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동 외국인 거리에는 '통'이라는 다문화카페가 있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장소이다. 지난 1월 이 카페가 문을 열었을 때는 한 차례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외국인 가게 주인들이 항의를 하고 나선 것이다. 도와 시의 지원으로 개소한 '통'이 외국 음식을 팔게 되면 기존의 외국인 가게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었다.
몽골의 전통씨름은 우리의 씨름과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한국의 씨름은 모래밭에서 이뤄지지만 몽골 씨름은 초원에서 펼쳐진다. 우리의 씨름은 일정 시간 내에 승부를 내야하는데 반해, 몽골의 씨름은 시간 제한이 없으며 경기장 크기도 일정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승부를 내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서상동에서 몽골음식점을 운영하는
"결혼하기 위해 한국에 왔습니다." 인도네시아 이주근로자 구스민(37) 씨가 지난 2006년 김해를 찾은 이유는 너무나 분명했다.인도네시아는 세계적인 다종족 국가이다.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군도국가로 이질적인 종족집단이 형성돼 있는 것이 특징인데, 기후적인 이유가 이같은 문화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즉, 계절적으로 찾아오는
김해 거주 이주노동자들이 심적으로 힘들어 할 때가 있다. 이직 문제로 고민을 하는 바로 그 순간이다. 김해고용센터 앞 화단에서 인도네시아인 안마드(32) 씨를 만난 것은 지난 24일 오후였다. 두 달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둔 그는 땡볕이 내리쬐는 더운 날씨, 푸르기만 한 허공을 향해 긴 한 숨을 내쉬었다. 검게 그을린 그의 오른쪽 손에는 태우다 만 담배
경남은행 김해영업부에서 외국인들의 송금·환전 업무를 도와주고 있는 나르기자(33·우즈베키스탄) 씨를 만난 것은 지난 18일 오후 6시께였다. 퇴근길 지하철을 타기 위해 경전철 부원역으로 가는 길에 그를 우연히 만났고, 그는 먼저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왔다. 처음엔 그가 누구인지 전혀 알아보지 못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를 처음 만났던 장소가 떠올랐다. 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자빌론 베크 씨가 일하는 동상동의 한 항공여행사였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고, 그는 의 초대 손님이 되
이달 초 김해를 찾은 록 반두 칼키(35·네팔) 씨는 자전거로 세계를 여행 중인 사람이다. 세계인들에게 '평화'라는 두 글자를 전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여행을 시작했는데, 이미 83개국을 방문했고, 여든 네번째로 한국 그리고 김해를 찾았다. 자전거 앞에 달아둔 '월드 피스 투어 2004~2013'이란 팻말에서도 그의 여행목적을 뚜
"올해 스물 여덟인 아내 그리고 장모님과 함께 살 작은 집을 지을 거예요. 장소는 지금 살고 있는 그 자리죠.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어야 하니까 찻길을 되도록 피하고 싶습니다." 부원동 시청 주변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사루딘(32) 씨는 새집을 짓는 즐거운 꿈을 꾸고 있었다. 한국에서 6년째 일하고 있는 그는 조금만 더 일
"100점 만점에 70점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이주노동자 아구스(40·생동면 나전리) 씨가 자신의 한국생활에 대해 평가한 점수이다. 고향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어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고통이 커 삶의 점수를 70점이라고 여긴단다. 그의 고향은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이다. 인도네시아
"자기 나라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만나본 한국인들은 대부분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 모습도 좋아 보였어요." 동상동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자빌론 베크(30) 씨의 말이다. 그의 첫 인상은 훈훈했다. 주위로부터 가끔 배우를 닮았다는 얘기를 듣는 그이지만 그저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하는 말로 치부하며 큰 의미를 두지
쥬디(남지영·28) 씨는 한국음식을 잘 하는 필리핀 새댁이다. 지난 2008년 한국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왔고, 지금은 강서구 강동동의 한 음식점에서 주방장인 남편과 함께 일하고 있다. 쥬디 씨는 못하는 한국 음식이 거의 없다. 수제비와 전 등 음식점의 주 메뉴는 물론 그와 곁들여지는 다양한 반찬 등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직장이 음식
