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美 시카고 재앙 탐구폭염만이 원인인 것 아냐정치적 실패가 야기한 비극우리는 그동안 폭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니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무시했다는 말이 더 정확할지 모른다. 하지만 올여름 우리는 '111년 만의 폭염'을 맞았다. 이번 폭염은 우리나라에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래 처음 찾아온 '역대급 폭염'이었다. 이를 통해 폭염이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며, 폭염이 치명적인 형태의 재앙임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소리와 형체 없이 다가와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게 사람들의
강연자·연구자 13명 함께당대 문학작품들 재해석‘더 이상 주류 문학사의 남성 중심적 질서가 규정한 '문학(성)'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지는 않겠다는 것, …무엇이 '좋은 문학'이고 '문학적인 것'인지, 어떤 작품이 한국 사회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상상하는 데 필요한 자원인지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가 결정하겠다는 것이다'한국 근현대문학을 페미니스트 시각으로 재해석한 책이 나왔다.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은 지난해 2월 열흘간 열렸던 '페미니스트
유동하는 식민지곽은희 지음소명출판516쪽 / 3만 5000원식민주의의 '사유와 논리'로부터 시작해 '일상과 감각'을 거쳐 '틈새와 균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다루었다. 식민을 읽는 이분법적 시각을 벗어나 쌍방이 주고받는 유동적이고 역동적인 식민지배의 다양한 양상들을 만주, 국민문학, 모던보이의 일탈, 여성의 신체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드러낸다. 선사시대 고인돌의 성좌에 새겨진 한국의 고대철학윤병렬 지음 / 예문서원600쪽 / 5만 3000원선사시대 사람들을 철학의 세계로 이끈 것은 하늘
할머니들과 5년 함께한 이야기위안부 문제 기폭제 역할 그림들상처와 염원 그림으로 쏟아내 14일 충남 천안시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이 정부가 주관하는 첫 행사로 열렸다. 기림의 날인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지난 1991년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날이다. 할머니의 증언 이후 전국의 생존자들이 잇따라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이일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인권 문제로서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여행 사진 90여 장 직접 현상다양한 인연 향한 애정 전해져스트리트 포토그래퍼로 활동 중인 저자는 요트 타노아에 몸을 싣고 파나마를 시작으로 누쿠히바, 사모아, 투발루, 타비아우에아 등을 거쳐 부산으로 들어오는 5개월간 모험을 펼치며 글과 그림, 사진을 남겼다. 이는 고스란히 책 '무심한 바다가 좋아서'로 묶였다.일기 형식으로 쓰인 책에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무시로 이어진다. 타비아우에아 섬 원주민들과 만남 후 이런저런 일들을 거치며 자유에 대한 강한 갈망을 느끼고 세시간에 걸쳐 투발루 섬까지 헤엄치며 고통스러운 과
전 세계 부러움사는 복지국가 서열화 말조차 없는 교육체계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모색 핀란드와 한국, 두 나라는 서로 8000㎞ 떨어진 유라시아 반대편에 있는 아주 먼 나라다. 한데 너무도 많이 닮았다. 오랜 세월 동안 배고픔과 빈곤에 시달렸고, 주변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많은 전쟁도 겪었다. 동족상잔의 좌우 이념 전쟁도 있었다. 민족성도 비슷하다. 핀란드를 상징하는 정신 '시수(SISU)'는 우리말로 해석하면 '은근과 끈기'다. 그렇지만, 핀란드는 지금 우리와는 확연히 다르다. 핀란드는 전 세계가 부러워
파시즘에 맞선 3세대 작가 임순득여성으로서 가졌던 시대적 고민한국 근대문화 1차 자료를 발굴해 보존하고 연구하면서 근대문화 연구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반 연간지 '근대서지'가 제17호를 발간했다. '카르멘', '신세', '노동야' 등 길게는 110년에서 짧게는 80년 전에 발행됐던 옛 서적의 책표지들로 구성된 화보로 문을 여는 근대서지에는 새롭게 발굴된 작품들이 상당수에 이른다.'여류작가'라는 말에서 여성 차별적 의미를 찾아내며 '부인문학'을 주장
죽음미학 양주이 지음 / 강은혜 옮김박이정304쪽 / 1만 6000원모든 인간에게 죽음은 가장 확실하면서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사건이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죽음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해 들려주는 12가지 주제의 특강이다. 저자는 "우리가 죽음을 탐구하는 것은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 장엄하고도 태연하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죽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400년 전, 그 법정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다나카 이치로 지음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272쪽 / 1만 6000원지동설을 주장하다 종교재판에 회부됐던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과
귀 잘린 얼굴·파이프 문 모습 등거장들이 자화상 그린 이유 집중오늘날 '셀피'로 이어지고 있어자화상(自畵像)은 '스스로 그린 자기의 초상화'다. "모든 화가는 자신을 그린다"라는 말이 있듯 중세 이후 수많은 화가가 자화상을 남겼다. '불운한 천재'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유달리 많은 자화상을 그렸다. 귀가 잘린 얼굴에서부터 여러 종류의 모자를 쓴 모습, 파이프를 입에 물거나 캔버스 앞에서 붓을 들고 작업 중인 장면까지 다양한 종류의 자화상을 남겼다. 자화상은 시인들에게도
곽재구 시인이 '곽재구의 포구기행' 이후 15년 만에 새로운 기행 산문집 "'곽재구의 신' 포구기행: 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 참 좋았다"를 발간했다.2016년부터 올해 초까지 월간지 '전원생활'에 연재했던 글 중 25편을 추려 엮어낸 책에는 전국 곳곳의 섬과 포구, 만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사람 사는 이야기가 녹진하게 배였다. 스무 살 무렵의 저자가 작성한 여행 버킷리스트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었던 격렬비열도, 같은 해 같은 날 태어나 같은 도시의 문과대에 다녔으며 같은 해 신춘문예에
4000만 마리의 곰들이 사는 나라성·사회적 신분·경제력 따라 수없이 존재하는 차별에 대해… 에갈리타니아라는 나라에는 4000만 명의 곰들이 산다. 거기 사는 곰들은 모두 평등하다는 말을 듣는다. 헌법에도 쓰여 있고 대통령도 정치 지도자도 의회도 모두 평등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들이 모두 파랑 곰이다. 분홍 곰들은 평등하다고 말하는 지도자들에게 묻는다. 정말 평등한 것이 맞냐고. 에갈리타니아에서 분홍 곰은 유모차를 몰고 화장실 청소를 주로 한다. 반면 파랑 곰은 넥타이를 매고 자동차를 몰고 큰 회사에 출근한
세상과 소통·관계에 대한 이야기“주어진 대로 현실 잘 살면 된다”'삶은 정답이 없는 각자의 여정이다. 어차피 태어나는 자체가 맨땅에 헤딩이고 보장된 것이 하나도 없는 길을 가는 일이다. 나는 고민이 짧고 일부터 저지르고 드는 기질이라 현실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몫이 많았던 것 같다. 좋게 해석하면 가슴의 소리에 따랐다는 말이고 계산 없이 즉흥적으로 살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도 용케 여기까지 왔다. 오늘은 굳은살 박인 이마를 쓰다듬고 낡아가는 몸도 한번 안아주자.'1994년 등단해 꾸준히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고금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