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호 크기의 그림 한 점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세심한 붓놀림으로 그려낸 구름들과 부드러운 산 능선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고요한 청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산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간지럽히는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지난달 26일 김해the큰병원(대표원장 이동환) 숲갤러리에서 시작한 '목정 문운식 전'에서 받은 감동이었다.

▲ 오는 26일까지 김해the큰병원 숲갤러리에서 열리는 문정식 전시회에 전시된 400호 대작 '청산'
김해the큰병원 숲갤러리 '목정 문운식 전'
400호 대작 '청산' 등 산수화 16점 전시
병원 찾는 환자, 가족들에게 심리적 위안
"이색적 전시회 앞으로 계속 열리길 기대"
 
오는 2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화가인 문운식의 대작 '청산' 등 그림 16점이 전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수를 수묵담채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문운식의 작품은 그림 아래에 적혀 있는 짧은 글귀를 보면 감상에 도움이 된다. '청산'에는 '바람이 풀잎을 스쳐갈 때 구름이 물러갈지 몰랐다. 이 세상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듯 그냥 청산에 살고 싶을 뿐'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자연을 담고 있는 '청산'은 초대전이 진행되고 있는 숲갤러리의 고요한 분위기와 꼭 어울리는 작품이다.

좋은 전시회이다 보니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22일까지 열린 '민송아 초대 개인전'에 이어 병원을 방문한 많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위로를 주고 있다.

전시회장을 찾은 박 모 씨는 "병원에 접수를 하고 진료를 기다리다가 병원 6층에 숲갤러리가 있는 것을 알고 찾아왔다"며 "병원에서 그림 전시회를 한다는 게 이색적이다. 이런 전시회가 계속 열려 많은 환자들이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부 허 모 씨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마음을 뻥 뚫어 줄 시원한 작품들이다. 구름이 실제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며 웃었다.
 
친구 병문안을 왔다는 고교생 정 모 양은 "조선시대의 느낌이 난다. 멋진 풍경을 작품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정장 차림의 한 중년 남성은 "병원에서 이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니 색다르다. '청산'은 운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목정 문운식 전은 평일과 토요일에는 오전 10시~오후 6시, 수요일에는 오후 7시 30분까지 진행된다. 일요일과 추석 연휴에는 휴관이다. 입장료는 무료다. 작품이 마음에 들면 살 수도 있다.

한편 지난 6월 개관한 115㎡ 규모의 김해the큰병원 숲갤러리는 동양화, 서양화, 민화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의 전시를 3개월 간 이어오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서양화가 윤병성, 11월에는 한국화가 전주현 씨 초대전을 열 계획이다.

김해뉴스 /최지혜·이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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