"딸이 사는 김해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8일 오후 3시 서상동 김해다문화체험관. 왁자한 웃음소리가 건물 밖으로 흘러나왔다. 한국말과 다른 나라말이 섞여 있었지만 흥겨운 분위기였다. 웃음의 주인공들은 한국 땅에 시집온 베트남 출신 다문화가정 주부들과 그들의 친정 부모들. 친정 부모들은 김해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초청으로 지난 6
"남편인 제가 필리핀 사람이고 아내는 한국사람이니까 다문화 가족이 맞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문화 관련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문화 여성을 위한 교육 및 지원은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지만 다문화 남성에 대한 배려는 늘 아쉬워요." 다문화 사회를 위한 준비와 노력이 한창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라는 곳에서는 이주 여성들의 원활한 정착을
2년 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탄 수시디 씨는 하늘에서 바라본 한국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작은 창 너머로 바다와 육지가 보였고, 번성한 도시의 모습이 펼쳐졌다. 눈앞에 펼쳐진 모습은 인도네시와는 사뭇 달랐다. 숲도 달랐고 도시의 모습도 달랐고, 살아가는 풍경도 낯설었다. '아, 내가 다른 나라에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이국의 낯선 풍
'다문화 사회'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닌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김해에는 1만 7천 여 명의 이주 여성들이 거주하고 있고, 이주 노동자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무려 수만 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외국인들이 살고 있다. 동상동 거리에서도 외국인들과 마주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문화 사회'란 말 그대로 다양한 국가에서 온 다양한 민족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김해는 '특별한 도시'이다.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의 공간이고, 일터이며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평일에는 일터에서 시간을 보낸다. 추가 근무가 있는 날에는 늦은 저녁까지 머무르기도 한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을 하고 나면 그제서야 여유가 생긴다. 그럴 때는 김해시내에 나와 친구들을 만나거나 쇼핑을 한다.
김해 서상동에서 레기스톤이라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우룩벡(33·Ulugbek) 씨는 27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즈베키스탄의 고도 사마르칸트에서 왔다. 사마르칸트는 우즈벡 제2의 도시로 기후적으로는 4계절이 뚜렷한 곳이다. 우룩벡 씨가 처음 한국에 온 것은 지난 2006년이다. 당시는 유학생 신분으로 한양대에 입학해 경영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살아야죠." 중국 창춘시가 고향인 진루(25) 씨는 오는 2013년 5월 25일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이자 직장인 그리고 대학원생이다.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그는 한국유학을 결심했고, 지난 2007년 가야대에 입학했다. 지금은 소통에 전혀 어려움이 없을 만큼 한국 말을 잘하지만 유학 초기만 해도 어려움이 이만저만
"사람 사는 게 거의 비슷한 것 같아요. 기쁠 때가 있으면 우울할 때도 있고, 대안 없는 고민을 하게 되고, 아이들과 가족을 걱정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다 비슷하지 않나요."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다'는 말은 중국에서 온 김보민(32·장유면 부곡리) 씨가 자주 하는 말이다. 물론 그는 여느 한국 여성과는 달라 보였다. 외
"돈을 벌기 위해 2년 전 한국에 왔습니다. 당시 스리랑카에서는 내전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전쟁 통에 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어요. 돈벌이도 잘 되지 않았고요." 25세 모하마드 술탄 씨가 2년 전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내전 때문이었다. 저마다 꿈과 희망이 있었지만 반목과 갈등 그리고 그로 인한 동족간 분쟁은 바다로 둘러싸인 스
"돈 다 필요없으니까…집에 그냥 있어요." 김해에서 용접일을 하고 있는 스리랑카인 인다(37) 씨. 2년 전 고향에 들렀다가 아내의 만류를 들어야 했다. 한국에 가지 말고 함께 살자는 부탁이었다. 두 아들 생각도 같았다. 인다 씨 가족에겐 돈보다 아빠가 더 소중했던 것이다. 하지만 인다 씨는 아내와 아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