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김해시청 인터넷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에 '성폭행범인 가족에게는 관대한 시의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 지역에 사는 A 씨가 쓴 글이었다.

A 씨에 따르면, 그의 여동생은 정신질환으로 20여 년간 사회복지시설에서 치료와 보호를 받아왔다. 여동생은 몇 년 전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하는 B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여러 경로로 확인해보니, B 씨는 성폭행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 받고 수감생활 중이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김해시의회 C 의원의 동생이라고 알려져 있다.

B 씨는 처음에 성폭행 사실을 발각당하자 A 씨의 가족에게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면서 합의서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A 씨의 가족은 공포의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A 씨와 가족은 그때 C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장애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난리냐"며 오히려 핀잔을 줬다고 한다.

C 의원은 <김해뉴스>가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A 씨는 글에서 C 씨를 시의원으로 당선시킨 김해시민들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장애여성의 성폭행에 대해 관대한데다 동료 시의원들에게 막말과 욕설을 퍼부은 경력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김해시의원으로 당선됐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B 씨의 협박 때문에 우리 가족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B 씨가 출소하면 다시 두려움과 공포를 겪어야 할 것 같다. 이민을 가야 하나"라고 걱정하면서 김맹곤 김해시장과 김해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닌 게 아니라 여성에 대한 C 의원의 의식 수준은 한없이 낮다는게 주변의 평가다. 어떻게 해서 이런 사람이 '새정치'운운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로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고, 어떻게 해서 당선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김해시의회의 앞날을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성폭행은 피해자 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평생의 상처를 안겨준다. 게다가 성폭행 피해자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이라면 충격과 상처는 더욱 크다.

B 씨가 출소 이후에 A 씨 가족에게 단 한 마디의 협박도 하지 못하도록 김해시민들이 적극 나서야 할 것 같다. C 의원도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도덕적 개념이 있다면 동생의 행위에 대한 연대책임을 지는 차원에서라도 A 씨 가족에게 사과하는 게 맞는 행동이 아닐까.

김해뉴스 /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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