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청과 의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윤 모씨의 실명투서가 삭제되어 있다.
검찰이 김해시청과 시의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실명 투서를 바탕으로 시의회 의장과 시장 비서실장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지난 15일 김해시청과 시의회 홈페이지에 배정환 김해시의회 의장과 이춘호 시장 비서실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억대의 뇌물 수수 의혹을 제기한 윤모 씨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윤 모씨는 지난 14일 김해시청과 시의회 홈페이지에 '배정환 시의회 의장님 많이 바쁘신가보네요?'라는 투서를 올렸다. 윤 씨는 이 글에서 '김해시의회 배정환 의장과 시장 비서실장이 김해시 생림면 나전리에서 토취장을 개발 중인 T개발 대표 오 모씨로부터 수 억원에서 수 천만원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씨는 투서에서 배정환 의장이 시의회 의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시의원 1인당 300만원씩 계산해 돈을 가져간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윤 씨는 돈이 전달된 정황에 대해 '배정환 의장이 김해시 체육공원내 사격장으로 자신의 금색 그랜져 차량을 타고 오거나, 오 씨의 사무실과 차량에서 수 십차례 돈을 전달 받았고 한 번에 1억 원을 받은 적도 있다"며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윤 씨는 또 'T개발 오 대표가 나전리 토취장을 산업단지로 허가받기 위해 배정환 의장을 통해 담당공무원들에 청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해시와 시의회는 윤 씨의 투서가 배정환 의장과 비서실장의 명예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판단, 윤 씨의 글을 당일 삭제했다. 그러나 윤 씨는 '삭제하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투서를 재차 올렸으나 현재는 지워진 상태다. 윤 씨는 자신의 투서가 계속 삭제되자 한나라당 경남도당 자유게시판에도 게재해 놓았다.

<김해뉴스>는 투서를 바탕으로 사실 확인작업에 나선 결과 윤 씨는 T개발에서 관리팀장으로 일하다 얼마전 해고됐으며, T개발은 나전리 토취장을 산업단지로 전환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T개발 오 대표와 배정환 의장은 수 년전부터 친분을 유지해왔다는 복수의 증언을 확보하는 등 투서 일부가 사실로 확인했다.
 
윤 씨의 투서내용이 알려지자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김해시 한 시의원은 "투서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지역 지도층의 뇌물 수수 의혹이 제기된 만큼 엄정한 수사는 불가피하다"면서 "수사 결과 투서 내용이 사실일 경우 당사자들이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하고 사실이 아닐 경우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윤 씨의 실명 투서에 구체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사건을 부산지검 특수부에 배당, 투서를 올린 윤 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참고인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수사는 막 시작된 단계이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아직 말할 것이 없다"며 "현재는 제보 내용과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관계자들을 수사 진척에 따라 (참고인으로) 차례로 부르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해시 의회 배정환 의장은 "T개발 내부에서 오 대표와 윤 씨가 다툼이 투서의 발단이 된 것으로 안다. 투서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검찰이 수사를 한다니 거짓으로 밝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또 시장 비서실장은 "윤 씨와 T개발 오 대표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윤 씨의 투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법률적인 검토를 마친 후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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