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반천 손영순하늘과 냇물은 사이좋은 친구물속에 하늘을 비춰주니까 바람은 심술쟁이후~~욱하고 지나가면물결을 일렁이며 하늘을 지우지어리연꽃 물오리도 사이좋은 친구새끼 오리 물장구에 길을 내주지요미꾸리 개구리밥 아주 많아서아가들 쑥쑥 크는 밥이 되지요해반천 맑은 물은 새끼 오리 놀이공원갈대 속 둥지에서 소풍 나온 새끼 물닭엄마 따라 졸졸 줄지어 헤엄치고해반천 물 위는 동화의 나라소소한 즐거움에 미소가 번지니물결은 반짝반짝 윤슬로 빛나네.“걸으며 생각하고 상상력 키워” 해반천은매일 아침이면 걷는 길물, 바람, 하늘
골담초 피는 골 성 윤 자골담초 피는 골같이 놀던 사람아지금도 만나면 날 알아볼까돌담 가에 골담초 조롱조롱 피던 봄나비 같은 그 꽃은 우리의 밥상사금파리 꽃 밥을 너 한 그릇 나 한 그릇그날의 꽃 밥상에 마주 앉은 사람아지금은 너와 내가 먼 길 위에서골담초 피던 골로 달려갑니다꽃이 피면 추억도 피어난다어린 시절 나의 고향에는 골담초가 많았다. 양지바른 돌담 사이에 우묵하게 서 있는 그 나무의 특징은 잎사귀가 작아서 꽃잎이 돋보였다. 봄이 되면 아이들은 골담초 노란 꽃을 따먹기도 하고 그것으로 소꿉놀이도 하였다. 세월이 가
해반천을 흐르다하성자 신명마을 앞 해반천 따라여름이 이글이글 흐르고 있었다물방개, 장구벌레, 개구리 알들을음각하는 햇살로 산란하는 물빛은개망초 꽃 사이로 나래 길 내는 벌들과그 길 비켜서 제 길 펴는 바람의 맘씨로하루살이 떼 지천인 하수구를 거슬러사는 냄새 깊숙한 폐허의 집에 닿는다애당초 발치에도 못 닿을 유전자로납작한 민낯이 후끈 서러운 질경이의온 힘 다해 버티는 허기진 뿌리에게개구리밥 담송담송 핀 징검다리 소식과포올짝 건너오는 해맑은 아이들 소리로길마다 길로 이어진 이야기를 유전하는신명마을 앞 해반천 따라여름이 이
늪 1 - 움 터이동배 깊어진 불멸의 터 밤마다 소곤거려잦아진 자맥질에 들새 떼 찾아와서그림자내어 비추며둘러앉은 새 움 터낯설은 울음소리 빛으로 사루어서수천 년 정을 모아 모여든 삶을 챙겨뱁새도종종거리다폴짝폴짝 노니는긴 세월 맴을 돌며 쌓여진 시간들이한동안 염원 모은 질긴 삶 뒤적일 적오늘도되새김질로뒤안길을 여민다. “삶 이어온 곳은 본래부터 늪…”늪은 원래 질퍽한 곳이며 한 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지만 생명의 기원이기도 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곳이기도 하다.사람이 살고 있다는 건 이 세상
문진問診송인필가슴 속 촘촘히 박힌그대 목숨소리 그대 체취 급하게 내려 놓고 까맣게 쫑대로 선 해바라기하현달 깊이 기침으로 박힌다고흐가 막도장을 찍는 밤 “이 아득함 속에서 여름이 핀다”도서관 사물함을 열면 오래 묵어 깊은 꽃향기가 난다. 책을 읽다가 목젖을 툭, 치는 글 갈피에 꽂아둔 꽃내음, 해바라기 꽃잎이 고흐의 그림 속으로 길을 연다. 촘촘히 박힌 슬픔을 가슴에 심고 고개를 떨군 해바라기처럼 오래된 책은 갈피마다 침묵의 뼈알들을 품고 있다.사랑도 그렇다. 우리가 만나고 떠나보낸 시간의 무게는 가벼움의 뿌리가 되고,
