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새마을교통봉사대로 출발
출퇴근·각종 행사서 교통봉사활동

홀로노인 목욕봉사도 8년째 펼쳐
출범 초기 전국봉사축제서 우수상
 

"가정에서부터 교통질서와 교통문화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의의 사고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시발점이자 첩경이니까요."
 
동광교통봉사대 이병일(57) 대장은 김해지역에서 교통사고가 많은 것을 두고 '시민의식의 결여'가 원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동안 교통봉사 활동을 해오면서 얻은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이다.

"학교에서 교통질서에 대해 배울 때나 운전면허를 처음 딸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면 교통흐름도 좋아지고 교통사고도 줄어들텐데…. 여유와 양보하는 마음으로 운전하고 준법정신을 바탕으로 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게 필요합니다."

동광교통봉사대는 1998년 새마을교통봉사대로 출발했다. 동광택시 최덕호(59) 사장이 회사에 근무하는 기사 80여 명으로 봉사대를 꾸린 뒤 이듬해인 1999년 동광교통봉사대로 이름을 바꿔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 지난 8일 수로왕릉에서 열린 추향대제에 맞춰 주변 도로에서 교통정리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동광교통봉사대 대원들.
동광교통봉사대는 경찰과 협조해 출·퇴근 시간대에 주요 교차로에서 교통봉사활동을 주로 한다. 교통안전 캠페인과 김해지역 각종 행사 때 교통정리 등도 도맡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 지역 내 각종 체육대회나 시민단체 행사 등에도 참여해 교통정리로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봉사대는 출범 2년 만에 우수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국 봉사단체 한마음축제 때 전국협회로부터 우수봉사단체로 선정돼 상을 받은 것.

"봉사라는 게 상을 받거나 남이 알아주기를 원해서 하는 게 아니지만, 2년 만에 전국 단위의 행사에서 상을 받았을 땐 무척 기뻤습니다. 이후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되었고, 일종의 채찍 같은 역할도 되었지요."

동광교통봉사대의 봉사활동은 교통 분야에만 머문 것이 아니다. 직업적 특성상 격일제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대원들은 짬짬이 시간을 내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따뜻한 온정을 나누고 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홀로노인 목욕봉사이다. 시간이 되는 대원들이 그때그때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목욕봉사를 해온 게 벌써 8년째이다.

"누구든 나이가 들면 사람의 온정이 그리워지고, 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오지 않습니까. 그런 걸 생각하면 이런 봉사활동들이 더욱 많아져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동광교통봉사대의 따뜻한 손길은 아이들에게도 닿아 있다. 김해지역의 한 보육시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고기도 구워주고 부모와 같은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는 행사를 매년 해오고 있다. 이 봉사활동은 올해로 7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지난 여름에 아이들과 함께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정이 많이 그리운 아이들이죠. 1년에 고작 한 번밖에 만나지는 못해도 볼 때마다 정말 반갑게 맞이해주고 기억해준답니다. 되레 저희들이 고맙죠. 자식 같은 느낌, 그런 게 가슴 깊이 전해지니까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동광교통봉사대는 연중 8~10회에 달하는 연례행사 참가 이외에도 매월 월례회 때 논의를 통해 새롭게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고 있다. 지금 현재 대원 수가 60명으로 줄어 매월 1만 5천 원씩 내는 회비로는 마음만큼 많은 봉사활동을 할 수 없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주는 이가 있다. 바로 최덕호 사장이다.

"회비를 모아 그때그때 능력에 맞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때론 조금 더 도와주고 힘이 돼 주고 싶은 곳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최 사장이 눈치껏 도와주니 고마울 따름이죠. 이 봉사대를 만든 분이니까, 어쩌면 당연한 역할이기도 하고요. 하하."

지금 현재 4대 대장인 이병일 대장의 임기는 이달 말로 끝난다. 그래서 곧 새로운 임원진을 구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변하는 건 없다. 지역에서의 교통봉사와 낮은 곳으로 향한 따뜻한 온정의 손길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영국에는 신호등이 없는 거리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교통소통은 원활하고, 교통사고도 없다고 들었습니다. 자율과 준법의 힘 아니겠습니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통뿐만 아니라 봉사하는 삶의 공간에서도 그런 자발성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나누는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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