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김해축구클럽 하나FC 회원들이 경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축구가 좋아 모인 40명 회원
최후의 '하나' 될 때까지 비지 땀
실력 부족 초보에도 문호 개방

'어…어…와~.'
 
공이 상대방 골대에 다가갈수록 모두들 숨을 죽인다. 마침내 네트가 흔들리자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 나온다. 측면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공격은 웬만한 프로선수 못지 않다. 상대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골은 넣은 선수는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 순간만큼은 박지성 선수도 부럽지 않아 보인다.
 
비가 온 다음날인 지난 3일 가야대학교 운동장에서는 김해축구클럽 하나FC 선수들의 경기가 한창이었다. 쌀쌀한 바람에도 선수들은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다. '패스해! 좀 더 뒤로. 옳지!' 대신 선수들의 활기찬 소리만이 메아리처럼 다시 들릴 뿐이었다.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얼굴은 붉게 상기되고 땀도 뻘뻘 흘려 옷이 다 젖을 정도였다. 덕분에 이 날 경기의 승리는 하나FC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정작 더 값진 모습은 경기를 마친 후 선수들의 태도였다. 경기만 마치고 훌쩍 자리를 뜨는 상대선수와는 달리 한켠에 옹기종기 모여 들었다. "와, 실력 좀 늘었대."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의 눈엔 어깨를 몇 번 툭툭 쳐도 서로에 대해 알 것 같은 진한 의리같은 게 배여 있었다.
 
배준용(35) 회장도 회원들 간의 친목을 가장 큰 자랑거리로 꼽았다. 배 회장은 "친구들과 체력을 쌓고 우정도 다질 겸해서 처음 클럽을 만들게 됐지만 지금은 40여 명의 회원 모두가 주축이 돼 클럽을 꾸려 나간다"고 말했다.
 
물론 처음엔 축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보니 부족한 점도 많았다. 팀 이름인 하나FC의 유래도 여기서 시작됐다고 했다. "처음엔 아예 게임이 안 되더라고요. 정말 이런 팀 우리 '하나'밖에 없겠다고 해서 지었죠. 하지만 나중에는 오기가 생겨 마지막 '하나'가 될 때까지 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배 회장이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창단 6년째, 실력은 몰라보게 성장했다. 여기에는 선수들의 많은 노력이 숨어 있었다. 허재수(43) 단장은 "밤에 불빛이 있는 곳에는 어디든 찾아다니며 연습했다"며 "그러니 차츰 손발도 맞고 경기에도 이기기 시작했다"며 회고했다. 그 때부터 홈페이지도 만들고 팀을 정비해 나갔다.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여름엔 캠프도 떠나고 겨울에는 함께 등산도 했다. 허 단장은 "운동은 무엇보다 화합이 중요하다"며 "이제는 운동을 넘어 사적인 부분에서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클럽이 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FC의 자랑은 이뿐만이 아니다. 선수에 대한 기록도 철저히 남긴다. 홈페이지에는 '선수종합분석'이라는 코너도 따로 마련돼 있다. 여기에는 경기참석 여부는 물론 골 수, 어시스트 수 등이 기재돼 있다. 배 회장은 "성적을 데이터로 만들어 두면 개인별로 체크할 수 있다"며 "반응도 좋아 이게 우리 클럽의 또 다른 자랑"이라고 설명했다.
 
부담없이 축구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클럽문은 활짝 열려 있다. 배 회장은 "축구를 좋아하지만 부족한 실력 때문에 클럽에 가입하기를 주저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면서 "여기는 누구든 와서 그냥 즐길 준비만 돼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배 회장과 김훈민 코치가 나서 개인적인 지도도 마다하지 않는다. 문의 배준용 회장 010-2202-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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