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남지역 주요 언론에 새정치민주연합·통합진보당·정의당·노동당 경남도당과 경남시민단체연대회의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창원지검 앞에서 시위를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기사 속의 사진을 보니 10여 명이 '홍준표 도지사 불법선거 관련 엄정수사를 촉구한다'는 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은 이날 성명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요약하면 이렇다.

'6·4지방선거 당시 홍준표 지사의 지지자가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과정에서 3억 원을 살포했다는 의혹(때문)이다. 선관위로 접수된 진정서에 따르면, 산악회 회원과 선거 조직책 등 60여 명에게 200만~300만 원씩, 약 3억 원을 뿌렸다는 것이다. 홍 지사 측은 '우리와 관계없는 인물이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이것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불법·혼탁선거를 노골화한 행위이다.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는 사안이다. 미온적인 수사가 이뤄진다면 검은 그림자 속에 가려져 있는 실체적 진실은 영원히 묻히게 되고 불법선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라지지 않는다. 경남도민들은 불법선거 의혹에 대한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기를 바라고 있다. 검찰은 더이상 미적대지 말고 엄정한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 일련의 장면을 접하고 보니 '티와 들보'라는 이 단어들이 떠올랐다. 성경 '누가복음'에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원문은 '형제 눈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못 보느냐'이다. 영어사전을 찾아보니 'Look at the beam in your eyes before pointing fingers at others'로 번역돼 있었다.

'홍준표의 지지자'라는 '티'를 비난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눈에는 '김맹곤 김해시장'이라는 '들보'가 들어 있다. 그들은 이 들보를 온 힘을 다해 외면하고 있다. 김 시장이 지난 6·4지방선거 때 기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경찰·검찰이 조사를 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애써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오히려 경찰·검찰에게 '경남 유일의 야당 시장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며 압력을 넣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나마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의 경우에는 자기 당 소속 시장의 문제여서 김 시장 건에 대해 말을 꺼내기 힘들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해의 정의당, 통합진보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어째서 침묵하고 있는 것인가. 이들이 김 시장의 불법선거 의혹에 대해 비판의 말을 보탰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이들이 김해의 부조리한 현안에 대해 입을 다문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봉림산업단지 등 무수한 지역민들의 하소연에 대해 어느 누구도 귀를 기울였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 그들에게는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것만이 정의요, 진리인 것일까.

'새정치민주연합의 김맹곤 시장이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6·4지방선거 때 기자들에게 금품을 살포했다는 의혹(때문)이다. 경찰로 접수된 진정서에 따르면, 기자 두 명에게 적지 않은 금품을 줬다고 한다. 김 시장 측은 '나와 관계 없다. 밑에 사람이 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이것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불법·혼탁선거를 노골화한 행위이다.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는 사안이다. 미온적인 수사가 이뤄진다면 검은 그림자 속에 가려져 있는 실체적 진실은 영원히 묻히게 되고 불법선거는 꼬리를 물고 사라지지 않는다. 김해시민들은 불법선거 의혹에 대한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기를 바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등의 성명서를 몇 글자만 바꿔본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등이 이런 성명서를 내는 날, 비로소 그들은 '제 눈의 들보'를 걷어내고 '새정치'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런 날은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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