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다래 풍국농원 노명애 대표가 참다래 나무를 쓰다듬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초제·비료 대신 녹비작물·퇴비 사용
홈쇼핑 등 직판로 개척… 연 1억 매출
1일 미래농수산실천포럼서 비결 발표

참다래는 흔히 키위로 알고 있는 과일과 동일하다. 야생 다래나무 열매를 크게 품종개량한 것인데 1997년부터 수입산은 키위, 국내생산 품종은 참다래로 구분하고 있다.
 
이 참다래 농원을 가꾸면서 농업인의 희망으로 떠오른 여성이 있다. 김해시 대동면 주동리 풍국농원(www.darae4c5.co.kr) 노명애(58)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노 대표는 발상을 과감하게 전환, 유기농법과 직거래를 통해 만성 적자이던 농원을 연 매출 1억 원이 넘는 흑자 농원으로 바꾸어 놓았다.
 
풍국농원에서 만난 노 대표의 첫 인상은 도무지 농사꾼 같지 않았다. 얼굴은 햇볕에 거을린 흔적이 없었고 목소리는 낮으면서도 논리정연했다. 몸매도 농사를 짓기에 너무 가늘어 보였지만 이야기를 나눌수록 젊은이 못지 않은 강단과 패기가 느껴졌다.
 
부산에서 두 딸을 키우며 평범한 주부로 살던 노씨가 참다래 농사를 짓게 된 것은 13년 전. 노 대표는 "아버지가 급작스럽게 돌아가시면서 홀로되신 어머니를 돕다가 풍국농원에 눌러앉게 됐다"면서 "아버지가 30년간 5천500여 평의 농원을 가꿔놨지만 당시 남은 것은 빚더미뿐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럴수밖에 없었던 것이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해서 생산량을 올려본들 수입 키위와 경쟁은 버거웠다. 게다가 중간상인을 몇 단계 거치는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농민은 헐값에, 소비자는 비싼 값에 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노 대표는 "아버지가 농사짓던 방식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하겠다는 판단에서 유기농법으로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처음에는 저농약 농법부터 시작, 무농약 단계를 거친 후 10년 만에 완전히 유기농법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해 이달 중순 유기농 인증서를 받는다"고 말했다.
 
노 대표의 말대로 풍국농원에는 제초제 대신 심은 호밀이나 들묵새 등 녹비작물을 쉽게 볼 수 있다. 녹비작물은 잡초를 막는 한편 유기퇴비 재료로도 사용된다. 농업용수도 해발 250m 청정지역의 맑고 깨끗한 계곡수를 사용한다. 오랫동안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퇴비와 계곡수를 사용하다 보니 풍국농원의 흙은 보통 농토와 확연히 차이가 났다.
 
땅을 파보면 지렁이나 곤충들이 지나다닌 작은 구멍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흙의 입자도 동글동글한 모양인데, 지렁이가 한 번 삼켰다가 뱉어내서 그렇다는 게 노 대표의 설명이다.
 
풍국농원은 몇 년 전부터 경남 명품 브랜드 '이로로(IRRORO)' 생산농가로 지정됐다. 이로로란 '이슬에 적시다'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경남에서 생산한 사과·배·단감·참다래의 청정명품 과일 브랜드다. '이로로'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친환경 재배 매뉴얼에 따라 생산돼 농약 등의 유해성분이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또 과종별로 고유의 향과 당도 기준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풍국농원의 참다래는 이 같은 기준을 모두 만족시킨 것이다.
 
최근 노 대표가 생산 과정 못지 않게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유통구조 개선이다. 노 대표는 "아무리 농사를 잘 지어도 지금과 같은 유통구조로는 중간상인들 좋은 일만 시킨다"면서 "그래서 인터넷과 케이블 TV를 통해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는 직거래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풍국농원은 지난 2009년부터 CJ홈쇼핑을 통해 참다래를 판매해 반품이 거의 없을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또 노 대표가 직접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노 대표는 "아직까지 전화주문이 많고 홈쇼핑이나 인터넷을 통한 판매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지만 점차 거래량이 늘어날 것이다"면서 "유기농 생산으로 제품을 차별화하고 직거래를 통해 유통 마진을 줄이는 길만이 농업인들의 수익을 높이는 길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노 대표는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린 '더푸른미래재단' 주최로 열리는 미래농수산실천포럼에서 유기농과 직거래를 통해 적자농장을 흑자농장으로 전환시킨 비결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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