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 주촌면 주촌면사무소 사거리. 주민들이 달리는 차를 피해 조심스레 길을 건너고 있다.

김해시 주촌면 주촌면사무소 사거리 일대에 보행자를 위한 횡단보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6일 찾은 이 곳은 인근 공장을 오가는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도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차들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흙먼지를 날리며 지나가는 트럭 사이로 길을 건너던 김정순(62·주촌면) 씨는 "내리막길이다 보니 트럭들이 속력을 내 길을 건널 때마다 아찔하다"며 "목숨을 걸고 길을 건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대다수의 주민들은 큰 트럭이 행여 자신을 미처 발견하지 못할까 봐 한 손을 번쩍 들고 길을 건너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차량들의 경적소리는 끊일 줄 몰랐다. 매일 이 곳에 장사를 하러 나온다는 강정애(62·장유면) 씨는 "길을 건널 때 겁이 나서 손을 크게 흔들며 재빨리 지나간다"고 하소연했다.
 
과적트럭 내리막길 과속 질주, 신호등 없고 횡당보도는 지워져
노인 인구 많아 사고 위험 상존, 당국 "실제 사고 없다" 수수방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거리에는 면사무소, 농협, 우체국 등이 밀집해 있고 시외버스터미널도 불과 10여m 거리에 위치해 있어 주민들은 매일같이 이 길을 지나다닐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이 지역은 노인인구가 많아 늘 사고 위험이 존재한다. 천곡리 주민 이 모(56·여) 씨는 "얼마 전 80세가 넘은 어머니가 길을 건너려고 30분 동안 기다렸다"며 "다행히 마을 주민이 어머니를 알아보고 부축해 무사히 길을 건널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횡단보도가 있긴 하지만 언제 그려졌는지 반쯤 지워져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든 정도였다.
 
불만이 있기는 운전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면사무소에서 볼일을 보고 들어간다는 김종민(58·주촌면) 씨는 "신호가 없다 보니 좌회전을 하려고 하면 최소 몇 분은 기다려야 한다"며 "대부분 트럭이라 멀리서 달려오는 걸 보면 끼어들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횡단보도나 신호등을 설치해 최소한의 안전이라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정순 씨는 "주민들이 언제까지 이런 불편을 참을 수만은 없다"며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마련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주촌파출소 장호영 소장은 "지금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장 소장은 "운전자들이나 보행자들이 조심을 해서 그런지 실제 사고는 거의 없다"며 "만약 신호등을 설치하게 되면 극심한 교통정체가 예상되며 길도 내리막이라 트럭들이 갑자기 급정거를 하면 사고 위험도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 시 교통행정과 이필호 담당자는 "이 구간은 지방도이기 때문에 도청 도로관리사업소에서 담당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장 확인을 해서 작업 규모가 작으면 시에서 긴급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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