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놀이를 할 때, 인형의 옷을 직접 만들어야 직성이 풀렸던 여자아이가 있다. 그 여자아이는 재봉틀로 가족의 옷을 직접 지어 입혔던 어머니가 쓰고 남은 자투리 천을 이용해 인형의 옷을 만들었고, 인형의 머리카락을 잘라보았고, 물감으로 염색도 해보았다. 어린 시절, 자신만의 감각으로 인형의 스타일을 만들었던 김문경(37). 그는 지금 가죽공예가가 돼 있다.
올해 열린 제10회 김해시공예품대전의 대상작은 순백의 도자기에 연꽃을 곱게 올린 '연꽃 다기 세트'이다. 김해 늘솜도예 대표 강문식(40) 씨의 작품이다. 차 주전자, 사발, 찻잔 등을 연의 모양으로 성형했다. 연꽃의 분홍과 녹색 잎을 백자 위에 올려 깨끗하고 화사하게 표현했다. 마치 하얀 모시에 작은 연꽃을 수놓은 은은한 한복을 입은 여인처럼 우아한
나무를 다루는 사람을 목공(木工) 또는 목장(木匠)이라고 한다. 목장은 또 건축물 등 큰 공정을 다루는 대목장(大木匠), 조각과 일반가구를 전문으로 하는 소목장(小木匠)으로 나뉘어진다. 소목장은 건축물에 조각을 하거나 장롱, 함 등의 일반 가구와 서가 등의 문방구를 만드는 사람이다. 소목장이라는 용어는 고려시대부터 사용했으며, 관청에 소속된 국가기술자로 대
"공부하다가 죽어라." 문인화가 목천 김상옥(55)은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해인사 종정 혜암 대종사가 수좌들에게 남긴 말씀이다. 목천은 15세 소년시절부터 그림을 그려왔으니, '화업(畵業) 40년 인생'이다. "그림 공부 하면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림 공부만 하다가, 그림만 그리다가 죽을 겁니다." 그의 어
재미있다. 아름답다. 신비롭다. 궁금하다. 만져보고 싶다. 동화도 생각나고 신화도 떠오른다. 김동균(42) 작가의 작품 '여성'은 나무를 깎아 만든 큰 공작기계처럼 보인다. 작은 손잡이를 돌리면 톱니바퀴가 여러개 맞물리면서 큰 원판이 돌아간다. 원판에는 여성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의 삶이 조각돼 있다. 한 여성의 삶이면서 동시에 한 우주이다. 작품 아래
김해 상동야구장은 롯데 자이언츠 2군 선수들의 보금자리다. 2군이라고 해도 조직은 1군과 다를 게 없다. 감독·코치·트레이너가 있고, 팀의 일상을 관리해주는 매니저도 있다. 여기에다 선수만도 50명을 넘는다. 상동에서 꿈을 키워가는 선수들과 그들의 꿈을 키워주는 코칭스태프의 이야기를 들어본다.▶정인교 감독"야구는 백업 기량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박목월 시 '나그네' 전문)이 시에 나오는 술은 무슨 술일까? 아마도 막걸리일 것이다. 막걸리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 고유의 술이다. 선조들은 고두밥에
택견은 우리나라 고유의 맨손무예이다. 여러 문헌에는 택견이 수박(手搏)·수박희(手搏戱) 등의 한자로 표기돼 있다. 오늘날의 택견은 삼국시대 이전부터의 경기 또는 놀이형태가 전승, 정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격렬한 싸움 기술이면서도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입히지 않는 경기방법도 있고, 가공할 무술적 기법도 함께 전해져 온다. 1983년에 중
박물관은 살아있다. 박물관은 과거의 박제물이 아니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지금을 떠받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이다. 오늘날 우리가 이 모습으로 서 있게 한 최초의 발자국, 눈부신 기술의 원동력이 된 최초의 움직임, 까마득한 시간의 저편에서 현재로 전해져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곳이 바로 박물관이다. 국립김해박물관이 본관 상설전시실을 리모델링하고 재개관
극장에서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브이'를 보고 난 뒤 대한민국의 꼬마들은 열병을 앓았다. 공책에다 '로보트 태권브이'를 그려보는 건 기본이었다. 잘 그리거나 못 그리는 차이는 있었지만. 그런데 한 소년은 실제 크기의 '로보트 태권브이'를 그리고 싶었다. 만화영화에서는 태권브이의 발 크기가 주인공 훈이의 몸만큼이나 컸다. 소년은 태권브이의 발을 자신
우리나라의 사찰에는 탱화가 걸려 있다. 탱화는 부처님과 불교신앙을 소재로 한 그림이다. 일본이나 중국 등지의 사찰에서는 탱화를 보기 힘들다. 탱화와 비슷한 개념의 불화(佛畵)가 있긴 하지만, 탱화처럼 직접적인 신앙의 대상으로 봉안되거나, 불상의 뒷벽에 거는 후불탱화로서의 성격을 지니지는 않는다. 탱화는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사찰에서만 볼 수 있는 불심의 표현
