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지역 올 6~7월 현재 비 154㎜
강우량 적었던 지난해의 절반수준
대동면 일대 농작물 물 부족 심각
살수차 동원도 역부족…피해 늘듯


"'마른 장마'라 속이 타들어 갑니다."

극심한 여름 가뭄이 김해 대동면을 괴롭히고 있다. 농작물들은 물 부족 탓에 힘을 잃어가고 있고, 농부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15일 대동면 농가들에 따르면, 여름 가뭄 탓에 농업용수가 부족해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부터 김해시가 살수차를 동원해 일부 농가에 물을 공급하고 있지만 농작물의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8일부터 사흘간 태풍 '너구리'의 영향으로 비가 일부 내렸지만 가뭄 해소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양이었다.

▲ 지난 14일 극심한 여름가뭄 탓에 대동면 시례저수지의 물이 거의 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지은 지 10년 된 시례저수지가 이렇게 마른 경우는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대동면 예안리 시례저수지는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물이 말라버렸다. 2004년에 건설된 시례저수지는 58만 5천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데,  현재 저수지에 남아 있는 물은 저장 가능량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올해 들어 비가 오는 날이 적었던데다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 장마'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7월 김해지역에 내린 비는 154㎜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204.6㎜, 2012년 363.5㎜, 2011년 672㎜, 2010년 472.9㎜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양이다. 기상청은 16일에는 비가 내릴 것이라 예보했지만 강수량은 50㎜ 이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게다가 기상청은 16일을 제외하고는 오는 23일까지 비가 전혀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그래픽 = 박나래 skfoqkr@

예안리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송세구(60) 씨는 바싹 마른 시례저수지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시례저수지가 건설된 이후  이렇게 물이 마른 적은 없었다"면서 "적어도 5분의 1이상은 물이 차 있어야 농가로 물이 흐른다. 하루에 300~400㎜ 이상의 비가 내려야 하는데, 앞으로도 큰 비 소식이 없어 농민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에 비가 내렸지만 양이 너무 적어 비가 온 것 같지도 않다. 땅은 조금 적셨을지 모르지만 농업용수가 모이는 저수지는 비 오기 전이나 후나 똑같다"고 전했다.

예안리의 한 장미농장에서는 장미꽃들이 피어보지도 못한 채 바싹 말라 있었다. 이 농장 역시 시례저수지에서 물을 공급받는 곳이다. 누렇게 변해버린 장미꽃들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농장주 안재호(60) 씨는 "올해처럼 심한 가뭄은 흔치 않았다. 장미꽃들은 하루에 세 번 물을 줘야 하는데 사흘째 물을 주지 못해 결국 농사를 망쳐버렸다.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판이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시례저수지의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대동면의 농가는 시례리와 예안리 700여 가구나 된다. 특히 원예, 파프리카, 토마토 등 하루라도 물을 공급하지 않으면 상품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작물을 기르는 농가가 30여 곳인데, 이곳들은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런 이유로 김해시는 지난달 26일부터 물 10t을 저장할 수 있는 살수차 4대를 동원해 피해농가들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기에는 역부족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덕산정수장에서 물을 공급받아 농업용수 긴급지원을 필요로 하는 농가 30여 곳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농가들은 물을 달라고 아우성이지만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긴 장마가 오거나 폭우가 내리지 않으면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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