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동 주민단체 "선암시장 발전 위해"
옛 시장 부지에 "유치 환영" 플래카드
상인들 "갈 생각 없고 그만 괴롭혀라"

불암동 선암마을의 일부 주민들이 부원동 옛 새벽시장 상인들을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정작 옛 새벽시장 상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 불암동 주민단체 '새벽시장 유치 환영'
옛 새벽시장은 지난달 8일 폐쇄됐지만 이곳에서 장사를 해온 상당수의 상인들은 부산-김해경전철 부원역 인근 도로에서 일정 시간 장사를 계속 하고 있다. 시에서는 불법 도로점거 등의 이유를 들어 단속을 실시했으나, 상인들은 생존권 문제를 내세우며 반발하고 있다.

▲ 부원동 부산~김해경전철 부원역 인근 옛 새벽시장 부지 담장에 '불암동 선암마을에 새벽시장 유치를 환영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김병찬 기자 kbc@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 부산-김해경전철 부원역 앞 옛 새벽시장 부지 담장에 느닷없이 '불암동 새벽시장 유치 환영', '새벽시장을 김해의 관문 불암동 선암마을로 유치 적극 환영'이라는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플래카드에는 불암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선암마을발전위원회, 새김해 새마을금고 일동이라는 단체명이 적혀 있었다.

불암동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과 지난 23일 불암동 220-127 일원 선암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옛 새벽시장 상인들을 유치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선암마을발전위원회와 더불어 옛 새벽시장 상인 유치를 위한 선암마을 주민 40여 명의 동의서를 받았으며, 새벽시장 상인들과 이 문제를 두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선암시장 일원은 시내버스 노선이 다수 경유하고 부산-김해경전철 불암역과 가깝기 때문에 상인과 시민의 접근성이 좋다"면서"옛 새벽시장 상인들이 이곳에 온다면 주민 동의서를 좀 더 받을 예정이다. 주차장, 화장실 문제도 해결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 옛 새벽시장 상인들 '갈 생각 없다'
하지만 옛 새벽시장 상인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못해 싸늘하기까지 하다. 상인들은 한술 더 떠 '우리를 그만 괴롭히라'며 반발하고 있다.

과일 장사를 하는 상인 이 모(52·여)씨는 "지난 21일 장사를 하러 와보니 플래카드가 붙어 있더라. 노점상 단속 문제로 한창 시끄러웠다가 이제야 안정되기 시작했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나는 선암마을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우리를 내쫓을 궁리만 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채소를 파는 상인 최 모(59)씨는 "막무가내로 플래카드를 붙여놓고 선전을 해대면 우리가 선암시장으로 갈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인데 절대로 갈 생각이 없다. 장사하다 죽더라도 여기서 죽을 것이다. 이제 우리를 좀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선을 파는 상인 김 모(65)씨는 "선암시장으로 갈 바에야 장사를 접거나 동상동시장 공영주차장으로 가겠다. 선암시장으로 장보러 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김해시가 플래카드를 붙인 게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채소를 파는 상인 박 모(51)씨는 "김해시에서 우리를 내쫓기 위해 플래카드를 붙인 것 같다. 우리는 선암시장으로 갈 생각이 전혀 없는데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새벽시장발전위원회 관계자는 "우리와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은 채 플래카드를 내 건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 불암동 주민자치위원회나 선암마을발전위원회 같은 데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 아는 사람도 없다"면서 "지난 10일 김해시 부시장과 면담한 이후 해결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참인데 왜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우리 문제는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다른 데서는 가만히 있어 달라"고 반발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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