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만사가 귀찮아 몸을 움직는 것조차 성가신 날들이지만 사는 게 어디 그리 호락호락한가요. 덥다고 마냥 지쳐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 또한 우리네 인생일 것입니다. 재충전한답시고 휴가를 떠나봐야 잠시일 뿐. 이럴 땐 그저 먹는 게 최곱니다. 잘 먹고, 적당히 운동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만큼 훌륭한 '여름나기'도 없습니다. 그래서
여름철 '보신탕' 논쟁으로부터의 별나고 독특한 탈출연일 최고 기온을 갱신하며 그야말로 삼복더위다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맘때면 으레 "복달임은 하셨냐?"는 인사를 건네곤 한다. 복달임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24절기 가운데 초복에서 말복에 이르는 기간을 의미하기도 하고, 이 기간에 몸을 보하는 음식을 먹고 더위를 이겨내는 행위를
새옹지마(塞翁之馬). 인생에 있어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기 마련이어서 미리 헤아리거나 예측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사람의 인생은 언제나 흥미진진한 법이다. 음식의 운명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소의 내장은 살코기를 얻고 더불어 생기는 부위인 까닭에 '부산물'이라 한다. 따라서 이는 오랜 세월 주머니 사정이 변변치 않은 서민들의 몫이었다. 값싼 내장을 연탄불
'식객, 김해의 맛을 탐하다'는 외식업체 관계자, 요리사, 음식 평론가, 맛집 블로거 등 유명 식객(食客)들의 입맛과 관점을 통해 '김해의 맛'이 가진 가치와 가능성 그리고 개선점을 진단해 보기 위해 기획된 시리즈입니다. 이번 주에는 그 두번째 순서로 김해의 대표적인 맛집 블로거인 윤평호 씨를 초대했습니다.Part 1 >> Soul의 맛집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절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우리나라 단편소설의 백미로 손꼽히는 이효석의 의 한 구절이다. 강원도 평창군 봉
"나는 술을 좋아하되/ 막걸리와 맥주밖에 못 마신다.// 막걸리는/ 아침에 한 병(한 되) 사면/ 한 홉짜리 적은 잔으로/ 생각날 때만 마시니/ 거의 하루 종일이 간다.// 맥주는/ 어쩌다 원고료를 받으면/ 오백 원짜리 한 잔만 하는데/ 마누라는/ 몇 달에 한 번 마시는 이것도 마다한다.// 세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음식으로/ 내가 즐거움을 느
바야흐로 시원한 한잔의 유혹이 수시로 몰려오는 맥주의 계절이다. 아마도 올 여름은 맥주 애호가들에게 있어 그 어느 해보다 행복한 계절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해외여행 등으로 외국 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한-EU FTA 체결로 관세가 낮아져 맥주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수입 맥주는 대략 200여 종으로 1
세상에는 종교적 혹은 문화적인 이유로 식용을 금지하는 육류가 더러 있다. 이슬람교와 유대교에서는 돼지고기를, 힌두교에서는 쇠고기를, 유럽인들은 개고기를 금기시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딱히 금기시하는 육류가 없다. 그럼에도 양고기는 유독 인기가 없었다.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즐겨 먹는 육류임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랬던 한국인들이 양
전통적인 의미의 '향토음식'이란 특정 지역의 고유한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특징, 그리고 독특한 지역성이 어우러져 전승되어 온 음식을 말한다. 이에 반해 인구의 급격한 유입이나 새로운 식재료의 등장으로 급속히 대중화가 진행되어 향토음식의 반열에 오르는 경우도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인 '밀면'이 이런 경우다. 60년 남짓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
