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김해뉴스>에 '흡연 청소년 20%가 초등 때 시작'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충격적인 기사를 읽은 뒤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을 만나 그들의 '흡연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해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5명이 대상이었다.
 

▲ 김해의 고교생들이 한 건물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먼저 학생들의 담배 구입 경로에 대해 물어보았다.

엉터리 주민번호 대면 문제 없어
노래연습장·놀이터에서 주로 흡연


초등학생들의 경우, 아버지 담배를 몰래 가지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선배들에게 돈을 주고 구입을 부탁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중학생들은 선배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편의점을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외동의 한 가게에서는 중학생들도 자연스럽게 담배를 살수 있다고 했다. 이른바 중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잘 뚫리는 슈퍼'로 소문이 나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생들은 사복을 입고 선배의 주민등록증이나 주운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담배를 산다고 했다. "편의점에 지문인식기가 있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학생들은 "주인이 없고 직원들이 일할 때 가면 된다. 주민등록증을 보여 달라고 하면 외우고 있는 다른 번호를 불러주면 문제가 없다"며 웃었다. 내동에는 고등학생 정도면 담배를 살 수 있는 몇몇 편의점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그런 편의점이 무려 10개 정도나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주로 어디에서 담배를 피우는지 알아봤다. 학생들은 가장 쉽게 흡연을 할 수 있는 장소로 노래연습장을 꼽았다. 중·고등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라고 한다. 내외동에 있는 상당수 노래연습장에서는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입장할 때 주인들이 재떨이를 주며 "바닥에 침만 뱉지말라"고 부탁한다고 했다. 교복을 입고 있을 경우에는 원룸 근처 주차장이나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놀이터를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금연교육에 대해 물어봤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금연 동영상을 보여주지만, 학생들은 대부분 자습을 하거나 잔다. 교사들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교에 담배를 피우는 학생을 적발하기 위한 일산화탄소 측정기가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학생들은 웃었다. 안 걸리는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일부 편의점 등에서 학생들에게 담배를 거리낌없이 팔고 있으며, 노래방에서 아무런 제재 없이 흡연을 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계도 활동을 늘리든지, 법적·제도적 장치를 더욱 강화해서 청소년들의 흡연을 예방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해뉴스 / 박승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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