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문화가 바뀌었다. 몇십 년 전만해도 아파트에 사는 사람보다 주택에 사는 사람이 더 많았다. 지금은 아파트 거주 인구가 주택 인구보다 훨씬 많다. 이 차이는 대도시일수록 더 심하다. 땅은 좁은데 자기 집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의 열망이 도시에 빌딩 숲을 세운 셈이다. 이젠 시골에도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우리는 옛부터 신발을 벗어 댓돌 위에 두고 마루를 지나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의자가 있는 게 아니어서 그냥 방바닥에 앉았다. 손님이 오면 방석을 내어 그 위에 앉게 한다. 밥상도 무거운 걸 부엌에서부터 들고 들어와 먹는
얼마전 어느 TV 경연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눈물이 핑 돈 적이 있다. 일곱살 어린아이가 이선희의 '아 옛날이여'를 아주 멋지게 불러 놀라기도 했지만 그 어린이가 한 심사위원과 나눈 이야기가 가슴에 남아서였다. "너에게 있어 그리운 옛날은 언제냐"라는 한 심사위원의 질문에 경연 참가 어린이는 "친구들과 키즈카페에서 마스크를 벗고 신나게 놀았을 때가 그립다"고 대답했다. 필자에게도 이 말은 그리 낯설지 않았다. 아이가 예전처럼 친구들과 놀고 싶다는 말을 할 때마다 '코로나 때문에 안돼'라며 단칼에 잘라버리곤 했다. TV를 보면서 아이에
지난 20일, 가락국시조대왕 숭선전 2021년도 추향대제가 200여 명의 관계자·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성대히 봉행됐다. 그런 가운데 명함을 돌리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지난 추석 전후에도 시내 곳곳에 평소에 보이지 않던 이름의 현수막이 종종 보였다. 아마 내년 선거를 대비해 이름을 홍보하려는 사람들이라 생각된다. 이 작은 나라에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을까? 이러한 현상을 목도(目睹)하면서 저 사람들이 정말 우리의 지도자가 될 인품과 능력, 투철한 소신이 있는가에 대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라발 지구는 산업혁명기에 급속도로 몰려든 이민자들이 모여 형성된 동네였다. 좁은 골목을 끼고 작은 아파트들이 무질서하게 들어선 이 거리는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데다 치안이 좋지 않아 현지인들조차 출입을 꺼리던 곳이었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 바르셀로나 시가 '아름다운 라발 만들기' 운동을 기획했고, 디자이너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져 지금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트렌디한 곳이 되었다. 독일 뒤스부르크는 유럽 최대 규모의 '티센 제철소'가 자리잡고 있었으나, 80년대 들어 철강산업의 몰락으로 약 60만 평에
'사랑의 회초리'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있다. 사랑의 회초리가 필요하다 또는 필요 없다는 의견, 그리고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는 중립적인 의견들이 팽팽하다. 지난해 10월 양천 아동사망사건, 일명 정인이 사건으로 우리는 한 생명을 잃었다. 사건 이후 정부는 수많은 대책안과 법률 개정안들을 쏟아냈다. 다시는 학대로 사망하는 아동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모두의 노력들도 보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인천 아동사망사건, 대전 아이스박스 유기 사건, 진주 친모 학대사망사건 등 많은 아동학대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아동학대자에 대해 범죄 형량을 늘리는
코로나19는 2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높은 전염성을 가지고 있고 변이 바이러스로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가 팬데믹(pandemic)에 빠졌고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이 멈췄다. 그 영향은 문화예술인들에게는 더없이 가혹했다. 문화예술 분야의 장기적 침체는 예술인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금전적 손실에 따른 회복은 고사하고 예술을 펼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 모든 공연·전시가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그나마 비대면으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곳도 한정적이다. 그렇다고 예술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2014년 대기업을 퇴사하고 창업의 길을 걸었던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아무런 계산 없이 뛰어들었던 사업은 마치 종착지 없는 고속도로 위에서 오래된 수레를 끄는 기분이었다. 아무리 달려도 수레는 제자리였고 나를 스쳐 지나가는 고급 승용차들이 야속하기만 했다. 시간이 지나 약간의 성공을 맛보게 되었고 지금은 그 수레를 잠시 밀쳐두었다. 현재는 그간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시절 알고 지낸 대표 중에 고급 승용차를 넘어 초고속 로켓을 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미 엑시트(exi
그리스 신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죽은 자신의 아내를 다시 이승으로 데려가기 위해 지하세계까지 찾아온 오르페우스에게 벌어진 일이다. 지하세계를 다스리던 하데스는 오르페우스의 연주에 감동해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를 돌려보내 주겠다고 했다. 다만 저승에서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절대 뒤돌아보지 말아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하지만 지상세계에 다다를 무렵 오르페우스는 하데스와의 약속을 어기고 그만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아내 에우리디케가 잘 따라오는지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 순간 에우리디케는 오르페우스의 손에서 미끄러지며 영원히 돌아오지
'매 2년 마다'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비엔날레는 1896년 시작된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처음 사용된 이후 격년제로 개최되는 국제미술이벤트를 통칭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 백 여 개가 넘는 비엔날레들이 개최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도 이 십 여개가 넘는 대규모의 국제문화예술행사들이 개최되고 있다. 세계 주요 비엔날레로는 백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베니스비엔날레를 비롯해 미국의 현대미술을 조명함으로써 세계현대미술의 중심이 미국임을 강조하는 휘트니비엔날레와 브라질의 사웅파울로비엔날레 등이 있다.
기후위기라고 한다. 전 세계가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지구평균기온 상승 1.5℃를 막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 54일의 최장 장마와 부산 최고급 고층 아파트가 하이선,마이삭이라는 태풍에 창문이 깨지는 일상이 지금과 같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2030년 내 몇 배로 더 자주, 더 강하게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 이번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6차보고서 제1 실무그룹이 내 놓은 결론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으로 내다봤던 1.5℃ 상승이 2030년~2040년까지 당겨졌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
'여성도 군에 가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표가 수년 사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더니만 급기야 어느 대통령 예비후보의 주요 공약으로까지 공표되고 이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헌법 제39조」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라고 되어 있고 관련법에 따라 우리나라의 병역제도는 징병제를 근간으로 직업군인제를 병행하고 있다. 다만, 여성에게는 징병을 면제하고 남성에게만 징병에 의한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남녀 구분 없이 장교 및 부사관에 대해서는 모병에 의한 직업군인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병역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사실상 첫 시내버스 준공영제인 '창원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출범 한달이 지났다. 창원시는 내년 하반기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 2023년 간선급행버스체계(Bus Rapid Transit) 구축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창원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반쪽에 불과한 상태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준공영제 도입과 동시에 운수업체가 가지고 있던 노선권을 지자체로 이관하는 조건으로 재정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창원시내버스 준공영제에선 노선권을 운수업체가 그대로 들고 있다. 민영제처럼 노선권을 운수업체가 쥐고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