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X년 4월 16일 아침, 평온하기 그지없는 알제리의 해안 도시 '오랑'. 의사 '베르나르 리외'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을 나서다가 피를 토하고 죽어 있는 쥐 한 마리를 발견한다. 병원을 관리하는 수위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리외는 퇴근길 자신의 집 복도에서도 피를 토하고 쓰러진 쥐를 발견하고선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한다. 그리고 며칠 뒤, 도시는 온통 피를 토하는 쥐들의 사체로 덮이기 시작했다. 페스트의 시작이었다. 평온하기 그지없던 이 조용한 해안 도시는, 사람들의 곁에서 피를 토하고 죽는 쥐들
우주 속 한 점 푸른 별, 지구는 늘 분주하고 시끄럽다. 올 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와의 전쟁, 연이은 폭염과 태풍, 미대선, 김해신공항 백지화등 위정자들의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장 남은 달력이 시간을 재촉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시간 관리를 잘 하는 이는 풍요와 보람을 누리지만, 소홀히 한 이는 후회와 회한으로 남는다. 모두가 시간에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닌 시간을 잘 활용하며 자신감 있는 우리 삶이 된다면, 시간의 지배자로 삶을 산다면 일상이 더 가치로 울 것이다. 세상에는 두
언제부터인가 나라 곳곳에 이태원의 '경리단길'을 본뜬 이름들이 하나둘씩 등장하더니, 이젠 새롭게 꾸며진다 싶은 길거리엔 모두 '-리단길'을 붙이고 있다. 객리단길(전주), 평리단길(인천), 황리단길(경주), 해리단길(부산), 봉리단길(김해) 들처럼, '-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길거리는 전국에 20여 곳이 넘는다. 도시의 낡은 골목들이 새롭게 단장을 하고, 쇠퇴한 골목들에 사람들이 북적대는 일은 분명 반길 만한 일이다. 그러나 왜 하나같이 '-리단길'이라는 이름이어야 할까?
길 없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서면 바로 길 아니던가. 깊어진 가을, 옷이 두꺼워지기 시작한 지금도 코로나 19 위세가 만만치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편하지만 스스로와 다른 이들을 보호하고자 실천하는 시민정신들이 가을과 더불어 보다 성숙해진 분위기다. 근 한해 가까이 만남 자리를 자제하는 동안 갑갑함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들은 TV 시청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실내를 벗어나 둘레길 산책이든 등산이든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도 부쩍 늘어났다. 김해 둘레길은 대부분 아름답다. 김해분성산 생태숲 둘레길, 분성산 편백숲을 포함하
코로나19 사태로 조상을 모시고 다례를 지내는 우리의 전통 명절인 추석에도 정부와 각종 미디어들이 총 동원돼 귀성을 자제하라며 우리 사회가 극도로 위축되어있던 슬픈 그때, KBS 2TV에서 방영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불리었던 '테스형'이라는 노래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에서 그가 부른 '테스형'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칭한다. 그는 9가지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이 노래를 발표하고 '논개', '
만추의 김해는 아름답다. 가야누리 길은 가을 단풍과 갖가지 열매들이 산책자들을 맞는다. 적당히 세월의 강을 지나온 시니어들이 산책로를 쓸고 있다. 새벽 봉사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용돈까지 생기니 기쁨이라신다. 시니어들의 표정 속에 지난 삶을 읽는다. 그들은 세상의 풍파를 칠팔십년 겪어왔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산책로를 쓸며 미소할 수 있음은 그야말로 삶의 철학자들이 아니던가. 철학은 인간 존재의 불완전성에 대한 이해와 삶의 방식에 대해 길을 열어준다. 끊임없이 행복을 찾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위로를 주고 지침이 된다. 해마다 가야
태양광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이번 장마의 또 다른 이름은 기후위기'라고 일컬을 정도로 기후위기는 바로 우리 눈 앞으로 다가왔다. 에너지 분야에서 기후위기를 만들어 낸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를 2030년까지 전면 폐쇄하고 재생에너지로 정의롭게 전환하라는 시민들의 요구는 날로 드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당 국회의원 윤영석 의원(양산 갑)은 '태양광 설비, 하루 한 번 꼴로 사고', '5년간 태양광 설치로 307만 그루 벌목' 이라는 전형적인 과장 왜곡보도로 태양광 '가짜뉴
꽃은 사람들 일생에서 아주 특별한 순간에 함께 한다. 결혼식, 장례식에 꽃이 동반하는 것도 그런 의미일 것이다. 꽃으로 먹고 사는 일이 낭만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화훼산업 종사자에게 꽃은 어떤 의미일까? 꽃 농사꾼, 꽃 상인, 얼핏 근사하게 느껴진다. 내가 만나본 그들은 꽃과 함께 할 자격이 충분했다. 꽃을 향하는 정성, 너른 맘씨와 몸짓, 숙련된 솜씨를 지녔다는 것, 그들은 꽃받침 같은 사람들이었다. 김해시가 전국최대 화훼생산지가 된 배경은 화훼생산자와 김해시가 부단히 노력해 온 결과인 것이다. 모든 분야가 다
나는 무한정 높아진다. 몇 번의 매미가 울고 또, 몇 번의 바람이 불더니 기어코 여름은 날개를 만들어서 왔다. 오색의 날개를 만들어 온 여름은 뒤꽁무니 선명하게 몸에다 수를 놓았다. 왔다가 가는 것에는 흔적이 있다. 얼음을 녹여 끓이는 밤이 지나고 오래 들여다본 계절이 삭아서 떨어지면, 나무의 거리는 조용해져서 가로누운 벤치로 올라간다. 오늘도 나는 아름다운 눈빛을 하고 저산을 돌아서 온다. 신은 빗소리를 꿰매느라 이번 여름을 다써버렸다. 지루한 장마였다. 떨어진 빗방울을 쓰다듬는 아침이 오면 고양이가 그린 평화로운 빛의 궤적이 살
영국 리즈대학과 덴마크 기상연구소는 지난달 31일자 'Nature Climate Change' 저널에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상(ice sheets)이 빠르게 녹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기후온난화 전망중에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빙상이 위성에 의해 모니터링 된 1990년대 이후, 남극 얼음이 녹아서 전 세계 해수면을 7.2mm 상승시켰으며, 그린란드 얼음이 녹아서 10.6mm를 높였다. 그리고 최근 측정에 따르면 세계의 바다는 현재 매년 약 4mm씩 상승하고 있다. 연구 리더인
탈출구가 아득한 감염병과 폭염에 뒤이어 온 태풍으로 모두가 힘들어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람들과 잘 소통 되어야 비로소 가치와 존재감을 가진다. 그런데 친한 이웃과 밥 한 그릇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지금, 우리는 무엇인가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 위로 받아야 하지 않을까. 비대면(un-contact) 시대 디지털 기술은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담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를 포함한 뉴미디어는 우리 실생활 안에 너무나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 시대 포노 샤피언스(phono sapiens)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손
잠을 설친다. 새벽이면 전차를 끌고 산을 넘어간다. 무수한 혁명과 야한생각들이 동트는 새벽을 달린다. 코로나로 인한 장기적인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시국에 비까지 더한 국가적 우환에 걱정이 태산이다.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란 말이 요즘 너무 친근하게 들리기도 한다. 모두가 지칠 줄 모르는 폭군이다. 연일 동네가 물에 잠기고, 소가 지붕위로 올라가고,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났다. 코로나 하나만 해도 경제활동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불안한데 물난리가 겹치니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 하나님께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