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팔 길이 원칙(Arm’s Lenth Priciple)'이 있다. 영국의 예술행정가 존 피크가 에서 역설한 말로, 1945년 영국예술평의회가 창설될 때 관료와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채택한 원칙이었다. 정부나 지자체가 공공적 후원자로서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하지만, 그 자율성을 침해해
처음 법률 공부를 시작했을 때 정말 외워지지 않는 것이 법원의 관할이었다. 창원지방법원은 맞는데 진주지방법원은 틀렸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이 정확한 표현이다. 경남에서 본원은 창원지방법원 뿐이고,나머지 법원은 모두 본원의 '지원(支院)'에 불과하다. 통영에는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이 있고,밀양에는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이 있다. 송무를 하고 있는 현재는
지난 4월 13일, 정치인과 국민들의 한판 승부가 있었다. 프로 9단 정치인과 아마추어 초단 국민들의 대결이었다. 이번에도 프로 9단들은 온갖 꼼수와 편법으로 판을 흔들었다. 국민을 향한 정치 갑질도 심했다. 그러나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들의 상식과 지혜가 승부처마다 힘을 발휘했다. 결정적 묘수를 통해서가 아니라 한 수 한 수의 힘을 보태서
4월은 화사한 계절이다. 산과 들에는 철쭉과 유채 등 온갖 꽃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색들이 넘쳐난다. 이맘 때 쯤이면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축제를 개최하는 한편 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김해도 마찬가지이다. 관광산업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관광산업은 전 세계의 지역총생산(
운동 삼아 운동장 가장자리를 박음질하듯 걷는다. 한 바퀴 돌고 먼 산 한 번 쳐다본다. 산은 연두색 옷으로 갈아입고 그윽한 눈길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내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말이 없다. 연두는 세월이 지나면 초록으로 변하고 초록은 다시 주황으로, 주황은 나뭇잎으로 다 떨어져 버리고 나목(裸木)의 색으로 남는 것이 계절의 색깔인 것 같다. 따뜻한 봄날의
조선 세종 7년, 1425년에 편찬된 는 우리 김해인의 특징을 강간(强簡), 역농(力農), 호학(好學)의 세 단어로 표현하였다. 김해라는 자연지리적 공간에서 살아 온 김해인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했던 인문지리지의 기술이다. 기록자의 선입관이나 주장도 포함되었겠지만 400년 지나 1833년에 간행된 에도 똑 같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계약을 하고 산다. 부동산임대차계약, 부동산매매계약, 물품공급계약, 공사도급계약 등. 이런 각종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것이 계약금, 해약금, 위약금이라는 용어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생각보다 위 용어의 의미와 법적 효과를 잘 알지 못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A는 B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매
19줄×19줄은 바둑판에 그려진 세로줄과 가로줄의 수다. 그 위에 바둑알을 놓을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대에 가깝다. 그래서 바둑을 흔히 우주와 인생살이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이 흥미로운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인간과 기계의 무한함을 가로 세로 19줄 위에서 비교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국은
'두리'를 아시나요? 독자여러분들은 '두리'라는 이름이 생소할 것이다. 하지만 '순천만' 하면 모두가 안다. 그럼 오늘의 주제인 두리와 순천만의 이야기로 한 도시가 어떻게 변해가는 지를 살펴보자. 1980년 무렵에는 순천만 습지에 매년 수십 마리의 흑두루미가 도래했다. 그러던 1989년 어느 날 순천만 곁의 한 마을에서 동사무소 직원이 다리를 다
정월 대보름달을 볼 수 없다는 일기예보가 야속했다. 가족의 건강과 김해시민의 안녕, 나아가 남북관계가 불안한 우리나라의 평화를 달님께 빌어야 하는데… 날이 흐려 하늘이 살짝 내려앉은 듯한 저녁나절에 척사(擲柶)대회가 있다는 친구의 서실로 향했다. 서실에서 귀밝이술과 산나물에 오곡밥을 먹고 편을 갈라 척사대회를 했다. 신명나는 윷놀이 두어 판에