수로왕릉. 김해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이자, 김해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장소이다. 이 수로왕릉 앞에 가면 우리 전통춤을 연구하고 공연하는 전문예술단체가 있다. 무용가 최경옥(49)이 이끌어가는 '가야의 혼'이다. 수로왕릉 정문에서 바라보면 오른쪽에 예술단인 '가야의 혼'이 있고, 왼쪽에는 '가야의 혼'이 연습을 하는 한편 수강생들을 가르치는 무경
어머니의 포근한 품에 안긴 아이, 어머니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웃는 아이, 아이를 하늘 높이 올려주는 어머니, 아이와 함께 먼 곳을 바라보는 어머니…. 어머니와 함께 있는 아이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마음을 부드럽고 평화롭게 해준다. 어머니의 사랑 속에서 한없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아이의 모습.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고향 같다. 그 모습을 조각
도자기로 빚어낸 고양이 두 마리. 앞발을 얌전하게 모으고 허리를 곧추세운 채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고양이의 몸에는 꽃이 만발해 있고, 싱그러운 풀잎이 바람에 산들거리고, 나비가 날고…. 아름다웠던 어느 봄날, 꽃밭에 나온 고양이를 표현한 작품인 줄 알았다. 그런데 사실은 도자기핸드페인팅 작가인 김현소(33) 씨가 들길을 산책하며 보았던 꽃과
중학교 2학년 국어시간. 소녀는 '나의 꿈 찾기' 발표 수업 때 "내 꿈은 화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미술 수업을 받은 적도 없고, 누가 화가가 되라고 말해준 적도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인가부터 "나는 화가가 되고 싶다, 화가가 될 것이다"는 생각이 마음 깊이 자리 잡았을 뿐이다. 아주 서서
보석은 빛깔과 광택이 아름답다. 그래서 장식물로 이용된다. 현재 지구상에는 4천개 이상의 광물이 있지만, 이중 50여 종만이 보석으로 분류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이들은 매장량과 산출량이 적어 귀하고 또한 비싸다. 그래서 귀중한 돌 즉, 보석(寶石)이다. 반짝이고, 투명하고, 오묘한 빛깔을 지닌 보석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일까. 15세기께 이
"흙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싶어요. 아무런 장식이나 그림 없이, 단순하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빚어낸 것을 가마에 넣고 나면 그때부터는 불에게 맡깁니다. 저는 1차 작업을 할 뿐, 2차 작업은 불이 하는 거지요. 불의 작업은 인간의 손길 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마에 불 올린다'고 말합니다." 청욱도예 박주욱
인류가 동물의 가죽을 사용한 시기는 석기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동물을 사냥해 음식을 구한 것은 물론, 동물의 털과 가죽을 이용해 몸을 가리고 보호했다. 인류가 터득한 최초의 기술로 가죽 사용을 드는데, 그 이유는 이런 까닭에서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가죽제품은 이집트 시대의 것으로, 무두질한 가죽샌들·가죽옷 등이 남아 있다. 무두질은
목불 불사는 나무속에 앉아 있는 부처님을 드러내는 일이다. 목불은 나무의 바깥에서부터 일정한 양을 깎아내며 조각해야 한다. 처음부터 치밀한 설계가 있어야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완성될 때까지 불모(佛母. 부처를 낳는 어머니라는 뜻도 있고, 부처를 조각하거나 그리는 사람을 부르는 이름도 된다)의 지치지 않는 정신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조각칼 사용법에 능통해야
진례 상촌마을에 터를 잡은 '소림기념관'이 오는 9일 문을 연다. 상촌마을에서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온 광주안씨 문중의 유학자 소림 안병석(所林 安秉奭·1910~1975)을 기념하는 공간이다. 고서화작품과 도자기·고승유묵·서양화 등이 전시된다. 지역의 작은 기념관이지만, 그 안에 소장 전시되는 작품들 중에는 문화재급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