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동은 주민들이 활동을 펼칠 시설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대표적으로 동상동주민센터만 봐도 시설 내부에 주민활동을 위한 공간이 전혀 없습니다. 분성산 체육공원도 조성계획만 세워놓고 진척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 주민들은 상실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는 동상동 주민이 자부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동상동이 안고 있는 문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조화'다. 과거 동상동은 김해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이었다. 또 가장 부유한 도시이기도 했다. 일찍부터 문화와 상업이 두루 발달했고, 김해에서 내로라 하는 재력가들이 편리한 생활환경을 찾아 몰려들었다. 하지만 동상동의 화려한 명성은 김해지역 전역에 불어닥친 신도시개발 열풍과 함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개발에서 제외된 동상동은 낙후됐고, 인구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싼 집을 찾아 들어온 기초생활수급자의 수도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는 곧 토박이 주민들과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비교적 부유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동상동 토박이들과 기초수급생활자의 조화는 애초부터 어려운 일이었다.
 
문제는 또 있다. 언제부턴가 동상동은 '외국인거리'라는 명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김해지역의 외국인근로자들이 식품 구입 등을 목적으로 동상동전통시장을 방문하면서부터다. 사고방식과 생활환경이 판이하게 달랐던 주민과 외국인은 번번이 갈등을 빚었다.
 
동상동 주민센터 김명희 동장이 동상동의 발전을 위해서 '주민간의 협동'을 강조하고, 이를 뒷받침해줄 시의 행정지원을 촉구하는 이유다.
 
구도심 중 동 규모 가장 크지만, 신도시 개발에 밀려나 낙후
시 차원 적극인 지원 필요, 주민들 자생력 충만해 희망적

"김해시는 구도심 활성화를 목적으로 김해지역 대표적 구도심지인 부원·동상·회현동을 통합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세 동 간의 이해관계에 대한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구도심지역은 언젠가 통합될 날을 위해 도시개발도 못하고, 발전계획도 수립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갔습니다. 동상동의 경우 주민 간 조화가 절실히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주민자치활동을 보장할 시설이 전무합니다. 시설을 새로 마련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시는 동상동 주민의 상실감을 헤아려야 합니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약하긴 하지만 동상동 주민들이 스스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의문화만들기'라는 시민단체가 벽화그리기 작업 등 도시의 낡은 외양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외국인근로자들을 이해하기 위해 주민과 외국인 모두가 참여하는 '한마음축제' 등 행사도 꾸준히 열고 있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장 상인들과 주민들이 DJ로 활동하는 '와글와글 방송국'이 대표적이다.
 
"이제 개발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도시정책 방향이 개발보단 도시재생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해지역 구도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동상동은 경쟁력이 충분합니다. 시와 주민센터는 도시재생을 위해 노력을 하겠습니다. 주민 여러분의 장기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 합니다."
 
김 동장은 이렇게 주민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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