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시작한 통역 봉사활동
본업인 학원 경영까지 접어
"가야문화 축제 맹활약 준비 완료"

김해시통역봉사단 단장, 창의문화만들기 총무국장, 와글와글라디오방송국 편성국장, 의료관광코디네이터….
 
TU엔터테인먼트 이소영(46·여·외동) 대표의 명함에 적혀 있는 직책들이다. 본업인 이벤트 회사 대표를 제외하고는 전부 무급 봉사직이다. 김해시통역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외국 귀빈의 의전 통역은 물론 해외시장 개척을 앞둔 지역 영세기업들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또 매주 금요일에는 와글와글라디오방송국에서 김해지역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글로벌 동상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본까지 직접 쓰다 보니 눈코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한다.
 
이 대표는 "봉사활동에는 강한 중독성이 있다"면서 "나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나누는 봉사는 받는 사람은 물론 주는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들어 자꾸 빠져들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는 지역사회 봉사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다 18년 동안 운영해오던 학원을 접기도 했다. 본업을 접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봉사활동에 매달리고 있는 이 대표가 최근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통역봉사다.
 
이 대표는 "2년 전 통역봉사단에서 일본어 통역을 시작하면서 봉사 활동의 참 맛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에 단순히 통역원으로 참여했다가 봉사단을 이끄는 중책을 맡게된 것도 봉사의 강한 중독성 때문이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이 대표가 이끌고 있는 통역봉사단은 경남에서 유일하게 김해에만 있다. 외국어 재능을 지역사회를 위해 기부하려는 뜻을 가진 프로 보노(Pro Bono)들이 2009년 의기투합해 결성했다. 전체 회원이 200여 명에 달하고 40~50명이 영어, 중국어, 일어 통역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 대표는 "우리 단원들은 13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제35회 가야문화축제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할 계획이다"면서 "가야문화축제를 찾는 외국 귀빈들의 의전 통역을 담당하고, 일반 관광객들에게 가야문화와 김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임무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통역봉사단은 축제기간 동안 매일 영어 통역사 4명, 일어 통역사 2명, 중국어 통역사 2명을 오전과 오후 2교대로 나눠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단원들은 벌써 가야의 역사와 김해의 지리, 관광지에 대한 문화연수를 마친 상태다. 가야 역사가 숨쉬는 구지봉과 수로왕비릉, 망덕리와 예안리고분군, 국립김해박물관 등을 답사하며 공부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단순히 언어만 잘한다고 해서 통역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통역할 내용에 대한 역사적·문화적 배경 지식은 물론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 좋은 통역이 가능해 단원들과 함께 문화답사에 나선 것이다"고 설명했다.
 
출중한 언어능력 외에 꼼꼼한 준비와 꾸준한 공부를 병행하고 있는 단원들의 노력 덕분으로 통역봉사단의 활동은 눈부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브라질 GSE단원들에 대한 영어 통역을 시작으로 4월에는 34회 가야문화축제, 6월 삼성전기 해외바이어 김해한옥체험관 방문 행사에서 통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같은 해 8월에는 부산국제의료관광 컨벤션 대표단의 공항 영접을 맡았고 G-20재무장관회의, 김해분청도자기축제 등 크고 작은 행사를 도맡아 통역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이 단장은 "우리 단원들은 김해를 세계에 알리고 관광사업을 진흥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전부 무급으로 봉사하고 있지만 시에서 조금만 지원을 해주면 더 질 좋은 통역을 할 수 있을 것이다"는 바람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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