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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기획.특집 김해 원도심, 야시장으로 살리자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간판들도 졸고 있는 인적 드문 휑한 밤거리
  • 수정 2017.11.01 16:59
  • 게재 2014.09.17 09:21
  • 호수 189
  • 8면
  • 김예린 기자(beaurin@gimhaenews.co.kr)

(1) 쇠락해진 구도심의 현재와 활성화 방안
수로왕릉, 외국인거리, 서상동·동상동시장 등이 있는 김해의 원도심은 다양한 매력을 가진 곳이다. 하지만 김해시민들뿐만 아니라 김해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즐기고, 먹고, 볼 수 있는 김해만의 특색 있는 관광 상품은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외국은 물론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에서는 야시장이 활성화돼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김해뉴스>는 광주 대인, 부산 부평, 홍콩 몽콕, 대만 스린 야시장 등을 둘러보고 김해 원도심 활성화의 대안으로서 야시장 도입 가능성을 알아본다.

 

   
▲ 인적이 거의 끊겨 한산한 동상동 로데오 거리. 해가 지면 대부분의 가게들은 셔터문을 내리기 바쁘다.

동상·부원동 일대 인구감소 심해
김해의 식탁 동상시장 가게 한산
명맥 유지 점포들도 속속 문닫아




■ 찬바람 부는 김해 구도심
지난달 25일 오후 7시. 부원역 앞의 한 쇼핑몰 외벽에 휘황찬란한 조명이 색깔과 모양을 바꿔가며 비치고 있다. 쇼핑몰 상가 쇼윈도에는 다양한 옷을 입은 마네킹들이 서 있다. 하지만 쳐다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행인들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처럼 땅거미가 내려앉는 초저녁 시간에도 부산~김해 경전철 부원역에서 동상동 사거리로 난 길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하다. 이따금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만 한두 명 버스정류장에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다.

부원동 부산은행 앞에서 동상동 사거리로 난 500m 길이의 도로에는 아웃도어, 스포츠용품을 파는 가게들이 훤히 불을 밝히고 있다. 이곳에서도 가게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김해프리머스 영화관 건물이 보인다. 1997년 말까지만 해도 김해의 유일한 백화점이었던 세원백화점이 있던 곳이다. 이후 2005년 전까지는 역시 당시 김해에서는 하나뿐이었던 영화관 금소리시네마가 있던 건물이다. 지금 이 건물은 문이 굳게 닫힌 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건물 지하 철문은 찌그러진 채 반쯤 내려가 있다. 그 아래로 페트병, 캔 등 온갖 쓰레기 등이 뒹굴고 있다.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이건우(28·동상동) 씨는 "금소리시네마가 들어섰을 때만 해도 이곳은 영화를 보러온 학생과 연인들로 늘 북적였다. 지금은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유령건물이 돼 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

시계는 이제 겨우 오후 7시 30분을 가리키지만 벌써부터 셔터문이 내려진 가게들이 보인다. 동상동 사거리에 이르자 낯선 언어를 구사하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 동상동 종로길 로데오거리로 발걸음을 옮기자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외국인 몇 명이 보인다.
 

   
▲ 부원동 골목길과 동상동전통시장은 외국인근로자 등을 빼면 밤에 식당·상점을 찾는 사람이 드물다.


김해의 전통시장인 동상동시장이 나타난다. 손님 한두 명이 입구 쪽 채소가게와 정육점을 찾았을 뿐 다른 가게들은 한산하다. 상인들은 TV만 멍하니 보고 있다. 15년째 과일가게를 해왔다는 공순옥(60·여) 씨는 "낮이나 밤이나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가게를 유지할 형편이 안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문을 열고 있다"고 토로했다.

동상동시장을 구석구석 돌아본다. 시장에는 두리안, 망고 등 열대과일 은 물론 동남아지역에서 즐겨 쓰는 향신료를 파는 가게들이 보인다. 주말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일부 가게에서는 스리랑카, 필리핀, 베트남, 태국 출신의 점원을 고용해 외국인 근로자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고 한다. 외국 향신료·채소 등을 파는 상인 박정애(61·여) 씨는 "34년 동안 김해전통시장에서 장사를 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찾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 베트남 출신 여성을 고용했다"고 말했다.
 

