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야 한 달에 하루 하는 봉사이지만, 우리를 기다리는 분들은 한 달 내내 그 하루만 기다린다."
 
기쁨해봉사회 회장 선영주(50) 씨는 봉사를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기쁨해봉사회는 1996년 삼방동 동원아파트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당시 유행하던 종이꽃을 만드는 동아리로 시작했다. 회원들이 음료수 값이라도 내자는 의견을 내놓아 회비를 모으기 시작했다. 약 1년간 동아리를 하며 모은 회비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다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1996년 말 봉황동에 있는 아동양육시설 방주원에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 행사'를 시작으로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때 시작한 봉사활동이 지금까지 18년 동안 이어져왔다.

▲ '기쁨해봉사회' 회원들이 이웃들에게 나눠줄 김치를 담그고 있다.
아파트 동아리서 봉사단체로 변신
아동시설 등서 18년째 다양한 활동
떡 만들어 팔아 수익금으로 행사
"습관처럼 자연스러운 봉사가 중요"

봉사단은 2005년 김해시자원봉사협의회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봉사단 이름을 '기쁨해'로 정했다.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해'라는 뜻이다. 기쁨해는 현재 100여 명의 회원들이 가족 단위로 모여 활동하는 가족 봉사단이다. 봉사단은 2012년 자원봉사협의회에서 탈퇴해 지금은 소속 단체가 없다.

봉사단은 매달 한 차례씩 김밥을 만들어 방주원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환경미화 활동을 하고 아이들을 목욕시켜주기도 한다.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한다. 진영에 있는 노인복지시설인 효능원도 방문해 역시 환경미화, 목욕, 무료급식 봉사를 펼친다. 1997년부터는 대동면에 있는 동광육아원과 결연해 정기적으로 찾아간다.
 
선 회장은 처음 방주원에서 산타 행사를 할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난생 처음 산타 옷을 입고 아이들 앞에 나가려는데 너무 부끄러웠다고 한다. 그는 "큰 마음을 먹고 아이들 앞에 나갔더니 한 아이가 너무 놀라는 바람에 한바탕 소통이 벌어졌다. 하얀 털이 수북한 모습이 무섭게 느껴졌던 모양이었다. 그 날은 너무 소중한 추억이 됐다. 이후 지금까지 산타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기쁨해봉사단은 해마다 한 차례씩 회비와 회원들로부터 걷은 성금을 모아 쌀을 사서 떡을 만들어 판매한다. 그 수익금으로 여러 시설을 돌며 산타 행사를 벌인다. 김해여성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명순 전 회장은 "떡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개인 판매 목표량을 정해주고 각자 팔아오게 한다. 나는 장유면이 동으로 전환하기 전 이장들을 찾아가 떡을 팔았다. 이장들은 좋은 일에 쓰는 걸 알기 때문에 '강매한다'고 웃으면서 군말 없이 사줬다"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은 "지난해 김해여성회 회장을 맡으면서 기쁨해봉사회 회장 자리를 선 회장에게 넘겼다. 봉사는 원래 어려움 속에서 자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지금 회장은 정말 신념이 있는 사람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선 회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습관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하는 게 중요하다. 매주 하는 것도 아니고 한 달에 한 번 하는 것이라 더 열심히 하려 한다. 우리야 한 달에 하루지만 우리를 기다리는 분들은 한 달 내내 그 하루만 기다린다. 그런 생각을 하면 행복하고 즐겁다"며 웃었다.
 
선 회장은 기쁨해봉사회 운영에 한 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바로 자금 문제다. 그는 "후원금이 거의 없다. 사비를 사용해 봉사하고 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활동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얻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원병주 기자 on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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