조선시대의 소고기 사랑은 유별났다. 고려시대 때는 국교였던 불교의 교리에 따라 살생을 죄악시하는 풍토가 강했다. 하지만 조선의 건국과 더불어 '숭유억불' 정책을 강화하자 살생에 대한 죄의식은 옅어졌다. 유교식 제례에서 소는 천자의 제상에 올리는 제물이기 때문에 육류 중에서 가장 지위가 높았다. 때문에 조선의 사대부들은 소고기를 귀하게 여기기도 했거니와
때이른 더위, 초여름 같은 날씨, 성큼 다가온 여름, 서울 시내 낮 최고 기온… 이맘때 일기예보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관용적 표현이다. 아직 일교차가 제법 심하긴 하지만 낮 기온 만큼은 여름을 방불케 한다. 계절의 변화는 온도와 습도 등 계량화된 지표로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농부는 모내기 등으로 가장 바쁜 농사철 보내며 여름 맞을 채비
몇 해 전부터 수족관에서 살아 움직이는 붉은색의 새우가 눈길을 끈다. 신기한 일이다. 살아있는 새우라고는 톱밥을 채운 상자에 넣은 보리새우 정도가 고작이고, 싱싱한 새우를 먹을라치면 가을에 서해안으로 가야 가능하다 생각했다. 헌데 어찌된 일인지 이 붉은새우들은 사시사철 수족관을 채우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점 또한 부쩍 늘었다. 수산자원의 고갈로 흔히 먹던
국민가수·국민배우·국민MC·국민요정·국민여동생….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에게 '국민'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국민'이라는 수식어를 달자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은 물론이거니와 사회공헌도나 사생활까지도 두루 살핀다. 때문에 누구 한 사람을 특정해서 이야기하기 어렵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림인 우리나라는 식재료의 많은 부분을 산에서 구했다. 산은 그 자체로 엄청난 먹을거리의 창고였다. 춘궁기에는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기도 했다. 폭정을 견디다 못한 민초들은 산으로 들어가 밭을 일구며 살았다. 지금도 우리는 그 어느 민족 보다 다양한 식재료를 산에서 얻고 있다. 수 천년 동안 경험을 통해 먹을 것과 먹지 말
부창부수(夫唱婦隨). 남편은 원양어선과 상선을 타며 25년 세월을 바다에서 보냈다. 남편이 없는 동안 아내는 팍팍한 살림에 보탬이 될 요량으로 10년 넘게 식당일을 했다. 새천년이 되자 남편과 아내는 김해에 정착한다. 내륙도시인 김해에서 물회라는 생뚱맞은 음식으로 식당을 열었다. 주인장은 경험이 없고, 고객은 낯선 음식이니 잘될 턱이 없었다. 비라도 오는
한정식은 참 애매한 음식이다. 한정식이라는 형식은 일제시대 때 생긴 요릿집 혹은 요정에서 비롯됐다. 요정은 궁중요리를 한 상 가득 펼쳐 놓고 기생의 연주와 노래를 듣던 유흥의 공간이었다. 당시 요정을 출입한다는 것은 곧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1980년대 들어 외식업이 발달하자 요정의 술상은 일반인들도 접할 수 있는 음식이 되었고 '한정식'이라는 그럴
'장을 풀어준다'는 뜻을 가진 '해장'의 원말은 '해정(解酲)'이다. '정(酲)'은 숙취 즉 술로 생긴 병을 의미한다. 때문에 해장은 술 때문에 생긴 병을 다스린다는 의미다. 한의학에서는 숙취의 원인을 몸의 균형이 깨져 생기는 것으로 본다. 우리 몸에는 따뜻한 에너지와 차가운 에너지가 있다. 이 에너지가 조화를 이뤄
'타코야키'는 적당히 간을 한 밀가루 반죽에 잘게 썬 문어(타코)를 넣고 동그랗게 구운 빵이다. 1930년대 초반 오사카에서 시작된 타코야키는 순식간에 일본을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K-POP과 드라마 등 대중문화가 일본에서 한류열풍을 일으켰다면, 한국에서는 최근 음식을 통한 일류(日流)열풍이 거세다. 일본식 술집과 음식점이 거리를 점령하
나일론, 버버리, 다이너마이트, 스티로폼, 지프, 크리넥스, 폴라로이드…. 이들의 공통점은 제품의 브랜드가 곧 동종 제품을 상징하는 보통명사로 굳어졌다는 점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머리 속에 각인되어 그 분야를 대표하는 브랜드를 일컬어 '카테고리 킬러 브랜드'라고 한다. 스팸(SPAM) 역시 마찬가지다. 스팸은 '프레스햄(pressed h
가끔 집에서 닭을 삶는다. 최소 1㎏이 넘는 큼지막한 닭이어야 한다. 부재료는 특유의 누린내를 잡고 감칠맛을 살려주는 마늘, 대파, 대추 정도면 충분하다. 단골 가게에서 닭을 살 때 얻은 닭발 몇 개도 함께 넣는다. 닭발이 들어가야 진한 국물을 얻을 수 있다. 수삼, 황기, 엄나무 등은 닭 본래의 향을 누르기 때문에 넣지 않는다. 물을 넉넉히 잡고 최소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