   
 

동상동시장은 김해군이 시로 승격되기 이전만 해도 '김해의 식탁' 역할을 한 곳이다. 장유는 물론 부산 녹산과 대저에서도 장을 보러 올 만큼 항상 사람들로 북적였다. 장을 찾은 사람들은 칼국수, 국밥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래며 웃음꽃을 피웠다. 김해전통시장번영회 김철희(58) 회장은 30여 년간 전통시장 안에서 족발가게를 운영하며 시장을 지켜오고 있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희망을 가져야 할지 버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원도심의 가장 큰 문제로는 인구 감소가 꼽히고 있다. 김해시의 인구 통계에 따르면 1984년 1만 3천 명을 넘었던 동상동 인구는 2014년 7월 현재 1만 170명으로 감소했다. 부원동의 경우 1990년 9천50명이었던 인구가 꾸준히 줄어들어 7월 현재 7천786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상권 몰락의 원인은 인구 감소보다는 원도심의 시장들이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매력을 잃어버렸다는 게 더 크다. 내외동, 삼계동, 장유 등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데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메가마트,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등 대형매장들이 연거푸 들어섰기 때문이다. 굳이 재래시장에 가지 않더라도 주차가 편리하고 쇼핑 환경이 빼어난 곳들이 많아진 것이다.

원도심 시장들은 재래시장 현대화사업을 벌여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시장 내에 상품 진열선을 긋는 등 변화를 시도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 김 회장은 "대형마트가 곳곳에 생기면서 전통시장 경기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시장에는 180개 점포가 있는데 현재 40여 곳이 문을 닫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 야시장으로 활로 모색 필요 여론
부원동, 동상동, 서상동 일대에는 김해읍성, 김수로왕릉 등 역사를 이용해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유적들이 있을 뿐 아니라 외국인 거리 등이 있어 다양한 문화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현대화사업으로 깔끔하게 정비된 김해전통시장을 활용한다면 원도심을 부활시킬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다.

   
 

김해전통시장 상인들은 시장 인근에 야시장이 들어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해지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상인 박정애씨는 "부산 부평야시장 일대 역시 상권이 다 죽어있었다. 하지만 최근 야시장이 들어서면서 일대의 상권이 부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해전통시장은 칼국수타운 외에는 특화된 먹을거리가 거의 없다. 이 주변에 야시장이 조성되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음식점을 운영하는 메리아(32·여) 씨는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는 더운 날씨 탓에 저녁부터 밤까지 운영되는 야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김해지역은 동남아지역에서 온 외국인근로자들이 많다. 이들에게 익숙한 문화이기에 야시장 도입은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도심 일대의 야시장 도입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시민 손정화(27·여·구산동) 씨는 "젊은 사람들은 이곳이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거리로 변화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야시장만 들어선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는 않을 것이다. 구도심과 신도시적 매력을 함께 갖춘 도심으로 탈바꿈해야 젊은 사람들의 사랑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음식점을 운영하는 파키스탄 출신 야시르(28) 씨는 "김해지역은 내외동, 삼계동, 어방동 지역으로 상권이 분리돼 있다. 야시장이 들어선다고 해서 구도심 일대가 다른 상권에 있는 사람들과 외지인의 발길을 잡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해시 경제진흥과 관계자는 "부산 부평야시장은 인근에 남포동, 태종대 등 관광지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야시장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김해 구도심 일대 관광지 활성화, 인프라 마련 등 여건을 갖춰야 한다. 야시장 형성은 유동인구가 많아져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김 회장은 야시장 도입이 구도심과 시장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특화된 먹을거리가 없는 김해전통시장 인근에 야시장이 들어선다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회장은 "해외의 재래시장을 가보면 그 시장만의 특색 있는 먹을거리가 하나씩은 있다. 시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는 김해전통시장 칼국수 타운 일대에 다문화음식, 향토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먹을거리 타운을 만들고 김해읍성 일대에 패션, 장신구 등을 판매하는 야시장이 들어선다면 찾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회장은 또 "야시장이 들어섰을 때 상권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적어도 구도심을 찾는 사람 수는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상인들과 야시장 상인이 상부상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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