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뻐서 기념사진 찍는 중이에요."
 
김해공항 국내선 3층 야외정원에서 덕성여자대학교 2학년 학생들이 사진을 찍느라 야단이 났다. 이들이 김해공항 방문 기념사진을 찍은 곳은 야외정원에 설치된 인도작가 프리야 선드라발리 수다르산의 작품 앞이었다. 어른의 가슴 아래 높이까지 도자로 만든 꽃이 활짝 피었다. 덕성여대 이은지 양을 비롯한 6명의 여대생들은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하고 놀았던 물장난 '물미역춤'을 다시 추면서 기념촬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야외정원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눈에 확 뜨인다 싶더니, 예술작품이었다"며 "공항에 이런 예술작품이 설치돼 있다니 놀랍고 재미있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 김해공항 국내선 청사 내에 전시된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명물 빅벤 패러디 작품 '녹슨 빅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 김해공항 공동
국내선 청사에서 '특별 기획전' 개최
오는 8월 말까지 여행객들 대상 전시회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AIR & AIR 여행을 생각하다'전을 김해공항 국내선 청사 2, 3층에서 개최한다. 클레이아크와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가 양해각서(MOU) 체결 후 공동주관으로 개최하는 첫 전시이다.
 
이 전시는 관객과 예술 간의 거리를 좁히고 문화예술 향유의 폭을 넓히고자 클레이아크에서 기획한 특별전이다. 전시의 주제인 'AIR & AIR 여행을 생각하다'에서 AIR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나는 'ARTIST IN RESIDENCY(아티스트 인 레지던시)'로 클레이아크 세라믹창작센터 입주작가를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Airport(에어포트)'로 전시회 개최장소인 공항을 의미한다. 이번 특별전은 이 두 개의 'AIR'와 '여행'을 키워드로 구성됐다. 공항은 만남과 이별, 행복한 설렘과 낯선 긴장감이 넘치는 장소이다.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곳, 혹은 익숙한 세상으로 돌아오는 공항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가 여행객들의 마음을 예술의 향기로 물들이고 있는 것이다.
 
전시회에는 유은석, 유의정, 이선희, 이윤희, 이지연, 이지영, 정필승 작가와 인도작가 프리야 선드라발리 수다르산 등 세라믹창작센터 입주작가 8명이 참여했다. 도자, 조각, 회화, 설치 등 20여 점의 작품들이 관객을 맞고 있다.
 
공항 국내선 청사로 들어선 여행객들은 2층 로비에 전시된 작품들을 유심히 보다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유은석 작가의 '녹슨 빅벤' 앞에서 사진을 찍은 이연선(48·부산 사직동) 씨는 "무심코 지나가다가 이 작품을 보고, 여기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구나 생각했다"며 "전시회는 미술관에서만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공항에서 전시회를 하니까 색다르게 다가온다. 비행기 타기 전 잠시나마 전시회를 둘러봤는데, 신선하다"고 말했다. 유 작가의 '녹슨 빅벤'은 런던의 랜드마크인 빅벤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그는 만리장성, 오페라하우스 등 세계의 랜드마크 상징물을 조형적으로 변형하거나 패러디한 작업을 하고 있다.
 

2층 로비의 기둥도 작품의 소재로 사용됐다. 이윤희 작가는 원기둥 하나의 둘레를 도자 오브제 100여 개로 휘감았다. 신화 혹은 동화 속의 이야기들이 그 오브제 하나하나에 배어있는 듯 신비롭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정필승 작가는 노란색 접착지를 부착하여 꽃으로 수놓은 비행기를 형상화했다. 노란색 꽃은 로비바닥에도 붙여졌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기대에 가득찬 즐거운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3층에서 2층을 내려다보면 그 노란색 꽃에서 따듯하고 유쾌한 마음이 공항 전체로 퍼져나가는 것 같다.
 
3층 로비의 큰 창 앞에는 흰 색의 쉬폰 커튼이 하늘거리고 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낭만적인 기대감을 표현한 작품이다. 커튼 뒤에는 보들레르의 시 '여행에의 초대' 중 한 구절이 유리창 전체에 붙어 있다. "거기에는 모두가 질서와 아름다움 사치와 적막 그리고 쾌락"이라는 구절이다.
 
국제선 청사에서는 1일부터 클레이아크에서 자체 디자인한 퍼즐 광고판이 설치됐다.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도예가 빌마 빌라베르데의 작품 '점프, 2011'을 20조각의 퍼즐로 제작해 여행객들이 직접 맞출 수 있게 한 광고판이다. 국내외 여행객들이 클레이아크를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의미도 담겨있다. 퍼즐을 완성한 인증사진을 미술관 방문 시 매표소에 제시하면 4인까지 미술관을 무료관람 할 수 있다. 이 혜택은 오는 8월 31일까지이다.
 
한편 지난달 25일 김해공항 국내선 청사 3층에서는 전시회 오픈식이 열렸다. 오픈식에는 전시회에 참가한 8명 작가 전원이 참석했다. 클레이아크 최정은 관장과 박순천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장, 지상섭 운영단장, 최철규 고객서비스팀장 등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최철규 팀장은 "전국 유일의 도자전문미술관인 클레이아크와 공동 전시회를 열어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문화예술의 향기를 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클레이아크 김진호 홍보지원팀장은 "클레이아크에서 찾아가는 전시를 시작한 후, 다른 기관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명/AIR & AIR 여행을 생각하다 ▷전시장소/김해공항 국내선 2, 3층 로비와 주변 공간 ▷전시기간/8월 31일 까지.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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