대성동고분박물관에 내걸린 세계유산잠정목록 등재 축하 플래카드가 차가운 겨울바람에 저 혼자 나부끼고 있다. 2013년 12월 대성동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가는 대기명단에 오른 것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다. 시간이 지나서인지 눈여겨 보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 내용과 의미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은 듯하다. 대성동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김해
지난해부터 또 다시 밥상 논쟁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흔히 봐왔던 밥그릇 싸움과 다르다. 제 밥그릇 챙기기 싸움은 이미 정치권의 완승으로 끝난 지 오래되었다. 새로 시작된 밥상 논쟁의 대상은 수저들이다. 수저를 만든 재질에 따라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로 나누어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밥그릇 싸움처럼 누가 챙기느냐가 아니라 이 싸
우민호 감독이 만든 '내부자들-디 오리지널'이란 영화를 보았다. 평소에는 주인공이 검사나 변호사인 영화는 사실 왜곡이 많다고 생각해 피해왔는데, 친구의 성화 때문에 같이 보게 되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오는데 마음이 무거웠다. 과장된 부분이 많았지만 있을 법한 이야기라 공감이 많이 갔다. 거기에다 몰입해서 영화를 보았기에 머리까지 아파 왔다. 어느 사회
그가 쓰는 시와 수필이 좋아 내가 따르는 시인 한 사람이 마산에 살고 있다. 가끔 마산으로 찾아가 형, 동생 하면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사이다. 새해 들어 부탁한 원고를 잘 써 주어 감사 인사도 드릴 겸 마산을 찾았다. 이번에도 삼겹살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인은 축하를 받아야 할 일이 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해에 신청한
지난 주말에는 충남 서천에 있었다. 영하 15도가 넘는 추위와 40㎝가 넘는 적설량을 경험했다. 지역주민들도 이렇게 많은 추위와 눈은 최근 몇 년 동안은 처음이라고 했다. 내린 눈은 세상을 수평으로 만들어 버렸다. 길인지 들판인지 도무지 구분할 수 없었다. 서천 국립생태원은 주말마다 수천 명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추위 탓인지 수십 명의 사람들만 거닐고 있
우리나라에서 럭비는 전형적인 비인기종목이지만, 지난 해 9~10월 종주국 영국에서 열렸던 제8회 럭비월드컵은 FIFA월드컵과 하계올림픽 다음 가는 세계 3대 스포츠이벤트였다. 40여 일의 대회기간 내내 각국 응원단과 시민들의 물결로 영국 전역이 들끓었고, TV로는 209개국의 7억 7천200만 가구에 중계돼 수십억 명의 시청자들을 흥분케 하였다. 우리나라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든 어린 아이들이든 어떠한 일을 결정할 때에는 나름의 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그 선택의 기준은 가치관, 도덕성, 법적 판단 등에 기반을 둔 합리적인 것일 수도 있고, 갑작스런 충동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러한 결정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적당한 수준까지는 인내할 수 있을 때에야 자신의 삶 속에서
전문가들이 내놓은 2016년의 전망은 위기와 기회의 공존이다. 기회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좋은 정치지도자를 뽑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가오는 4월 13일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김해에서 시장 재선거까지 같은 날 치러진다. 나라를 위기로 몰고 갈 나쁜 정치인을 뽑는 것도, 나라를 기회로 이끌 좋은 정치인을 뽑는 것도 국민의 몫이다. 헌법 제1조에 규
푸른 초원 위에서 양 두 마리가 풀을 뜯는 그림에 '康安萬事如意(강안만사여의·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진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연하장을 친구로부터 받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을미년의 마지막을 맞았다. 를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도 연초에 계획한 일들을 모두 이루셨는지 궁금하다. 많은 일을 계획하고 실천한다고는 하였으나
추위가 매섭다.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됐다.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은 겨울이 힘든 법이다. 자연도 겨울을 힘들어 한다. 수많은 생물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적응'이란 힘겨운 활동을 한다. 시든 풀은 씨앗을 남겨 겨울을 견딘다. 나무는 낙엽을 떨어뜨리고 나서 최소한의 에너지로 겨울을 넘긴다. 곰은 아예 겨울잠을 잔다. 최근 들어 야생동물에 대한 보도가 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