섬 정보암 섬에는 맨 처음찾아든 사람들태고적 고독해식되어 있었다켜켜이 벼린 주상절리한처럼 쌓여 있었다.모진 삶의 뿌리염분 잦아진 돌틈뿌리 내린 애송처럼해풍 붙잡고 있었다.밤새뭍을 삿대질 한그 섬에는움푹 패인 가슴이시퍼렇게 뒤척이고 있었다. “그 섬에 가고 싶다”섬을 처음 찾아든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의 회한과 뒷모습이 아른거린다. 밤바다같은 절대고독, 해식되어 우뚝 솟은 거부의 몸피.먼 옛적에는 광야에 우뚝했을 봉우리가 물이 차오르면서 저마다 섬이 되었다. 정수리에는 머리카락 같은 소나무들 이고서. 파도와
다시 또 너에게로 가는 저녁 하 영 란너와 하나가 된다면달구어진 몸으로 너에게뛰어들고 싶다보들하고 파릇한 이불에 싸여돌돌 말려서뜨거운 입김 속으로 들어가너와 하나가 되고 싶다네 깊은 곳으로 들어가나는 녹아내린다하나가 될수록불을 머금은 열정이네 안으로 가 타고 있다네가 부르지 않아도나는 너에게로 가고다시 또 너에게로 가고 있는 저녁밤은 어두워도 빛나고또각거리는 목발 소리도너와 함께라면배추밭에 내리는 이슬이 된다“외로울 이유가 없다”인간을 사랑하는 동물과 식물, 사물이 있다. 그것들이 나에게로 와서 나를 만든다
유월의 별 - 석정 윤세주 열사이 윤 청보리가 아름다운 유월이었네나를 관통하는 초록, 반짝이는 눈동자들이 부끄러워 나는 자꾸 눈이 붉어졌네 꽃 진 자리마다 딱지마냥 아프게 잎이 돋는데- 누구도 탓하지 않았기에 나는 그 침묵의 뿌리까지 걸어 들어가 홀로 아프네 나, 유월에 태어나 유월에 사라졌지만 어둠속의 별이 되었네 요절을 부추기는 바람의 손을 자꾸 뿌리쳤네 눈물을 풍장 시키고 마음의 행방을 물으며 나는 차라리 세상 속으로 함몰되고 싶었네아직 죽지 않았지, 이 세상 머물기는 42년에 지나지 않았으나 붉은 태양이 유배당했던 땅에서 저
김해천문대김 용 권 천장에 고인밤하늘 문장은 장엄하지누군가 보고 싶을 때안드로메다 폭풍이 몰아치는천문대로 가봐여기는 별의 사막 한가운데,빛이 걸어가는 구멍마다짤랑 거리는 동네가 서지나는 떠돌이별어둠이 찔러오는 곳마다백만 송이등불을 걸어두지비껴나는 건 모두별똥별이 되지사라지는 백색왜성처럼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을 때그때, 천문대로 가봐“만날 수 없는 사람을 만나려면…”누구나 그리움 하나쯤 안고 살아간다. 그리움의 대상은 무한하다. 오가며 그리운 사람의 집에 얹어 놓은 내 마음은 무한히 부풀고 있다
담쟁이 넝쿨 되어허 남 철 거리에휠체어가 춤을 춘다.탈 시설을 외치며보이지 않는 족쇄에서 벗어나자유자로 거듭나려고발버둥을 쳐 본다.담장 밑에서옹기종기 모여 담을 넘자고모의하는 담쟁이 되어바깥세상은두 다리 펴고 잠 잘 수 있을까바깥세상은마음껏 말 할 수 있을까바깥세상은마음껏 사랑 할 수 있을까바깥세상은마음껏 일 할 수 있을까담쟁이 넝쿨 되어높은 담을 기어오른다,살맛나는 세상을 향해,,“길게 뻗어 담장을 넘어라”사회복지 현장에서 활동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시로 승화 시키고자 필자는 복지문학이란 또 다른
우산의 덜미송 미 선 유통기간이 하루 남은 우산을 샀습니다우산대를 빙글빙글 돌리며 걷습니다웃음소리가 우산에 앉기도 전에눈물방울이 튕겨 나가네요비바람이 몰아치는데아무렇지도 않게세 개를 한 묶음으로 팔고 있었기에덥석 쥐었습니다계절을 버무려마음 가는대로 하나씩 꺼내 쓰고 버리려구요생각을 낭비해버린 것을 알아챘을 때한 계절이 끝나고 있습니다다음 계절의 계획표를 만들기 전붉어지던 빗방울이 그치네요접혀지지 않는 우산살이 우두두둑부서지는 기미가 느껴지네요뼈대가 생각보다 단단한가 봅니다이제 비가 그치네요 그러나실마리가 주렁주렁 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