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는 심장계통 질환 예방
입맛 살리고 살균작용엔 양파
변비약보다 효능 뛰어난 보리
앵두와 오이는 여성에게 유익
비타민C가 풍부한 송화가루
고칼슘·고식이섬유 식품 쑥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다. 한낮의 온도가 30도를 오르내리면서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각종 질병의 위험도도 높아져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더위를 먹게 되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해 피로가 쌓이거나 입맛이 떨어진다. 또 수분 배출량이 많아져 쉽게 갈증이 나타나기도 하는 등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기 십상이다. 몸도 마음도 쉽게 지치기 쉬운 여름철에 더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제철 과일과 채소로는 어떤 게 있을까.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지부 김경민 과장과 함께 더위를 극복하는 데 좋은 여름철 과일과 채소의 효능에 대해 알아본다.
 

■ 심장을 닮은 토마토

붉은 채소 가운데서 모양이 심장과 가장 많이 닮은 토마토는 생긴 것만큼 심장 건강에 유익하다.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토마토가 포함된 식사를 일주일에 7회 이상 한 사람은 1.5회 이하로 한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률이 30%정도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토마토에 함유된 칼륨과 루틴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 고혈압, 동맥경화 환자에게 매일 아침 공복에 토마토를 한두 개씩 먹으라고 추천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양파는 햇것일수록 매운맛이 적고 수분이 많아 부드럽다. 아침과 저녁의 기온차가 심한 환절기에 체온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감기에 걸렸다면 양파가 특효약이 될 수 있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감기에 걸리면 잠들기 전에 구운 양파 한 개씩을 먹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유럽에선 양파에서 추출한 '알롬'이란 물질로 감기약을 만들기도 했을만큼 그 효능이 뛰어나다. 햇양파는 더위에 잃어버린 입맛을 되살리는 데도 그만이다. 또 양파의 매운 성분은 식중독균을 죽이는 살균작용을 한다. 날양파를 3~5분쯤 씹으면 입안의 해로운 균들도 깨끗하게 청소된다.
 

■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주는 보리
지난 6월 6일은 현충일이자 망종(芒種)이었다. 망(芒)은 '벼·보리 등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 종(種)은 '작물을 심는다'는 뜻으로 예부터 보리를 베어 타작하고 모내기를 하는 날이었다. 얼마나 바빴던지 '발등에 오줌 싼다', '불 때던 부지깽이도 거든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다. 망종을 대표하는 곡식인 보리는 최고의 웰빙식품 가운데 하나다. 특히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변비를 없애주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이스라엘에선 변비약으로도 쓰인다. 다이어트에도 유익하다. 보리밥은 꼭꼭 씹어먹어야 하므로 쌀밥을 먹을 때에 비해 식사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또 보리밥을 먹으면 쌀밥을 먹었을 때에 비해 식후 혈당 변화가 적다. 당뇨병 환자에게 보리밥을 권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앵두와 오이 등도 제철이다. 여성에게 유익한 풀이라는 뜻의 익모초(益母草)도 입맛이 떨어졌을 때 생즙을 내어 먹으면 식욕이 되살아나고 잘 붓는 사람이 먹으면 부기가 빠지는 데 효과가 있다. 쑥, 수리취, 복숭아, 살구 등도 더위를 쫓는 효과가 뛰어나다.
 

■ 비타민C 풍부한 송화가루
노랗게 날리는 송화가루도 자연의 선물이다. 옛날에는 꽃이 피기 전의 송홧가루를 채취해 삼베 주머니에 담은 뒤 술을 부어 송화주로 마시기도 했고, 가루로 다식이나 밀수를 만들어 먹었다. 생수에 꿀을 타고 여기에 미리 풀어 놓은 송홧가루를 넣고 저어주면 송화밀수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송홧가루 먹을거리엔 황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C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타닌 성분이 들어 있어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도 있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 어린 대나무 잎(죽엽)도 더운 여름철 몸 건강을 챙기는 데 그만이다. 녹색 음식인 죽엽은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열로 인한 갈증과 입냄새, 음주 뒤 속이 거북할 때 죽엽차를 마시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죽엽차는 5~6월에 딴 어린 대나무 잎을 쪄서 말린 찻잎을 90도 정도의 물에 우려낸 것이다. 차의 색은 연푸른 대나무 색이며, 향은 구수하고 달콤한 맛이 약간 돈다.
 
단오의 절식으로 알려진 쑥떡과 수리취떡은 그 모양이 달구지처럼 생겨 '수리떡'이라고 하고 떡에 넣는 취나물을 '수리취'라고 한다. 쑥은 고칼슘, 고식이섬유 식품으로서 먹으면 손발이나 배 부위가 따뜻해진다. 다만 향이 너무 강한 탓에 거부감을 느끼기 쉬우므로 취향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먹을거리로 섭취해도 효능을 볼 수 있다.
 
김경민 과장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탓에 건강에 이상신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더위를 피하려고 무조건 차갑고 시원한 음료나 음식만 먹는 것보다는 제철에 맞는 과일과 채소 등을 꾸준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으로 여름철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메디체크 건강관리협회 부산지부 김경민 과장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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