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수 대광에프앤지 대표 "재료 엄선"
최고 국산 품질 사용 원칙 엄격히 지켜
수출국별 맛 차별화로 5개국에 수출도


"김치를 비싸지 않게 만드는 방법이야 많이 있죠. 지난 25년간 그런 유혹들에 맞서 왔습니다. 다른 업체들이 값싼 재료로 눈을 돌릴 때도 끝까지 최고 품질의 우리 농산물을 고집한 게 이제야 인정을 받나 봅니다."

▲ 2년 연속 '경남 최고 김치'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은 ㈜대광에프앤지의 안광수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김해 주촌면 ㈜대광에프앤지(대표 안광수)의 '진선미김치'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열린 김치품평회에서 '경남 최고의 김치'로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차지한 영광이다. 8개 도마다 최고 김치를 뽑는 김치품평회에서는 100여 명의 심사위원들이 은폐검사(블라인드 테스트)를 비롯해 제조공장의 위생상태, 재료의 신선함 등을 다각도로 평가한다.

업체마다 특색을 자랑하는 치열한 김치 시장에서 진선미김치가 2년 연속 경남의 최고 김치로 뽑힌 이유는 무엇일까. 안광수 대표는 "김치의 재료"라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에서부터 고춧가루, 마늘, 생강, 젓갈, 소금에 이르기까지 진선미김치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최고 품질의 우리 농산물이라는 것이다. 또 경남 김치의 특징인 진한 맛을 살리기 위해 2년 이상 숙성된 멸치젓갈만을 김치에 사용한다고 한다.

안 대표가 지난 세월 동안 여러 풍파를 겪으면서도 이런 원칙을 악착같이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김치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김치를 잘 모른다"는 말을 몇 차례나 반복했다. 기자에게도 "오늘 김치 공부를 조금 하고 가야겠다"며 인사를 했다. 그가 말한 '모른다'란 김치의 소중함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전통음식 김치가 값싼 중국산 재료들에 밀려 어려움에 빠진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들어 있다.

안 대표는 1990년 일본에 수출할 김치를 만들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김치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높아졌을 시기였다. 당시 일본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많은 국내 김치회사들이 일본에 진출했다. 한류처럼 자랑스러운 우리 음식과 그 속에 담긴 우리의 문화를 최고의 재료로 선보이는 것은 안 대표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안 대표는 음식에 마늘과 고추를 잘 쓰지 않는 일본 사람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김치에 고춧가루를 줄이는 등 연구를 반복했다. 일본인들이 차츰 김치의 맛을 알아가기 시작한 덕분에 일본 내에 김치공장도 많이 생겼다고 한다.

안 대표는 이제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다. 국내 주요 대형매장에도 납품해 국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있는 초·중·고등학교 100여 곳에 김치를 급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학교에 김치를 제공하면 다른 곳보다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그는 학생들에게 '맛있는 김치'를 먹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김치 소비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김치 선호도가 낮다. 이는 김치를 제대로 만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여러 학교로부터 '대광에프앤지의 김치로 바꾸고 나서 학생들이 밥을 더 잘 먹게 돼 잔반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현재 진선미김치는 일본을 비롯해 홍콩, 호주, 미국, 캐나다 등 모두 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단 음식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춰 시작한 일본 수출용 김치는 이제 한국 김치와 맛이 거의 비슷해졌다. 미국, 캐나다, 호주의 경우 젓갈을 싫어하기 때문에 젓갈 맛을 부드럽게 할 수 있는 특별한 비법을 사용한다. 맛은 조금씩 다르지만 좋은 재료에 정성을 쏟는 것은 다름이 없다.

안 대표는 "김치는 시시각각 맛이 바뀌는 놀라운 식품이다. 한 번 맛을 들이면 끊기 힘든 특별한 식품이기도 하다. 김치의 변화무쌍한 모습처럼 우리 회사도 한 곳에 안주하지 않겠다. 온 세계에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고 대한민국 문화를 전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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