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임 진영대창초 보건교사
초등학교 근무 23년 째다. 아이가 아픈데도 결석은 안 된다는 부모. 아픈데도 학원은 가라고 하는 부모. 교실에 웅크리고 있거나 보건실에서 뒤척이다 하교 시간에 맞춰 가는 아이들의 뒷 모습은 처량하고 애처롭다. 초등학교 6년 개근상은 자랑스러운 상이 아니다. 사람이 아프면 쉬고 치료를 받아야지 억지로 출석했다고 주는 상은 온전한 상은 아니다.
 
공적 기관인 학교는 민원에 민감하다. 방과 후 집이나 학원에서 다치거나 아플 때도 '학교 보건실에서 치료하라'는 부모들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가정에서 치료하고 학교에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건강 상태로 와야한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몸이 아픈 아이를 학교에 맡겨 버리면 보건교사는 본연의 일들을 소홀히 하게 된다.
 
학교에서는 각종 건강검사와 예방접종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상반기에 건강검사를 완료해서 이후 건강관리에 참고하려고 안내하면 '연말까지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부모들의 저항에 부딪힌다. 예방접종 또한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때 마쳐야 할 접종이 몇 가지 있다.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70% 이상이 접종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접종 및 독촉 안내문 및 문자를 보내도 무관심하다가 몇 해가 지나 대규모로 유행하면 그 때서야 사후 예방접종을 한다고 대혼란이다.
 
응급사고의 경우에는 학교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다는 것을 실감한다. 아이들의 말만 전적으로 믿고 학교에서 사건의 경위를 은폐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 같다. 신속하게 구체적으로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고 사후처리를 하도록 노력하지만, 이미 감정 조절이 안 되는 부모들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다.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학교 구성원을 믿는 마음의 자세이다. 또 공부도 중요하지만 먼저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는 인식이다. 이렇게 하면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마음껏 뛰놀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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