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율하2고 건립 결정
김해교육연대 등 "관동이 더 시급"
도교육청 "절차상 수용 불가"

장유에 고등학교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민 요구가 높아지자 경남도교육청이 율하동에 율하2고등학교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과 교육단체들은 관동동에 관동고등학교를 먼저 세워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 10년 째 방치된 관동동 아파트 단지 인근의 관동고 부지.

김해시의회 이영철(무소속) 시의원과 김해교육연대는 13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을 만나 관동동에 고등학교를 세워야 한다는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이 의원 등은 "학생 수와 율하2지구 개발을 감안할 때 장유 지역에 2개 이상의 고등학교가 세워져야 한다. 하지만 율하2고보다는 관동고 설립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존의 장유 신시가지 지역은 학생 수에 비해 고등학교가 부족해 과밀 학급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서 율하동에 새로 택지개발이 된다고 그 곳에 학교를 짓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관동고부터 신설한 뒤 내년에 율하2고 설립을 신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에 따르면, 내년 장유 지역 초등학교 졸업 예정자는 2천59명, 중학교 졸업 예정자는 2천313명이다. 반면 김해외국어고등학교를 제외한 장유고등학교, 대청고등학교, 삼문고등학교, 율하고등학교 등 일반고 4개 학교에서 수용할 수 있는 신입생 수는 2014년 기준으로 모두 1천700여 명에 불과해 나머지 학생들은 다른 고교로 장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기존 학교의 학생 수를 늘리는 것도 어렵다. 장유 지역 4개 일반고의 학급별 학생 수는 36~39명으로 지난해 전국 평균 32.5명을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장유 지역 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각 고교에서 학급 수나 학급당 학생 수를 무리하게 늘리는 바람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급식 시설 규모에 비해 학생 수가 너무 많아 불편을 겪고 있으며,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많아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경남도교육청은 2011년 관동동에 관동고를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2012년 정부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지난달 31일 율하동에 오는 2017년 3월 개교 예정인 율하2고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율하2고는 31학급 규모로 1천57명을 수용할 수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이 의원과 교육연대의 주장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 확정된 부지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확정된 율하2고 설립을 취소하고 관동고 설립 신청을 첫 절차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거주지와 가까운 학교에 배정하지만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먼 곳까지 통학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율하2고는 장유지역의 고등학교 부족 문제와 율하2지구를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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