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화제 수상 8관왕 등 극찬
지난 4월 국내 개봉관 181곳 '상영'

다음달 2일까지 매주 월·금·토 세차례
영상미디어센터 도내에서 유일 상영

"꼭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상영을 한다고 하니 무척 반갑습니다."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가 독립영화 '한공주'를 지난 14일부터 오는 8월 2일까지 상영하고 있다. 매주 월, 금, 토요일 3차례. 경남지역에서 영화 '한공주'를 상영하는 곳은 현재 김해문화의전당이 유일하다.
 
영화 '한공주'는 연이은 해외 영화제 수상과 국내 독립영화 최단·최다 관객(22만 명) 기록 등으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 영화는 경남 밀양에서 벌어진 집단성폭행 사건을 배경으로 제작됐다. 영화의 주인공은 열일곱 소녀 한공주. 집단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후 공주는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 공주는 피해자이면서도 어른들에 의해 도망치듯 다른 지역,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야했다. 다시는 웃을 수 없을 것만 같았지만 전학 간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 은희를 만난다. 새로운 친구와 노래는 공주에게 웃음과 희망을 되찾아준다. 그러던 어느날, 이전 학교의 학부형들이 공주를 찾아 학교로 들이닥쳐 탄원서에 지장을 찍으라고 강요한다.
 
'한공주'는 국내 개봉 이전에 해외 영화제 수상 소식부터 먼저 전해진 영화이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CGV무비꼴라쥬상과 시민평론가상을 받았고, 제13회 마라케시 국제영화제와 제43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각각 대상 격인 금별상과 타이거상을 수상했다. 제16회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선 심사위원상, 국제비평가상, 관객상을 수상했다. 여러 언론에서 '한공주, 또 상 타러 간다'는 제목을 단 기사가 나올 정도였다. 이수진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긴 시간 동안 이 영화에 대해 생각했다.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극단적 상황에 놓여 있는 한 소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이야기, 소녀를 둘러싸고 있는 나와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해외영화제 수상 8관왕', '국내 독립영화 최단·최다 관객 기록' 등으로 화제가 되었던 독립영화 '한공주'가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상영되고 있다. 사진은 영화 '한공주'의 한 장면.

'해외영화제 수상 8관왕' 소식이 전해졌지만 국내 영화팬들은 영화를 볼 수 없어 애를 태워야 했다. 그러다 지난 4월 17일 국내 181곳 상영관에서 '한공주'가 개봉됐다. 대다수의 독립영화들은 상영관이 100곳도 채 안되는 게 상례이다. 현재 '한공주'는 IPTV 서비스가 시작돼 안방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관에서'를 주장하는 영화팬들의 요청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통계 기준으로 '한공주'를 상영한 전국 스크린 수는 610개, 상영 횟수는 1만 2천436회, 누적 관객수는 22만 4천478명이다.
 
지난 18일 오전 10시 '한공주'를 보기 위해 김해문화의전당을 찾은 김아영(44·여·내동) 씨는 "이 영화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인터넷으로 조사를 했다. 가까운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상영한다고 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대형 개봉관에서 상영하는 거대자본의 흥미위주 영화가 아니라 좋은 독립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곳이 많지 않아 속상하다. 영상미디어센터가 비상설상영관으로 등록됐다니, 앞으로 이곳에서 좋은 영화들을 많이 상영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영화를 상영하면 관객이 적어 수익 창출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돈이 안 돼도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며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가 독립영화를 상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이 홍보하기 바란다. 김해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자혜(41·여·내동) 씨는 "주위 사람들과 함께 인문학모임을 하고 있는데, 다들 좋은 영화를 보고 토론하고 싶어 한다. 영상미디어센터가 좋은 영화를 더 많이 편성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3일 이후 '한공주' 상영 일정 ▷월요일(7/28) 오후 7시 ▷금요일(7/25, 8/1) 오전 10시 ▷토요일(7/26, 8/2) 오후 4시 30분 △상영관/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 △요금/성인 5천 원, 전당유료회원 및 장애인 4천 원, 단체(30명 이상) 20% 할인 △문의/055-320-1271~4.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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