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다.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이 있어 더 더웠다. 아들은 무던한 성품은 좋았으나 공부는 썩 잘하지 못했다. 나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걱정이었다. 아들에게 관심이 많아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자식 키우기가 내 마음 같지 않다'라는 말이 실감 났다. 공공연히 아들에게 "너도 결혼해서 너 닮은 자식 한번 낳아봐
성과 관련된 '범죄'가 잇달아 위헌판결을 받고 있다. 2009년 혼인빙자간음죄에 이어 최근에는 간통죄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곧 위헌심판을 받게 될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특별법)'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혼인빙자간음죄는 여성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남성만을 처벌 대상으로 삼아 남녀평등에 반할 뿐 아니
봄이다. 입춘은 벌써 지났고 우수도 지나 이제는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이다. 인간 세상은 복잡하게 얽혀 규칙적으로 반복되지 않지만, 자연은 이렇게 추운 겨울을 지내고 또 다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아스팔트 사이의 조그만 흙뭉치 틈에서도 봄꽃은 피어났다. 김해 곳곳의 공원에도 매화가 이미 만발했고 다음 주면 개나리도 필 것이다. 주변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계절
2015년 첫 연휴인 설날이 지났다. 요즘 설날은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신문에는 연휴를 이용해 여러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이 광고되고, 항공·선박을 이용한 해외여행 관련상품도 많이 나왔다. 지난해 실시한 어느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로자 10명 중 4명은 설 연휴기간 동안 추가수당을 받고 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
친한 사람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영화 '국제시장'에 대한 감상이 오갔다. 영화를 대부분 보았는지 모두 한마디씩 느낌을 말했다. 한 후배가 "영화 '국제시장'은 제목이 '아버지의 인생' 정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에 대해 다른 의견이 없었다. 영화를 제작한 감독이 말했듯이 국제시장은 하나의 배경이었다. 주인공 덕수(황정민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바뀌면서 저개발국가에서 온 이주민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 인종 차별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주민 여성의 목욕탕 출입을 거부하거나, 상점 점원이 피부가 검은 이주민에게 모욕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례도 있다. 개인적 차원의 모욕을 넘어 고용, 교육, 각종 서비스 이용 등 사회활동 전반에 걸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
겨울이 되면 으레 나오는 단골 뉴스가 있다. 바로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의 가축 전염병 이야기이다. 조류인플루엔자는 2003, 2006, 2008, 2010, 2014년과 올해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발생했다. 이제는 거의 토착화되어 매년 나타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의 원인은 바이러스이다. 사람이 걸리는 독감과 비슷하다. 대부분의 바이
김해오광대 연희는 경남 일원에 가면극이 급격하게 확산된 1890년 무렵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해의 대표적인 포구인 죽림을 배경으로 성립한 김해오광대는 식민지 시기에 이미 김해지역의 대표적인 연희로 손꼽혔다. 김해오광대의 경우 다른 지역의 오광대들과 비교해볼 때 역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고증 자료가 풍부할 뿐 아니라 연구 성과도 적지 않다. 식민지
을미년 새해가 밝은 지도 일주일이 되었다. 새해 들어 각자가 새 각오로 이루고자 한 일들이 잘 실천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까지 잘 지켜가며 노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작심삼일'로 벌써 포기한 사람도 있을 터이다. 매년 새해의 출발선에 서면 나도 남들처럼 계획을 세우고 이루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연말에 가서는 대체로 성공하지 못해 허무한 마음을 지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때면, 무언가를 새롭게 해볼 수 있는 1년이 다시 주어진다는 사실만으로도 은근히 가슴이 설렌다. 사회적으로도 아무리 경기가 좋지 않고,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소리가 들려와도 '올해는 좋아지겠지' 라는 실낱같은 희망의 끈은 잡고 싶어한다. 심지어 사자성어로 만들어 올해의 방향성과 목표를 정하고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갖자고 주문하는
겨울이 시작되었다. 간헐적으로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고 있다. 영하의 기온은 모든 것을 얼려버리고 있다. 찬바람이 두터운 옷깃을 파고들어 피부에 와 닿으면 느낌이 오싹하다. 어떤 생물에게든 겨울은 참으로 힘든 계절이다. 옷깃을 여미면서 고개를 들어 습지를 바라보니 수천마리의 철새들이 물가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다. '얼마나 추울까? 이 추운 겨울에 김해에는 왜
지난달에 에서 시행하는 NIE(신문 활용 교육·Newspaper In Education) 시범학교 교육사업 '우리 지역 언론인과의 만남'의 강사로 김해고등학교에 다녀왔다. NIE 시범학교 교육사업은 경남도에서 지원하는 지역신문발전 지원 사업 중 하나다. 김해지역 NIE시범학교인 중·고교를 대상으로 지역신문에
삼성과 북한, 얼핏 생각하면 전혀 연관성도 없고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세계 최첨단을 달리며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삼성그룹과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집단으로 한번씩 핵이라는 공포감을 심어주고 있는 북한은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유사한 점이 보이기도 한다. 바로 삼대세습이다.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
최근 삼성그룹은 일부 사업을 정리해 한화그룹에게 넘겼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빅딜'을 한 것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제 삼성과 한화 두 그룹은 이전보다 경쟁력 있는 핵심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기업들은 백화점식 경영으로는
우리는 역사적으로 볼 때 언제 가장 행복하게 살았을까? 물질적으로 보면 단군 이래로 지금이 가장 풍요로운 시대이다. 그러면 이렇게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아이들은 가장 행복한 아이일까? 나는 분명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아이들과 밀접한 일을 하다 보니 많은 아이들을 만난다. 그런데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생각 외로 많이 만나게 된다. 아
슬하에 대학생 딸과 아들을 두고 있다. 둘은 2학기 들어 부쩍 귀가가 늦었다. 나는 밤 11시를 넘기지 말고 들어오라고 했다. 11시가 넘어가면 조심해서 빨리 들어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들어오기 전에는 아내와 내가 번갈아서 잠을 자지 않고 기다린다. 그러다 보니 자식들은 밥상머리에서 종종 "아빠는 너무 보수적이야"하고 말을 하곤 한다
미국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숙한 나라다. 이전만큼 절대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대한민국과 미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맹관계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관계는 유지될 확률이 높아보인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미국을 제외하고는 한국을 이야기하기 힘들 정도이다. 그러면 쿠바에 대한 이미지는 어떠한가. 웬지 쿠바라
'윤 일병 폭행치사 사건',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관심병사 2명 동반 자살 사건' 등 군대 내 폭력과 왕따에 의한 사망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이 일련의 사건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필자의 사촌형 이야기다. 사촌형은 80년대에 논산훈련소에 입소한 지 얼마 후 정신 이상인 채로 의가사 제대를 했다. 왜 멀
가을이 깊어갑니다. 나들이하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곡식이 익어가는 들판, 알록달록한 단풍, 각양각색의 열매와 씨앗들, 그리고 짝짓기에 바쁜 곤충들. 어느 자연이든 아름답지 않고 신기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산과 들로 모여듭니다. 모두가 가을과 자연을 느끼기 위해 분주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무엇인가 빠진 듯한 허전한 느낌이 듭
지난 여름, 우리나라를 다녀가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도적질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존경하는 고해 신부의 작은 십자가를 훔쳐서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직자들은 신도에게 관대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성직자들도 사람인 이상 과거에 잘못을 저질렀기에 남에게 용서를 먼저 받고 그 다음에 용서를 베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시골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