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단편 <메밀꽃 필 무렵>, <봄봄>, <운수좋은 날>을 애니메이션화한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의 한 장면.(사진 위에서부터 시계방향)
1930년 배경 대표적 근대단편소설 3편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
첫 공개작 내달 6일부터 27일까지 상영

<메밀꽃 필 무렵> <운수좋은 날> <봄봄>. 이효석, 현진건, 김유정이 1920~1930년대를 배경으로 쓴 우리나라의 대표적 단편소설이다. 이 단편소설들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상영된다.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는 오는 9월 6~27일 안재훈·한혜진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을 상영한다. 이 영화는 2011년 '소중한 날의 꿈'을 만들어 어머니 세대의 감수성을 자극했던 애니매이션 제작사 '연필로 명상하기'의 작품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 김유정의 <봄봄>을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한 애니메이션 영화다. 앞으로 만들어질 근대단편문학 애니메이션 영화화의 첫 공개작이기도 하다.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은 총 7만 장의 그림으로 이뤄졌다. 오랜 시간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세 작품의 서정성과 낭만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썼다고 한다. 또 작품들의 배경을 세밀하고 꼼꼼하게 영상으로 묘사했다.
 

<봄봄>은 1930년대 모순된 계급사회의 모습을 데릴사위와 장인 간의 갈등을 통해 익살스럽고 해학적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메밀 꽃 필 무렵>은 한국 단편 소설의 백미라 불리는 작품이다. 영화 속의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하얀색 메밀꽃 배경을 보노라면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192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 <운수좋은 날>은 인력거꾼 김첨지의 하루를 통해 일제 강점기 때 조선인의 가난과 울분을 묘사한 작품이다.
 
<메밀꽃 필 무렵>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메밀꽃'의 첫 장면은 아름다운 그림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소설의 첫 대목은 이렇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소금을 뿌린 듯 하다는 달밤 아래 메밀밭은 어떤 모습일까. 애니메이션은 그 장면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듯 아름답게 그려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김해문화의전당 영상사업팀 박창욱 팀장은 "시간이 갈수록 인문학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메밀꽃, 운수좋은 날, 그리고 봄봄' 상영을 통해 시민들이 인문학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터에 적힌 홍보문구 '잊고 있었던'이라는 문장은 우리가 꼭 지켜야 할 것들을 말한다. 영화를 통해 우리가 잊고 살았던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상영장소/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 시청각실(비상설상영관) △상영일시 ▷9월 6일/오전 11시, 오후 4시 30분(상영시간 1시간 30분) ▷9일, 10일/오전 11시, 오후 2시 ▷13일, 27일/오후 4시 30분 ▷관람등급/전체관람가 ▷관람료/성인 5천 원, 청소년·전당 유료회원·장애인 4천 원 ▷단체관람(30인 이상) 20% 할인 △문의/055-320-1271
 
김해뉴스 /정혜민 기자 jhm@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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