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하게 뜨거웠던 한여름 무더위가 한 풀 꺾이면서 풀벌레 소리도 바뀌었다. 귀가 찢어지게 울어대던 매미소리가 잦아들고 귀뚜라미 소리가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분성산과 맞닿은 아파트에서 12년째 살고 있는 필자는 계절마다 바뀌는 새소리, 벌레소리, 꽃향기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봄이 깊어지면서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 짙은 아카시아 꽃내음, 밤꽃향기,
올해 가야문화축제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근자에는 자문 요구나 참가 부탁도 없어 가야문화축제란 사이트에 접속해 보았다. 제39회 가야문화축제가 오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이천년의 금관가야, 세계 속의 빛으로'라는 주제로 화려하게 펼쳐질 예정이란다. 수로왕이 알로 구지봉에 내린 3월 3일부터 12일이 지나 어린아이로 태어난 3월 14일을 양력
성과 관련된 '범죄'가 잇달아 위헌판결을 받고 있다. 2009년 혼인빙자간음죄에 이어 최근에는 간통죄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곧 위헌심판을 받게 될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특별법)'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혼인빙자간음죄는 여성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남성만을 처벌 대상으로 삼아 남녀평등에 반할 뿐 아니
봄이다. 입춘은 벌써 지났고 우수도 지나 이제는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이다. 인간 세상은 복잡하게 얽혀 규칙적으로 반복되지 않지만, 자연은 이렇게 추운 겨울을 지내고 또 다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아스팔트 사이의 조그만 흙뭉치 틈에서도 봄꽃은 피어났다. 김해 곳곳의 공원에도 매화가 이미 만발했고 다음 주면 개나리도 필 것이다. 주변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계절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바뀌면서 저개발국가에서 온 이주민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 인종 차별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주민 여성의 목욕탕 출입을 거부하거나, 상점 점원이 피부가 검은 이주민에게 모욕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례도 있다. 개인적 차원의 모욕을 넘어 고용, 교육, 각종 서비스 이용 등 사회활동 전반에 걸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
겨울이 되면 으레 나오는 단골 뉴스가 있다. 바로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의 가축 전염병 이야기이다. 조류인플루엔자는 2003, 2006, 2008, 2010, 2014년과 올해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발생했다. 이제는 거의 토착화되어 매년 나타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의 원인은 바이러스이다. 사람이 걸리는 독감과 비슷하다. 대부분의 바이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때면, 무언가를 새롭게 해볼 수 있는 1년이 다시 주어진다는 사실만으로도 은근히 가슴이 설렌다. 사회적으로도 아무리 경기가 좋지 않고,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소리가 들려와도 '올해는 좋아지겠지' 라는 실낱같은 희망의 끈은 잡고 싶어한다. 심지어 사자성어로 만들어 올해의 방향성과 목표를 정하고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갖자고 주문하는
겨울이 시작되었다. 간헐적으로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고 있다. 영하의 기온은 모든 것을 얼려버리고 있다. 찬바람이 두터운 옷깃을 파고들어 피부에 와 닿으면 느낌이 오싹하다. 어떤 생물에게든 겨울은 참으로 힘든 계절이다. 옷깃을 여미면서 고개를 들어 습지를 바라보니 수천마리의 철새들이 물가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다. '얼마나 추울까? 이 추운 겨울에 김해에는 왜
삼성과 북한, 얼핏 생각하면 전혀 연관성도 없고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세계 최첨단을 달리며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삼성그룹과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집단으로 한번씩 핵이라는 공포감을 심어주고 있는 북한은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유사한 점이 보이기도 한다. 바로 삼대세습이다.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
