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허리·관절 무리 갈 수 있는 오랜 시간 운전·비행
틈틈이 스트레칭 해주고 온냉찜질로 피로 풀어야

야외캠핑 땐 허리 근육·인대 수축 우려
침낭·담요 등 보온 장비 반드시 챙겨야

목디스크 질환자는 워터파크 물폭탄 조심
전신 근육 긴장되는 수상레포츠는 준비운동 철저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목이야." 때로는 의무처럼 느껴지는 여름휴가. 목·허리가 아픈 사람들조차도 익숙하지 않는 불편한 침대와 긴 여행시간 등을 감수하며 가족·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그러다 보니 여름휴가철에는 척추·관절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여름휴가를 조금 더 건강하고 통증 없이 즐길 수는 없을까. 휴가지에서 상황별로 나타날 수 있는 척추·관절 등 각종 질환과 그에 따른 대처 방안을 살펴보자.
 
■ 장거리 운전·비행
휴가철에 장거리 운전을 하거나 비행기를 타면 허리나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척추나 관절 질환이 있는 경우 여행 전에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충분히 진료를 받고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 짐은 무게를 최소화하고, 들거나 매는 짐보다는 바퀴가 달린 가방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많은 짐을 한 곳에 모두 넣기보다는 여러 개로 나눠 드는 게 낫다.
 
비행기를 이용할 때는 계속 앉아 있기보다는 한 시간 간격으로 일어나 조금씩 걸어주는 게 좋다. 차로 이동할 때에는 수시로 휴게소에 내려 허리 스트레칭을 하거나 가볍게 걷는 게 필요하다.
 
목과 허리를 받치는 베개를 준비하면 큰 도움이 된다. 이때 목과 허리는 정상적인 굽이를 유지해야 한다. 비좁은 자리에서 좋지 않은 자세로 장시간 잠이 드는 것을 피하도록 하고, 자주 물을 마셔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여행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찜질·냉찜질 장비를 챙겨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해the큰병원 신경외과 정진석 원장은 "비행기로 장시간 이동해 여행지에 도착한 뒤 다시 차를 이용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한다면 허리·목·관절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목적지 도착 후에는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해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게 좋다"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기존에 처방 받아 먹던 약을 여행 일수에 맞게 챙겨가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자고 나면 뻐근한 한여름 캠핑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이들에게 여름 캠핑은 그야말로 한여름밤의 꿀맛 같은 휴식이다. 하지만 야외에서 이뤄지는 한여름의 캠핑은 자칫 척추에 큰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주로 산이나 계곡, 바다에서 이뤄지는 캠핑을 할 경우 밤에 기온이 크게 떨어져 한여름에도 쌀쌀하게 느낄 수 있다. 야외에서 취침을 할 때는 온도 변화와 취침 자세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허리 주위 근육이 수축되거나 긴장돼 굳어진다. 척추와 추간판을 보호해야 할 근육이 오히려 뼈와 신경 조직에 부담을 줘 허리 통증이 생긴다. 또 기온이 낮아지면 허리 근육의 온도가 내려가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근육과 인대를 더욱 딱딱하게 만든다.
 
온도 변화로 몸이 굳는 것을 막으려면 침낭이나 담요를 준비하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단열과 습기 방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워터파크 증후군
여름휴가철의 대표적 피서지로 자리잡은 물놀이터(워터파크)를 찾았다가 다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각종 물놀이기구를 이용하다 가벼운 찰과상을 입거나 발목 염좌, 목·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워터파크에서는 1천t에 가까운 물을 이용한 2~3m의 인공파도 풀과 4~5m 높이에서 2~3t 이상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떨어지는 인공폭포를 즐길 수 있다. 워터파크의 물놀이기구들은 안전하게 설계돼 인체 충격을 최소화하긴 했지만, 시원하게 내리는 물줄기가 순간적으로 인체에 주는 무게와 압력은 엄청나다. 목과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이라면 척추에 부담을 받을 수 있다. 정진석 원장은 "목 디스크에 시달렸거나 지금 시달리는 사람은 물놀이로 피로가 누적될 경우 작은 충격에도 디스크가 탈출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물놀이에 앞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척추 근육, 어긋난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염좌는 발목이나 손목을 삐었을 때 뼈 주위 인대 중 하나가 늘어나거나 파열돼 통증과 염증을 함께 일으키는 증상이다. 워터파크나 수영장에서 염좌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미끄러운 바닥 때문이다.
 
염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맨발이나 슬리퍼를 신고 다니기보다는 미끄럼 방지 고무재질로 된 아쿠아슈즈를 신는 게 좋다. 또 물놀이 중 발목이나 손목 염좌를 당하면 냉찜질을 해 붓기를 최소화하고, 약물요법과 압박붕대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키도록 해야 한다. 연골에 손상이 생겼다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어 정확한 병원 진료를 받는 게 좋다.
 
■ 짜릿하지만 위험한 수상레포츠
패러글라이딩과 서핑을 합친 신종 레저스포츠 카이트서핑, 보트에 연결된 낙하산을 이용한 패러세일링, 웨이크보드·수상스키·요트·카약…. 한여름 드넓은 강이나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수상레포츠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쾌감은 더 강력해지고 있다.
 
수상레포츠를 즐길 때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몸이 바짝 긴장을 하게 된다. 이때 목과 허리에 과도한 힘이 실리게 된다. 흐트러진 자세로 수상레포츠를 하다 보면 목·허리에 무리를 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또 몸의 균형을 잃어 넘어질 경우, 몸을 지탱해주는 허리 부위에 집중적으로 충격이 더해질 수 있다. 수상레포츠를 즐기기에 앞서 사전 준비운동과 기초자세 연습을 충분히 하는 것은 필수다.
 
수상레포츠를 즐긴 후에 미세한 손상과 피로물질이 축적되면 24~48시간 이내에 근육통이 발생한다. 이때는 냉온욕을 하는 게 좋다. 가벼운 산책도 척추 근육을 푸는 데 효과적이다. 만일 일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자세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도움말=the큰병원 정진석 원장(신경외과)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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