 그래도 무슨 수로 떠나가는 너를 붙잡겠니. 분명 너의 꿈은 그곳에 있고 너는 이미 그곳으로 떠나간 것을. 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던 그 시절이 어제 아침의 일 같아. 그때는 우리가 멀어진 이후의 삶을 상상해본 적 없었지. 그런데 선배, 동기들 할 것 없이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떠났고 후배들 역시도 그래.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한 게 없어.그런데 나는 김
"저 어린것이 조막만 한 손으로 돈 벌러 다닌다네."아버지는 마실 온 동네 사람들을 앞에 두고 안쓰러운 얼굴로 나를 보며 말씀하셨다. 그때 내 나이가 서른아홉이었다. 잠깐 다니러 간 고향 집에서 그 말을 들은 나는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물론 내가 덩치도, 키도 작지만 그렇다고 '저 어린것' 이란 소릴 듣기엔 어림없는 나이었다. 아버지에게 막내딸은 나이가 많건 적건 그저 저 어린것으로 보였을 것이다.얼마 전, 포털 게시판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내가 살다 살다 예비군을 태워다 줄지는 몰랐다는 내용의 글이다. 그 밑에
30여 년간 직장 생활에 몸을 담았다. 철없는 아이들을 상대로 교육을 해야 하는 고된 직업이었다. 하루하루 아이들이 변화는 과정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보람 있는 직업이기도 했다. 아침부터 내가 잘했니 네가 잘했니 하는 송사에 휘말리기도 하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 바람에 목이 아파서 성대 결절에 걸리기도 했다. 대화가 한정되어 있어서 일반 사회인들과 만나면 고지식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돌이켜보면 직장여성으로서의 삶은 고달팠다. 어린이집이 별로 없던 시절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는 일은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처럼 정신무장을 해야 했다.
얼마 전 소형 가전제품 하나를 구입했다. 품질과 서비스 혁신을 내세운 진취적 경영으로 꽤 알려진 기업이라 믿고 선택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구성품 하나는 불량인데다 사용설명서는 필요한 안내가 누락되거나 미흡해 쓸데없는 불편을 야기하는 측면도 있었다.불량품 교환과 불만사항 접수를 위해 'A/S 및 제품문의(고객상담실)'라 적힌 '대표번호' 1577-****로 전화를 걸었다. 상담원 연결 전 거치는 짧지 않은 ARS 멘트에 이어지는 기다림, 그리고 전화번호를 남기거나 끊어달라는 통보만 남긴 채 일방적으로 끊기
천명에는 대략 세 가지 뜻이 담겨 있다. 첫째는 하늘로부터 받은 목숨이고, 둘째는 타고난 운명이며, 셋째는 하늘의 명령이다. 이 뜻을 두고 볼 때 두루 사람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하늘로부터 받은 목숨이라고 했을 때 죽음을 떼어 놓고 생각할 수는 없다. 죽음은 삶에서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는 부분으로 어떻게 아름답게 살다가 죽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삶에서 후회하지 않을 죽음을 하나하나 준비해야 된다. 후회 없이 죽을 때 우리는 천명을 누리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할 수 있다. 천명을 누리고 눈을 감는 사람이 얼
김해시는 지난 2006년부터 666억원을 들여 강변여과수 개발사업에 착수해 2017년 9월부터 시 전역에 하루 18만t의 강변여과수를 공급하고 있다. 모든 시민이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물 복지도시 김해'를 추진하면서 낙동강 표류수를 사용하던 이전과 달리 원수 구매비와 약품비 등 유지 관리비가 연간 24억5,800만 원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하였다. 김해시 수돗물의 브랜드가 된 '찬새미'는 미국 FDA 수질 검사 통과, 수돗물 범국민운동기구인 '수돗물시민네트워크'가 주
예로부터 인류는 큰 강을 중심으로 문명을 발전시켜 왔으며, 하천을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해왔다. 이는 물이 인간의 생명 유지는 물론 생활 환경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오늘날 나날이 달라지는 기후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물에 대한 귀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우리 민족의 젖줄인 낙동강 하류에 위치한 우리 고장 김해는 2000여년 전에 가락국을 건국하였으며, 우수한 철기 문화와 함께 풍부한 바다와 강물을 잘 이용하여 해상무역의 중심국사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아파트와 공장 건축 등 도시화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