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원전폭발 사고로 방사능 오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김해공항 국제선 입국장에 일본에서 입국하는 항공기 탑승객들의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오염감시 장비가 가동에 들어갔다.
일본 원전사고 방사능 국내 영향 미미
암 추가 발생 위험도 낮아

정확한 정보 없이 요오드제 섭취
알레르기 반응 등 각종 부작용 초래
미역·다시마는 방사능 오염예방 효과

지난달 11일 일본 동북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사고를 일으켜 방사능이 유출되자 우리나라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는 정혜진(35·장유면) 씨는 "주말부터 남부지방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뉴스를 통해 들었다"면서 "곧 아이들이 봄 소풍을 가야 하는데, 방사능 비가 내리지 않을까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지난달 29일 전국 12개 지방관측소에서 공기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모든 측정소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춘천에서는 미량이긴 하지만 세슘이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방사능 유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방사능의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자.
 

■ 방사능 피폭이란 ──────

인체가 방사선에 노출돼 방사선의 에너지가 인체에 전달되는 것을 '방사능 피폭'이라고 한다. 체내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은 대사나 배설 등에 의해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방사선 피폭은 원자력 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직업상 피폭 외에도 우주와 대지, 음식물, 토양으로부터의 자연방사선에 의한 피폭과 병원에서의 의료행위로 인한 인공방사선 피폭도 있다.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해 개인이 받을 수 있는 피폭방사선량의 한계 값을 정하고 있는데, 이를 '선량한도'라고 한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검출된 플루토늄과 요오드, 세슘, 제논 등은 핵분열 때 발생하는 물질로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 등의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방사성 물질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쓰임이 조금씩 다르다. 독성이 강한 플루토늄은 핵을 만드는 원료로 쓰이기 때문에 의료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김해중앙병원 인터벤션센터 신태범 과장은 "만약 플루토늄에 과하게 노출됐을 경우 약물을 섭취해 플루토늄이 소변을 통해 빨리 빠져나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방사선 피폭의 종류와 인체 영향 ──────

방사선의 계측 단위를 '밀리시버트(mSv)'라고 하는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연간 받을 수 있는 평균 자연방사선량은 3mSv에 달한다. 1천mSv의 방사선을 한꺼번에 받으면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이지만, 생명에는 즉각적인 영향은 없다. 7천mSv의 방사선을 한꺼번에 받게 되면 여러 증세를 보이다가 수일 내에 사망하게 된다.
 
원전사고 후 일본 정부가 우유와 시금치 등 방사능이 검출된 식품과 비교하는데 기준으로 삼은 것이 컴퓨터단층촬영(CT)이다. CT촬영은 여러 각도에서 나오는 X선으로 신체 기관을 촬영하는 방사능 검사다. 가슴 X선을 찍을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0.04mSv정도지만, CT촬영을 하면 훨씬 더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뇌 CT촬영을 하면 0.8~5mSv의 방사능이 몸에 흡수되며 가슴 CT촬영은 7~23mSv, 복부는 10mSv 정도로 면적이 넓어 피폭량이 더 큰 편이다.
 
일본에서 발표한 방사능 농도 수치를 CT촬영과 비교해 보면 몸에 흡수되는 방사능은 오염된 우유 1ℓ를 마셨을 때의 8배, 오염된 시금치 1㎏을 먹었을 때의 3배 정도로 CT촬영의 방사능 피폭 량이 훨씬 높다. 특히 CT촬영은 방사능 흡수 위험이 극히 높은데도 연속해서 CT촬영하는 병원도 적지 않아 방사능에 피폭될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
 

■ 방사선의 세기별 인체에 미치는 영향 ──────

방사선이 흡수 통과하는 과정에서 공기와 물, 조직세포(체액세포)를 전리시켜 세포를 변화시키고 상해를 주게 된다. 또 x·y·n선 등은 투과력이 강하고 2차 방사선을 방출하는데, α나 β선 등은 투과력은 약하나 체내에 들어오면 에너지 전이도가 오래도록 잔류하기 때문에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일본 원전사고로 '암' 발생률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그러나 일반인이 평생 암에 걸릴 확률을 40~50%로 봤을때, 가슴 x-ray 500장을 한꺼번에 찍는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2% 미만의 위험이 추가된다. 따라서 일본의 원전사고로 인한 국내 방사선 노출량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암 발생의 추가위험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사능 물질보다 방사능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없이 요오드를 섭취하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방사성 요오드를 흡입한 뒤 15분 이내에 요오드 제제를 투여하면 90% 이상, 6시간 내에 투여하면 50% 이상 방사능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불필요하게 고함량의 요오드 제제를 복용할 경우 오히려 갑상선의 기능 손상과 알레르기 반응 등 인체에 위해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 요오드나 조개류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나 갑상선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 위험도가 더 높고 과다하게 복용하면 부정맥과 구토, 전해질 불균형, 출혈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방사선의 종류나 핵종에 따라 인체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특수장기에 집중적으로 집적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 방사능 유출 시 행동요령 ──────

방사능 유출 경보가 발령되면 옷으로 완전히 몸을 가린 뒤, 신속하게 방독면을 착용하고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이동한다. 가능한 한 밀폐된 곳으로 대피하되, 실내에서는 문틈을 막아야 하고, 지하대피시설이 없으면 건물 상층이나 산 정상으로 대피해야 한다.

만약 방사능에 오염될 경우 옷을 갈아입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게 한 뒤, 비눗물로 몸을 닦아줘야 한다. 대피소가 없을 경우 평지에서는 핵폭발 반대방향으로 엎드리되 눈과 귀를 막고 입은 벌리고 팔꿈치와 발끝을 이용해 배를 땅에서 떼야 한다.
 
최근 미역과 다시마가 방사능 오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식품코너에선 미역과 다시마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요오드화칼륨(KI)'을 섭취하면 요오드 성분이 갑상선으로 미리 들어가 방사성 요오드가 들어올 여지를 주지 않기 때문에 갑상선을 보호해 준다고 한다. 그러나 요오드 제품을 과다 섭취할 경우 갑상선 기능이 갑자기 떨어지든가 아니면 갑자기 항진되는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도움말=김해중앙병원 영상의학과 인터벤션센터 신태범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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