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문인협회 성윤자 시인 세번째 시집 '하얀 대지' 펴내

▲ 성윤자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하얀 대지>.
김해문인협회 회원인 성윤자 시인이 세 번째 시집 <하얀 대지>(푸른별, 8천 원)를 펴냈다. 한겨울 소담하게 내리는 눈을 주제로 한 시집이다. 시집은 눈이 내린 날의 아름다운 풍경을 간결하고 담백하게 표현한 시편으로 가득하다.
 
한평생 눈이 흔하지 않은 경상도에서 살아 온 시인의 가슴 속에는 잊혀지지 않는 눈 내린 날의 추억이 하나 잠들어 있다. 시인은 시집 서문에서 그 추억을 털어놓았다. 예닐곱 살 무렵 온 세상 가득 눈이 내린 어느 설날, 그 눈길을 걸어 외할머니께 세배를 가던 추억이다. "길은 십 리 남짓밖에 되지 않았지만, 걸어서만 가야하는 눈길은 매우 추웠다. 길은 얼음이 되어 딱딱했고, 냇물에는 고드름이 얼어붙어 번쩍거렸다. 길은 멀고, 발은 시리고, 내 입김이 속눈썹에 올라붙어 좁쌀 같은 얼음이 얼었다." 어린 시절 본 눈 오는 날의 인상은 시인의 마음에 깊이 각인됐고, 그래서 어른이 된 지금도 눈 오는 날은 반갑기만 하다.
 
시인은 눈이 덮인 대지 속에서도 생명을 본다. 시 '보리밭 전경'은 이렇게 시작된다. "휘날리던 눈꽃이 멈춘 자리/ 겨울 밭의 어린 보리는/ 빙수 같이 쌓인 눈 속에서/ 맨주먹 불끈 쥐고/ 눈을 뚫고 올라와 추운 하늘을 연다."
 
시인은 눈을 소재로 한 시집을 내면서, 행여 겨울이면 눈으로 고생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철없어 보이지는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도 고백했다.
 
성윤자 시인은 경남 하동 출생으로 2003년 <한맥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쑥부쟁이 꽃> <옛집에서의 하루>를 발표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부산문인협회·김해문인협회 회원, 부산여성문학인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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