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수급자 수 줄어 … 김해도 감소
"현실 반영하지 못한 행정편의주의 불과"
자격 박탈자들 관련 법 개정 볼멘소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전국적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김해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김해시는 "수급을 받지 않아도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감소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수급자 자격을 잃은 사람들은 "현실을 고려하지 못하는 행정이다.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반박했다.

▲ 그래픽=김소희 ksh@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이 지난달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추이'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수급자 수는 2005년 151만 3천352명에서 2010년 154만 9천820명으로 증가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1년 146만 9천254명, 2012년 139만 4천42명, 2013년 135만 891명으로 계속 줄어들다 올해 6월 기준으로는 134만 3천311명까지 감소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해마다 줄어드는 것은 김해시도 마찬가지다. 김해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수급자는 1만 3천311명이었지만 2012년에는 460명이 줄어든 1만 2천851명이었다. 올해는 8월 현재 1만 1천794명으로 더 감소했다. 김해시에서 수급자가 가장 많은 곳은 북부동과 내외동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가장 많았고 40대가 그 뒤를 이었다.

김해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내외동은 다른 동에 비해 인구가 많기 때문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도 많다. 북부동의 경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이 거주하는 주공아파트가 많기 때문이다. 수급자 중 40~50대 연령이 많은 것은 이 연령대에 지병이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서는 "3개월마다 전산시스템을 통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부양의무자와 소득을 살펴본다. 생활비를 벌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기초생활수급비 지원을 중단하기 때문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자격을 박탈당한 사람들은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기초생활 수급비가 중단되고 나서 사정이 너무 힘들어졌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김태영(50·가명) 씨는 6년 전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다니던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당한 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됐다. 그는 1년 전 김해시로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비가 끊긴다는 통보를 받았다. 딸이 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제 막 졸업한 20대 초반의 젊은 무직 여성이 어떻게 가족 4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한탄했다.

병든 남편을 부양하는 최진숙(73·가명) 씨는 지난달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비를 못 받게 됐다. 두 달 전 하나밖에 없는 딸이 대기업 회사원과 결혼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계속해서 기초생활보장 수급비를 받으려면 사위로부터 '부양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서류에 도장을 받아야 한다. 그는 "부모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것도 딸에게 미안한 처지에 사위로부터 부끄러운 내용의 서류에 동의까지 받아야 한다니 수치스럽다"며 울먹였다.

인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성기 교수는 "자녀가 실제로 부모를 부양하지 않더라도 법적으로 가족관계라고 돼 있으면 기초생활보장 수급비를 받기가 어렵다. 법을 바꾸기 전에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정혜민 기자 jhm@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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