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향토문화연구소 조춘호 사무국장이 부원동 사무실에서 가야역사 관련 책을 펼쳐보이고 있다.
기마인물형토기 반환이 주목표
과거없는 미래없다" 관심 촉구
23일 김해사랑 걷기대회 개최

오는 23일 김해에선 이색 걷기대회가 열린다. '2011 가야사랑 김해사랑 시민 걷기대회' 라는 이름의 대회는 코스부터 남다르다. 출발은 대성동고분군이고 도착지점은 봉황대로 모두 옛 가야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간이다. 김해는 땅만 파면 문화재가 나온다고 말할 만큼 풍부한 가야의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 보유도시로서 대접은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김해지역에서 발굴된 수많은 가야유물 중 국보로 지정된 것도 기마인물형토기 한 점뿐. 그나마도 보관은 김해국립박물관이 아닌 경주박물관이 담당하고 있다. 발굴자의 뜻에 따른 것이라지만 김해사람으로선 박탈감을 떨쳐내기가 어렵다. 여기에 이번 걷기대회의 목적이 있다. 주최 측인 사단법인 김해향토문화연구소의 조춘호(57) 사무국장을 만나봤다.
 
조 사무국장은 김해향토문화연구소의 역사를 먼저 풀어놨다. "연구소는 1982년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가야역사를 발굴해서 세상에 제대로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일개 단체의 보폭으론 500년의 가야역사를 따라잡기 힘들었고 시민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올해 처음으로 '시민걷기대회'를 열게 됐습니다. 시민들에게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은 물론 '기마인물형토기' 반환에 대한 시민 서명운동을 받는 것이 사실 저희의 주 목적입니다."
 
대회의 목적을 설명하는 조 국장의 눈빛이 반짝였다. '기마인물형토기'를 반환해야 한다고 말 할 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온 몸으로 가야역사에 푹 빠져있음을 보여주는 그를 보니 이력이 새삼 궁금해졌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의외였다. 김해사람이 가야역사를 사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조 국장의 고향은 남해다. 가야와는 하등 상관없는 곳. 그렇다고 역사 전문가냐면 그것도 아니다. 조 국장은 몇 년 전까진 그냥 평범한 사업가였다. 그가 가야역사 보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은 평소 가지고 있던 역사관의 영향이 컸다. "과거 없는 미래라는 것은 역설에 불과 합니다. 역사를 홀대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결국 나라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일입니다. 가야는 우리나라 역사의 초입에 있는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가야가 외면 받는 현실이 일단 고향을 떠나 국민으로서 가슴 아팠고 또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가 뜻을 품고 김해향토문화연구소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한 지도 벌써 햇수로만 6년이 넘는다. 재임기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일본의 원로학자들이 임나일본부설을 전면 부정하고 나선 일이다. 고대일본이 가야를 지배했다는 이 학설은 김해향토문화연구소를 비롯해 국내에서 가야역사를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서서히 약세를 띄기 시작했다. 조 씨는 직접적인 영향은 아닐지라도 자신의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이나 다름없다고 기뻐했다. 이 정도면 가야 사랑도 중증이다.
 
가야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대는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조 국장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조 국장이 지적하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마인물형토기의 반환과 삼국시대를 사국시대로 개명하는 것이다. 그때까지 그는 활동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오는 23일 11시 대성동 고분군을 방문하면, 가야역사에 미친 이 '남해 사나이'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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