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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인프라 으뜸 '살고 싶은 도시 1위'(1)경기도 고양시의 중심 일산신도시
  • 수정 2017.11.01 16:46
  • 게재 2014.10.22 09:44
  • 호수 194
  • 8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김해는 53만 인구를 자랑하는 대도시이지만 체계적인 도시계획 아래에서 성장해 온 건 아니다.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율하신도시와 주촌선천지구 등 새로 개발될 지역을 염두에 두고 국내의 대표적 신도시인 일산, 분당, 동탄의 사례를 살펴봤다.


명소 호수공원 30만㎡ … 자연 속 삶
녹지 면적만 도시 전체의 22.5% 차지
도서관 14곳·아람누리 고급 문화시설
사통팔달 교통여건 서울 접근성 뛰어나
"삶의 혜택 많은데 왜 마다하겠어요"

기업·공공기관 등 적어 자족성 떨어져
새로 조성한 개발지구는 난개발로 몸살

 

   
▲ 왕복 10차로로 시원하게 뚫려 있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의 중앙로. 체증이 없는 편리한 교통과 풍성한 문화시설은 일산신도시 시민들의 자랑이다.


경기도 고양시의 중심지역인 일산신도시는 '살고 싶은 도시 1위'로 꼽힌다. 일산신도시는 1989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서울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을 막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발표한 '주택 200만 호 건설 사업'의 하나로 시작된 제1기 신도시 중 하나다. 1988년 서울지역 주택 가격이 20% 급등하자 서울의 인구를 위성도시로 분산시키고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꾀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였다. 정부는 그러면서 서울 근교인 고양시 일산과 성남시 분당, 부천시 중동,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에 5개의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일산신도시는 다른 4개 신도시와 달리 서울의 북쪽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북한의 안보 위협 때문에 주거지로서의 선호도가 낮았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산신도시에 공원, 녹지를 대거 조성하고 공공기관, 정부시설 유치에 힘썼다.

일산신도시는 마두동, 일산동, 백석동, 주엽동 등 정발산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총면적 15.73㎢(476만 평)에 총 사업비 2조 6천601억 원이 투입돼 개발됐다. 김포공항과는 15㎞ 떨어져 있으며 북쪽으로는 임진강, 동쪽으로는 원당읍과 연결된다. 일산신도시는 2005년 일산동구와 일산서구로 분구됐다. 인구는 각각 28만 4천 명과 29만 7천 명으로 올해 100만 인구를 돌파한 고양시 인구의 절반에 이른다.

 

 

   
▲ 호수공원의 나무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민들.
■ 수도권 명물로 자리 잡은 호수공원
일산신도시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장소가 어디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대답은 호수공원이다. 총 면적이 103만 3천172㎡(31만 평)에 이르는 이 공원은 정발산공원과 함께 일산신도시의 중심축을 이루는 명소가 됐다. 중앙에 있는 호수의 면적만도 30만㎡에 이른다. 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자전거 보관소를 만날 수 있다. 굳이 자전거를 가져가지 않더라도 시간당 1천 원을 지불하면 자유롭게 자전거를 탈 수 있어 시민들의 활용도가 높다.

호수를 중심으로 조성된 공원에는 인공폭포, 노래하는 분수대, 전통정원, 장미원, 농구장, 게이트볼장, 자연학습장, 한울광장, 어린이놀이터 등이 들어서 있다. 또 108종의 수중식물과 120여 종의 야생초 등이 자라고 있어 자연을 만끽하면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다. 공원 곳곳에서는 인공도로를 따라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과 4.7㎞ 거리의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 나무 그늘 아래에 돗자리를 펴놓고 호수를 바라보며 경치를 즐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한가로이 여담을 나누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도 눈에 많이 띈다. 김 모(80), 서 모(84·이상 여) 씨는 매일 호수공원에서 만나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두 어르신은 일산신도시에서 산 지 20년 가까이 된다. 호수공원은 이들에게 최고의 휴식 장소이자 운동장이다. 서 씨는 "호수공원 가까이에 산다. 점심을 먹고 매일 운동하러 온다. 호수를 바라보며 천천히 걸으면 1~2시간이 금세 지나간다"고 말했다. 김 씨는 소공원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는 "호수공원도 크고 유명하지만, 집 앞에 있는 작은 공원들도 얼마나 잘 돼 있는지 모른다. 덕분에 자주 운동을 하러 다닌다"고 말했다.

호수공원을 포함해서 일산신도시의 공원 녹지 면적은 353만 7천㎡(107만 평)로 일산신도시 전체 면적의 22.5%를 차지한다. 다른 도시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게다가 바둑판처럼 조성된 아파트단지마다 공원이 자리하고 있어 주민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위치 때문에 이사를 반대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전쟁 때 북한에서 내려왔다. 그래서 북한 가까이 가기 싫었다. 막상 와서 살아보니 호수도 있고 나무도 많은데다 공기도 좋다. 이 곳이 이제는 정말 좋다. 가끔씩 서울에 가면 답답해서 너무 힘들다"며 웃음을 지었다.

