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인제대학교에는 봄을 알리는 화창한 햇살이 가득했다. 분주히 움직이는 학생들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 학교 교환학생 유양(21·중국) 씨. 하얀 책가방을 매고 머리를 가지런히 빗어 넘긴 그의 얼굴엔 새내기 대학생 같은 풋풋함이 묻어났다.
 
시안외국어대학교에 재학 중인 유 씨는 지난해 9월부터 교환학생 자격으로 김해에 머무르고 있다. 그의 고향은 길림성이다. 조선족들이 많이 사는 도시이기에 한국은 그에게 친근했다. "시장에 가면 김치도 쉽게 살 수 있어요. 한국 음식은 정말 맛있죠."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불고기와 떡볶이. "한국 오면 살이 빠질 줄 알았는데 음식이 맛있어서 살이 더 찌는 것 같아요." 그는 수줍은 듯 웃었다. 게다가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어 한국말도 제법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익숙한 그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막상 와 보니까 제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배울 것이 많더라고요." 처음엔 한국에 가면 친구도 많이 사귀고 실력도 쑥쑥 늘어날 줄 알았다. 그러나 한국 학생과 친해질 기회는 흔하지 않았다. 수업시간이나 조별 과제를 할 때 그나마 얘기할 시간이 있었다. 그는 "한국인이나 중국인 모두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며 "같이 친하게 지내고 싶어도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어떨 땐 날이 새는지도 모르게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자연스레 한 씨도 중국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그래서 올해 초 한 씨도 중국 쓰촨성으로 중국어를 공부하러 떠났다. 하지만 그들은 거의 매일같이 인터넷 메신저에 접속해 대화를 나누며 아쉬움을 달랜다. 그는 "언니랑 얘기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오는 6월에는 중국에서 만나 여행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멘토제'도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학교 측에서 한국어 실력 향상을 위해 멘토를 연결시켜 줬다"며 "1주일에 3시간씩 같이 공부를 했는데 그때 실력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적지 않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두 달 남짓. 그는 아직도 못해본 게 너무 많다고 했다. "한국 친구들도 더 많이 사귀고 싶고, 제주도나 다른 지역에 여행도 가보고 싶어요."

그는 손가락을 꼽으며 남은 시간을 계산했다. 그는 꼭 다시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려면 제가 더 열심히 공부해야죠." 중국어학과 학생들과 조별 과제를 하러 도서관에 간다는 그는 누구보다 알찬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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