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목 등 신체 반복 움직임
이상한 소리 내는 아동 장애
두가지 이상 복합 땐 '뚜렛병'
행동에 대한 예민한 반응 삼가고
약물·심리치료 하면 호전돼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최민수(8·가명)군은 얼마 전부터 고개를 자주 흔들고 큭큭거리는 소리를 심하게 내다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틱 장애' 판정을 받았다. 어린 아이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인 틱 장애에 대해 알아보자. 


■ 틱 장애란 ──────


틱 장애(tic disorder)는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전자를 '운동 틱(근육 틱)'이라고 부르고 후자를 '음성 틱'이라고 하는데, 이 두 가지의 틱 증상이 모두 나타나면서 전체 유병기간이 1년을 넘는 것을 '뚜렛병(Tourette's Disorder)'이라고 한다.
 
주로 소아에게서 자주 발병하는 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데, 틱 장애의 시작은 보통 아동기나 조기 청소년기라고 알려져 있다. 가장 빠른 경우는 2세라고 보고돼 있는데, 운동 틱의 시작은 평균 7세경인데 비해, 음성 틱의 시작은 평균이 11세경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 원인 ───────

유전적인 요인과 뇌의 구조적·기능적·생화학적 이상, 호르몬, 출산 과정에서의 뇌 손상이나 세균감염과 관련된 면역반응 이상 등이 틱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밖에도 학습 요인이나 심리적 요인 등이 틱의 발생과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아주 가벼운 일시적인 틱은 주위의 관심이나 환경적 요인에 의해 강화돼 나타나거나, 특정한 사회적 상황과 연관돼 나타날 수 있다. 가족이 틱의 증상을 오해하고 창피를 주거나 벌을 주어서 증상을 제지하려고 한다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불안해져 오히려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는 학기가 시작되었거나 또래와 갈등을 빚는 경우, 공부가 어렵거나 피로한 경우, 다른 신체 질병(열 감기,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경우, 부모의 이혼과 같은 가정 내 불화 등을 들 수 있으며, 지나친 흥분 때문(게임, TV)에 악화되기도 한다.

단순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수 분정도 악화되지만 발달 단계에서 겪는 불안과 갈등처럼 비교적 긴 시간 지속되는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악화된 소견을 보이기도 한다.
 
반대로 정신 집중이나 정신적·신체적 이완상태, 다른 자극에 반응할 때, 수면 중에는 틱이 감소한다. 그러므로 틱을 보이는 아동을 평가할 때는 아동의 기능과 증상의 정도, 최근 스트레스 요인, 발달력, 가족이나 학교에서의 관계와 적응 양상 등을 포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 증상 ───────

틱의 증상 중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이 눈 깜박임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범위와 증상이 아주 다양하다. 처음 양상은 얼굴과 목에서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체의 아래 부분으로 이동하고 보다 복잡한 운동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눈 깜박임 이외에 안면경련을 비롯해 얼굴을 찌푸리거나 어깨를 으쓱거리는 행위 킁킁거리는 콧소리 목으로 내는 음음소리 갑자기 소리치는 것 아래턱 내밀기 고개 끄덕이기 머리 흔들기 목비특기 입술 등을 깨무는 행동 손가락 뽑기 하품하기 딸꾹질 한숨 쉬기 하품하기 트림하기 빨거나 쪽쪽 소리 내기 등 광범위하다.
 
틱 증상은 전형적으로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로 인해 자연경과와 치료반응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틱 증상의 추이를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여 약 용량을 바꾸는 일은 삼가야 한다. 대신 장기적인 시각에서 패턴을 관찰하고, 포괄적인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치료 ───────

현재까지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중등도 이상의 틱 장애 치료에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일과성 틱 장애가 아닌 만성 틱 장애, 뚜렛병의 경우에는 대개 약물치료가 시행된다. 약물치료 기간은 환자의 증상 호전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12~18개월 정도 복용한 뒤에는 양을 줄이기도 한다.

틱은 분명 만성적인 질병이지만 전체적으로 예후는 좋은 편이다. 음성 틱은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가 많고 근육 틱 역시 호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개 7~15세 사이에 증세가 가장 심하지만 일반적으로 증상의 악화와 완화가 반복되면서 점차 약해진다. 뚜렛병의 경우 30~40%는 완전히 증상이 없어지며, 30%는 증상이 있더라도 심하지 않은 정도다. 하지만 나머지 아동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가족 교육=우선 환자와 가족들이 질병에 대해 이해하도록 교육하고, 틱 증상이 심해지더라도 지적하거나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한다.
 
▶심리치료=이완훈련을 통한 행동주의적 치료법과 틱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발병의 원인이 된 환경적 요인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와 갈등해결을 위한 심리치료가 효과적이다.
 
▶약물치료=만성 틱과 뚜렛장애의 경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약물치료다. 현재 나타나는 즉각적인 반응에 대해서는 가장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나다.
 
각각의 치료가 한 가지만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한 가지 방법에 치중될 경우 만성 틱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부모가 아동의 틱 증상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어떤 원인으로 증가하는지를 살피는 것이 선행돼야 하고 이후 병원 또는 전문적인 상담기관을 찾아 치료에 필요한 약물복용 또는 심리치료를 병행하면 빠른 시간 안에 틱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도움말=김해삼성병원 소아·청소년발달센터 곽태은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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