 

 

   
▲ 각종 국내외 행사가 다양하게 열리는 고양 킨텍스 전경.
■ 생활 인프라를 두루 갖춘 알짜 도시
"같은 돈으로 더 넓은 집에서 살 수 있고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더 풍성한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어요. 어떻게 이 곳을 마다할 수 있겠어요?"

공원에 앉아 있던 송정아(39·일산동) 씨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옆에 있던 다른 주부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삶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주부들이 일산을 사랑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한다. 일산신도시에는 시립도서관 9곳, 작은도서관 5곳 등 크고 작은 도서관이 모두 14곳이나 있다. 송 씨는 공원 뿐 아니라 집 가까이에 위치한 도서관들을 자녀들과 자주 찾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오페라, 전시, 연극, 공연을 접할 수 있는 문화시설인 '고양아람누리' 역시 주민들의 자랑이다. 일산동구청 옆 약 5만㎡(1만 6천 평) 부지에 자리하고 있는 고양아람누리는 일산신도시 등 고양시민들의 문화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일산동구와 가까운 덕양구에는 고양아람누리와 쌍벽을 이루는 체육센터인 고양어울림누리가 있다. 일산서구에는 고양종합운동장이 자리 잡았다. 일부 시민들은 인구에 비해 문화·체육 공간이 과도하게 많지 않느냐며 행복한 불평(?)을 늘어놓을 정도다.

왕복 10차선으로 시원하게 뚫려 있는 중앙로를 비롯해 일산신도시의 편리한 교통도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유지희(37·가좌마을) 씨는 "일산은 '초보운전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라 불릴 정도로 도로가 잘 돼 있다. 출·퇴근 시간 정체야 조금씩 있겠지만, 일산에서 차가 심각하게 막히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산동구에서 자가용으로 자유로를 타면 서울 신촌까지 40분, 강남까지 1시간이면 갈 수 있다. 지하철이나 광역버스로도 1시간 만에 서울 중심권까지 갈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유 씨는 "서울까지 편하고 빠르게 갈 수 있지만, 사실 서울에 나갈 필요를 못 느낄 정도로 일산신도시 안에 모든 시설이 다 갖춰져 있다"며 웃었다.

 

 

   
▲ 최근 MBC 본사 이전으로 역할이 약해진 MBC일산드림센터.
■ 일자리 부족과 난개발이 과제
일산에는 기업이 없다. LH공사에 따르면, 신도시 개발 당시 일산신도시에 상업·주민편익 시설뿐 아니라 아파트형공장·농수산물 도매시장·공공기관 등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건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절반 정도밖에 유치되지 않았다. 출판문화산업단지의 경우 부지가 확보되는 등 사업이 추진되다가 땅값 협상과정에서 가까운 파주에 밀렸다고 한다. '고양시민회'의 김미수 대표는 "일산신도시를 비롯한 고양은 정부사업보다 민간투자사업이 많다. 정부가 약속했던 공업단지들이 상당부분 유치되지 않아 도시의 자족성이 낮다"고 말했다.

호수공원 옆에 형성돼 있는 '한류월드' 또한 아무 기능도 못한 채 방치돼 있다. 연예인이 많이 살고 드라마 촬영이 많은 지역이어서 한류월드를 조성했지만, 이렇다 할 볼거리가 없어 관광객이 찾지 않는다고 한다. 또, 여의도에 있던 MBC 본사가 상암동으로 이전하는 바람에 일산신도시의 자랑이기도 했던 MBC일산드림센터의 기능이 약해져 한류월드의 활성화는 더욱 힘들어졌다. 고양시민회 관계자는 "고양시에서 MBC를 유치하기 위해 부지를 싸게 매각한 걸로 알고 있다. 이렇게 MBC가 떠나는 거라면 싼 값에 부지를 팔 필요도 없었다. 회사의 이해관계 때문에 고양시만 피해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자도 시민단체와 비슷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한 중개업자는 "일산신도시는 살기 좋은 곳이지만 앞으로의 개발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고객들에게는 당연히 일산신도시가 좋다고 하지만 큰 기업이나 특화된 산업이 없어 부동산가격이 내려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산신도시는 다른 신도시들에 비해 난개발이 심각한 곳이다. 신도시 이후에 개발된 덕양구 화정동 화정지구나 일산동구 식사지구가 이에 포함된다. 새롭게 개발된 지구들은 신도시와 달리 계획적인 개발이 안 돼 교통체증을 불러일으키거나 환경을 훼손하는 등 각종 문제를 낳고 있다. 일산신도시의 외곽 지역은 고도제한에 묶여 인구밀도를 조절한 가운데 개발됐다. 그런데 최근 인근의 새 개발 지구에 59층짜리 고층 아파트가 생겨 주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파주신도시 개발로 서울로 향하는 교통 정체가 늘어난 것도 예상치 못한 불편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해뉴스 /일산신도시(고양)=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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