최근 삼성그룹은 일부 사업을 정리해 한화그룹에게 넘겼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빅딜'을 한 것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제 삼성과 한화 두 그룹은 이전보다 경쟁력 있는 핵심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기업들은 백화점식 경영으로는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가고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옛 속담이 있다. 가 공모한 눈뫼 허웅 선생 추모 '한글 사랑 생활 수기'의 당선작들을 읽었다. 그 글들을 읽으면서 예전 초등학교 다닐 때 공책에 받았던 별이 다섯개에 '참 잘했어요' 라는 글이 적혀있는 동그란 도장이 떠올랐다. 글마다 그 도장을 꾹 찍어주고 싶다는
우리는 역사적으로 볼 때 언제 가장 행복하게 살았을까? 물질적으로 보면 단군 이래로 지금이 가장 풍요로운 시대이다. 그러면 이렇게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아이들은 가장 행복한 아이일까? 나는 분명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아이들과 밀접한 일을 하다 보니 많은 아이들을 만난다. 그런데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생각 외로 많이 만나게 된다. 아
'윤 일병 폭행치사 사건',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관심병사 2명 동반 자살 사건' 등 군대 내 폭력과 왕따에 의한 사망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이 일련의 사건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필자의 사촌형 이야기다. 사촌형은 80년대에 논산훈련소에 입소한 지 얼마 후 정신 이상인 채로 의가사 제대를 했다. 왜 멀
가을이 깊어갑니다. 나들이하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곡식이 익어가는 들판, 알록달록한 단풍, 각양각색의 열매와 씨앗들, 그리고 짝짓기에 바쁜 곤충들. 어느 자연이든 아름답지 않고 신기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산과 들로 모여듭니다. 모두가 가을과 자연을 느끼기 위해 분주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무엇인가 빠진 듯한 허전한 느낌이 듭
최근 대학생들이 국내 제과업체들을 상대로 과대포장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실시한 '질소과자 뗏목' 퍼포먼스가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질소과자'는 국내 제과업체들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과자에 내용물인 과자보다 포장을 위한 질소가 더 많이 들어있다는 의미에서 사용되는 일종의 풍자적 신조어이다. 이번 퍼포먼스는 그 동안 제과업체의 과자 가격 인상에
김해에는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외국 인력에 의존해야 하는 중소 영세사업장이 많다는 이야기다. 영세사업장이 많다는 것은 근로 환경이 열악해서 임금 체불, 사업장 변경 등을 둘러싼 고충, 갈등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인지 김해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상담을 해주는 곳도 많이 눈에 띈다. 김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국적 별로
생물다양성협약(CBD·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은 기후변화협약, 사막화방지협약과 더불어 리우 3대 환경협약 중 하나다. 19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큰 국제 행사로 오는 10월 6~17일 강원도 평창에서 12차 총회가 열린다. 총회를 앞두고 최근 논란이 됐던 주변 생물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지구에는
예로부터 부모의 죽음을 천붕지통(天崩之痛)이라 하여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 자식의 죽음은 무엇이라고 할까. 슬플 참(慘)자와 슬플 척(慽)자를 써서 모든 슬픔 중에서 가장 큰 슬픔이라는 의미의 '참척(慘慽)'이라고 썼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이 참척의 슬픔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자식
서로 이웃에 살면서 정이 들어 사촌형제나 다를 바 없이 가까운 이웃을 '이웃사촌'이라 한다. 이 말 속에는 이웃은 사촌처럼 가깝게 지내야 한다는 규범적, 윤리적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한 곳에 머물러 토지를 경작하며 정착생활을 하던 농경사회에서는 이웃사촌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었다. 오늘날은 아파트가 보편화되면서 주거형태도 이동성이 높은 사회로 변했
김해는 이야기의 고장이다. 2천여 년 전 수로왕의 탄생신화와 건국에 관한 이야기,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가 배에 파사석탑을 싣고 와서 김수로왕과 결혼하는 이야기, 그리고 석탈해가 바다로부터 와서 김수로왕과 둔갑술 경연을 하는 이야기 등 하나같이 실화라고 믿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 중 대중으로부터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김수로왕이 머나먼 인도에서 배를 타고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